"생존권 보장해달라"...성산읍 온평리-수산리 이어 반발
제2공항반대 난산리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날벼락 보다도 무서운 연구용역 결과 발표를 보고 주민들은 지금까지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원희룡 지사는 지금이라도 모든 행보를 멈추고 제2공항 건설 확정을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우리 마을 난산리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온 마을을 둘러싼 자연 언덕들이 마치 난초의 잎사귀처럼 마을을 향해 있다해서 난산리라 칭해졌고, 선조들의 땀과 눈물로 일궈온 역사와 전통을 지는 아름다운 마을"이라며 "그런데 이번 연구용역 결과 발표를 보면 우리마을 동쪽과 남쪽 언덕이 통째로 사라지게 되므로 도정과 국토부는 아예 마을 이름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금까지 계속 거론돼 왔던 다른 예정지는 돈 때문에 힘들다고 생태계 파괴 때문에 안된다하여 왜 우리마을의 반을 잘라내고 주민들이 거주하는 불과 몇 미터 거리에 비수와도 같은 선을 그려넣은 것이냐"고 규탄했다.
이어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으로 인해 피눈물을 흘리며 정든 집과 삶의 터전을 잃고 고향을 떠나게 될 우리주민들의 한과 아픔을 뒤로 하고 외면한 채 대화와 협의는 할 생각도 않고 청와대, 국토부, 기획재정부 등을 찾아 지원을 요청하는 등의 행보를 하고 있다"면서 "도대체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해 일방적으로 앞으로 나가려고만 하는가"라고 성토했다.
특히 이들은 "제주도에 놀러오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살고있는 주민들을 내쫓고 평생 농사만 지어온 농부들을 강제 해고 하려는 것이 과연 원희룡 도정이 추구하는 인간 가치에 합당한가. 공항 확충으로 막대한 이득을 볼 사람들만 사람인가. 주민들도 생존권을 보장받아야 할 사람이고, 제주도민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역설했다.
주민들은 "현재 발표는 제2공항의 필요성과 예정지역을 발표한 것 뿐인데 도정은 제2공항 건설을 확정화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 주민들에게는 사전 통보와 협의 절차 하나 없이 용역결과 발표 단 하나만으로 무자비하게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이 국책사업인지, 도지사만의 숙원사업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고, 연구 용역 결과에 복종할 것을 강요하는 모든 행보를 멈추고, 제2공항 건설 확정을 즉각 철회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결사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의 후속 대응 마련과 관계 없이 반대 입장을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주민들은 "현재로서는 보상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보상이라는 얘기 자체가 의미가 없다. 하는 일을 내려놓고 다른일을 하라면 하겠나. 농사를 짓는데 농토를 빼앗으면 어쩌라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또 "제2공항 1km 방면에 마을 전체 가옥이 다 들어가 있다. 난산리는 공항 활주로 철조망 건너편이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마을 공동체가 다 없어지는 것이다. 가축은 둘째치고 사람이 살 환경이 전혀 못되고 농사도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난산리 주민들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원희룡 지사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또 현재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벌이고 있는 1인 시위를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청사 앞에서도 전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난산리 주민들의 입장 표명에 앞서 제2공항반대온평리비상대책위원회, 수산1리마을회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제2공항 계획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신산리 주민들도 마을 내 촛불문화제 등으로 반대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