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위기대응 '엇박자' 행보...때아닌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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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위기대응 '엇박자' 행보...때아닌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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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 메르스 대응조치 온도차에 수장 간 '신경전'
도 "교육당국의 비교육적 조치"...교육청 "과잉대응 필요"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위기에 따른 제주도정과 제주도교육청의 대응이 '엇박자' 행보가 표출됐다.

제주특별자치도가 22일 교육당국의 메르스 예방조치가 '과잉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나서자, 제주도교육청 당국은 메르스 사태에 대해서는 과잉대응이 좋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2일 오전 9시 제주도청에서 열린 '메르스 대응 및 경제위기 극복회의'에서 "교육현장에서 일부 학부모들의 성화에 못 이겨 매우 비교육적인 조치가 일부 있었다"고 언급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22일 오전 '메르스 경제위기 극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원 지사는 "(메르스 141번 환자)밀접 접촉자에 대해서는 매우 철저한 파악을 통해 조치를 취했는데, (밀접 접촉자가 근무하는)업체의 직원이라는 이유로, 또 업체 직원의 자녀라는 이유로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걱정이 앞섰겠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자기중심적인 지나친 반응들에 의해 일부 학교나 일부 학교 내부 집단에서 아무런 근거가 없고, 아무런 관련이 없는 어린 학생들에게 평생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주는 경우가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영업을 일시 중단하고 있는 신라호텔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이와 같은 하소연을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은 메르스에 대한 '과잉대응'이 도민사회의 불안감을 촉진시킨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지만, 교육당국의 대처가 잘못됐다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우리 교육현장에 모든 조치는 교육적인 효과를 가장 중시해야 되지 않는가 생각한다"며 "우리 일반 행정에서도 불필요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모든 것을 배려하면서 모든 조치들을 정말 신중히 취해나가고 있는데, 교육현장에서 일부 학부모들에 성화에 못 이겨서 매우 비교육적인 그런 조치가 일부 있었다는 점들에 대해 매우 이 사태를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아야 될 뿐만 아니라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교육당국에서도 행정당국과 어떤 기본적인 입장에서의 신중함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입장에 의견조율을 충분히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관계부서에 주문했다.

이 자리에서는 김병립 제주시장도 "제주도 차원에서 행사 중지를 자제하고 있는데, 여전히 교육청에서는 학교 체육관 등의 시설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메르스 대책이 엇갈리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오전 일찍 원 지사의 발언내용이 보도되자 같은날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교육청 주요 간부진이 참석하는 기획조정회의 자리에서 "메르스 사태에 대처하는데 있어서는 과잉대응이 좋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 교육감은 "최근 141번 환자의 제주 방문으로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며 "일각에서는 메르스가 진정세에 들어섰다고 조심스레 예측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식시점은 빨라도 7월 말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에, 여름기간 단 1%의 경계도 늦추지 말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 주길 부탁한다"며 "메르스에 대해서는 과잉대응이 좋다고 본다. 상황마다 문제의 소지가 발견되면 신속하고 철저하게 차단해 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제주도교육청은 메르스 잠복기 중 제주여행을 다녀간 141번 환자 접촉한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과 연관된 학생, 교사에 대한 등교중지 조치를 취했다. 이날 오전 기준 제주도내 87개 학교 학생 270명, 교직원 14명 등 총 284명이 이 대상자에 포함돼 자가격리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141번 환자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이용했던 호텔과 승마장, 식당 등을 방문했거나, 방문자 또는 해당 시설 종사자의 가족으로, 제주도교육청은 141번 환자의 제주여행 사실이 확인됐던 지난 19일부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한편, 일각에서는 메르스 비상시국에 대한 제주도 보건당국과 교육당국의 조치가 일괄적으로 이뤄졌다면 불필요한 설전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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