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예산증액 로비 패널티' 논란, 왜 모른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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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예산증액 로비 패널티' 논란, 왜 모른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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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비 50% 삭감' 방침, 논란일자 '우린 모르는 일'
의회 "의원 폄훼"...道 "패널티는 가능하지 않은 일" 발뺌

제주특별자치도가 불과 한달 전에 발표했던 '의회 예산증액 로비 엄단' 방침에 대해 돌연 처음 듣는 얘기인 것처럼 입장을 바꿔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23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제2회 추경예산 심의 자리에서 허창옥 의원(무소속)이 제주도장애인체육회 공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제주도는 전혀 모르는 일인 것처럼 책임 회피성 답변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장애인체육회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당연직 회장으로 있는 체육단체다.

논란은 제주도장애인체육회가 가맹단체에 '2016년도 각종 스포츠대회 예산 및 사업계획 제출'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내면서 "해당 사업부서에서 예산부서를 통한 정상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의회를 통해 예산증액 절충을 할 경우 경상비 50%를 삭감하는 패널티를 적용해 예산혁신을 이루고자 하고 있다"는 내용을 적시한 부분에서 촉발됐다.

예산편성과 관련해 제주도에서는 각종 대회 및 운영예산에 대해 사전검토와 철저한 계획으로 안정적 예산확 및 예산집행 투명성 추진을 기한다는 취지 설명과 함께 '패널티'를 언급한 것이다.

허창옥 의원. <헤드라인제주>

허 의원은 이 '패널티' 표현에 대해 "이런 표현을 하면 안되는 것 아니냐. 다른 부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표현을 하면 사실 의회가 얼마나 나쁜짓을 하는 곳으로 인식하겠나. 이런 공문을 보고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예산증액 자체를 부정한 것처럼 폄훼하거나 오해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공문이 시달하게 된 경위를 따져물었다.

그러나 답변은 '제주도에서도 전혀 몰랐던 일'이란 요지로 이뤄졌다.

해당국장은 "이 공문의 내용은 저희도 지금에야 알았다. 이런 내용은 가능하지 않다. 부적절한 표현이다. 관련 경위를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경상비 감축 패널티'가 가능하지 않은 일일 뿐만 아니라 이런 공문이 발송하게 된 경위조차 전혀 모르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경상비 50% 감축 패널티' 부분은 한달전인 6월23일 제주특별자치도가 발표했던 '2014년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른 분야별 재발방지 개선방안에서 주요하게 포함됐던 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제주자치도는 예산분야 대책으로 문제가 있는 '증액예산'에 대해서는 부동의를 하고, 부동의한 예산을 의회가 의결할 경우 재의요구 수순을 밟겠다고 밝히면서 '패널티' 부분도 곁들여 발표했다.

앞으로는 예산요구 방법을 해당 사업부서에 직접 요청해 검토해 편성절차를 밟는 'e-호조' 방식으로 전환하는 한편, 해당사업부서에서 예산부서를 통한 정상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의회를 통해 예산증액 절충을 할 경우 경상비 50%를 삭감하는 패널티를 가하겠다는 내용이다.

즉, 의회를 통한 예산증액 로비는 민간단체는 물론이고 공공기관 내에서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시 제주도 관계자는 "이러한 방침은 예산부서를 대상으로 이해 설득하는 것보다 도의원을 통해 증액하는 것이 쉽다는 잘못된 생각이 만연한데 따른 것으로, 또한 그동안 예산 편성 집행 과정에서는 선심성 예산임을 알면서도 의원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묵시적 집행관행이 고착화됐던 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그런데도 의회에서 공문 내용의 '패널티' 부분으로 인해 특정단체에 화살이 겨냥돼 지적을 받고 있는데도, 제주도정은 전혀 모르는 일 처럼 애써 모른척하거나 발뺌으로 일관해 솔직하지도 당당하지도 못한 책임성 없는 행정의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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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네기 2015-07-29 17:36:46 | 39.***.***.35
공무원을 찾아가서 설득시키고 예산을 확답 받는다...어려운 일이죠...업무의 전문성이 없기에 설득도 안되고 그래서 우리가 뽑은 의원들에게 요청하는거죠..요즘 원칙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과연 그 원칙에는 형평성이 존재할까요?...원칙이라는 힘의 논리로 얘기하면 약자들은 그저 당할수 밖에 없다...원칙을 논할려면 그 원칙에 차별이 없어야 원칙이 원칙이 된다.

생뚱 2015-07-25 11:38:18 | 14.***.***.171
해당부서 국장님은 참 연기력 대단허시네요 이미 지난번에 의회를 통해 증액하면 패널티를 가하겠다고 분명히 제시했구만요 그래놓고 전혀 모르는 일이다? 지시를 잘 따른 장애인체육회만 우순운 꼴 만들고...이쯤되면 대종상 주연상 수상급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