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지 예산파국 일갈..."상생의 길 차단 어리석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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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지 예산파국 일갈..."상생의 길 차단 어리석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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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박자 참으로 답답...집행부 요구 모든 절차 이행했다"
"자신의 기준과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배척하나?"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헤드라인제주>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은 사실상 파국을 맞게 된 제주특별자치도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 원희룡 제주지사를 정면 겨냥해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배척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일갈했다.

구 의장은 28일 오후 2시 속개된 제332회 제1차 정례회 폐회사를 통해 "자신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상생의 길을 스스로 차단해 버리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밝혔다.

구 의장은 "의회에서 삭감한 예산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서 지난해 예산안 처리와 같은 일이 되풀이 되고 말았다"며 "국회나 다른 의회에서 전부 인정하고 있는 '증액'에 대해 왜 원희룡 도정만 증액을 거부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의장은 "변화와 개혁은 근본적으로 집행기관에서 먼저 실천하고 그 주변은 따라 오도록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저항이 없는 것이지, 무리하게 집행기관은 달라지는 것이 없으면서 오히려 의회를 개혁하겠다고 추진한다면 반드시 벽에 부딪히고, 도정의 진로에 엄청난 곤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수레의 끌채는 남쪽으로 향하는데 바퀴는 북쪽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남원북철(南轅北轍)'을 언급한 구 의장은 "도정과 의회가 이처럼 서로 엇박자다. 계속 엇박자로 나가야 할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배척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일방이 아닌 쌍방의 눈으로, 대화하고 타협해야 되는 것이고, 그런 다음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저희 도의회는 최선을 다했다. 집행부가 요구하는 대로 사업별 설명서도 전부 첨부했고, 요구하는 모든 절차를 이행했다. 사실상 의회는 집행부의 예산심의를 받은 셈"이라며 이번 예산정국에서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음에도 최종협의가 결렬된 데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구 의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의 증액 요구분의 사업 건수로 31%만 인정하겠다고 하므로써 협상은 잘 이뤄지지 못하고 실패를 했다"고 자평하며 "다 뿌리치고 도민의 입장에서 도민의 길을 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그는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태도에 대해 "의회가 언제부터 만만해보였느냐"며 작심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헤드라인제주>

[전문] 구성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폐회사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동료의원 여러분!

원희룡 도지사, 이석문 교육감을 비롯한 관계공무원 여러분!

태풍이 지나가면서 장마도 함께 가지고 가 버렸으면 좋았을 텐데 장마를 남기고 간 것 같습니다.

제2회 추경예산안 처리 난항에 빠진 도와 의회의 관계는 여전히 검은 먹구름 속입니다.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한 예산에 대해 일부 증액한 안에 상당부분 동의하지 않으므로써 다시 지난해 당초 예산안 처리와 같은 일이 되풀이 되고 말았습니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습니다.

국회나 다른 의회에서 전부 인정하고 있는 ‘증액’에 대해 왜 원희룡 도정만 증액을 거부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변화와 개혁은 근본적으로 집행기관에서 먼저 실천하고 그 주변은 따라 오도록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저항이 없는 것이지, 무리하게 집행기관은 달라지는 것이 없으면서 오히려 의회를 개혁하고 말겠다고 하여 추진한다면 반드시 벽에 부딪치고 도정의 진로에 엄청난 곤란을 겪게 된다는 것을 인식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남원북철(南轅北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수레의 끌채는 남쪽으로 향하는데 바퀴는 북쪽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도정과 의회는 이처럼 서로 엇박자입니다.

계속 엇박자로 나가야 할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문제는 도민께서 불편해 하고 계시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상생의 길을 스스로 차단해 버리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래서 일방이 아닌 쌍방의 눈으로, 그리고 대화하고 타협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래야 불협화음의 끝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동료의원 여러분과 관계 공무원 여러분!

저희 도의회에서는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집행부가 요구하는 대로 사업별 설명서도 전부 첨부하였고, 요구하는 모든 절차를 이행하였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의회는 집행부의 예산심의를 받은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의 증액 요구분의 사업 건수로 31%만 인정하겠다고 하므로써 협상은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실패를 한 셈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 뿌리치고 도민의 입장에서 도민의 길을 걸어 나가겠습니다.

이제 곧 정부가 사실상의 메르스 종식을 선언할 것 같습니다.

메르스는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하고 국가경제는 물론 지역경제까지 위기로 몰고 왔습니다.

이제 메르스가 가져온 위기를 극복하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과거 홍콩 사스(SARS)의 경우 평상 수준의 외국인 방문객을 회복하는데 1년 이상이 소요됐습니다.

원희룡 도지사가 서울을 비롯하여 중국과 일본 등을 잇달아 방문하여 제주가 메르스 청정지역임을 알리고 관광객 유치에 애쓰고 있는 것은 고무적입니다.

이처럼 원희룡 도지사를 중심으로 열심히 뛰고 계신 공무원들이 있는 반면 의회를 바라보는데 있어 참으로 우려스러운 공무원들도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어느 간부공무원이 주로 언론플레이를 통해서 의회를 경시하여 도민들에게 의회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게끔 만들었었고,
지난 6월에는 도내 전 언론을 통하여 의원이 정상적인 의정활동으로 조례를 제정하는 것을 부당하다는 듯이 메르스 정국에 왠 조례 제정이냐 면서 일제히 공세를 펴는 등 의정활동을 방해 하더니

최근에 들어서는 도 간부공무원중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며 잔뜩 성난 얼굴로 해당 상임위원회 전문 위원실로 달려와서 자문위원을 대상으로 큰 소리를 치면서 소란을 피우는 사례가 있었는가 하면,

상임위원회 회의 도중 질문답변 과정에서 눈을 부릅뜨고 언성을 높이며 어느 의원에게 마치 싸움이라도 할 기세로 대응하여 정회 소동을 일으키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일은 한 번만이 아니고 또 다른 상임위까지하여 한 두 차례 더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되었습니까?

언제부터 우리 의회가, 우리 의원들이 공무원들에게 만만해졌습니까?

물론 의원들도 질의나 발언에 있어서 상호존중의 뜻을 담아야 하겠지만, 견제하고 비판하다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들 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성실하게 답변하고, 이해가 가도록 도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궁금증을 풀어 줘야할 공무원들이 이렇게 함부로 처신해도 괜찮은 것입니까?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관행을 고쳐나간다는 방침 때문에 일부국장들께서도 의회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입니까?

공복이 무엇입니까?

도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뜻이 아닙니까?

그와 같은 공복으로서 도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에게, 그것도 민의의 전당인 이 의사당에서 그렇게 싸움을 하듯, 대들고 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시급하게 고쳐져야 할 일입니다.

다음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의회에서는 좋게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관계공무원 여러분!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사하라 사막에 사는 사막풍뎅이는 새벽에 모래 언덕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물구나무를 서서 바람에 불어오는 안개를 온 몸으로 맞으며 생긴 물방울로 살아간다고 합니다.

경제도 힘들고 삶의 여유도 부족해서 사막처럼 힘든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새벽안개로 물방울을 만드는 사막풍뎅이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이제 막 열린 뜨거운 여름이 제주발전에, 그리고 도민 여러분의 삶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면서, 폐회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7월 28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구 성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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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도민 2015-07-29 08:26:25 | 210.***.***.147
구성지 의장 기본적인 양심는 갖고 살아야지
말다르고 행동다른 이중적 인간 인간이란 존재는 얼마나 뻔뻔한지
당신을 보면서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