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 131만㎡ 매립 '제주신항' 건설계획...왜, 깜짝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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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동 131만㎡ 매립 '제주신항' 건설계획...왜, 깜짝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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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장관 제주방문에 맞춰 "의견수렴 이미 했다" 공개
대규모 해양매립 환경성 논란 불구, '의견수렴' 비밀리에 진행?

제주특별자치도가 탑동 해상을 대규모로 매립해 새로운 항만을 건설하는 내용의 '제주신항' 계획에 대해 제대로운 도민의견 수렴 절차없이 정부에 전격적으로 건의해 그 배경을 두고 의구심을 사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22일 '크루즈 활성화를 위한 2015 상해 설명회'에 참석했던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이 김우남 국회의원 및 이생기 제주도 해양수산국장과 함께 대형 크루즈를 타고 제주외항에 입항하는 시점에 맞춰 제주항 서측 해상에 초대형 크루즈부두를 포함한 '제주 신항'을 건설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 개발구상안을 보고했다.

제주도는 이 구상안을 올해 상반기 중 항만기본계획(2012∼2021년) 수정계획에 반영해주도록 건의했고, 유 장관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항만기본계획은 10년 단위로 수립하게 되며, 5년 단위로 수정하게 되는데, 2016년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이 확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구상안의 내용은 유 장관 보고시점에 맞춰서야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그동안 비밀리에 진행되어 오다 제주사회 공감대 내지 도민의견 수렴 절차 보다도 정부에 먼저 건의하는 식으로 공개된 것이다.

제주신항 개발 구상안 조감도.

◆ 86만㎡ 탑동해상 매립, 제주신항 개발 구상안 내용은?

이 구상안은 국제 크루즈관광 및 해양관광의 급격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 있는 동북아 중심의 국제해양관광․레저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제주항 서측 전면 해상에 2030년까지 초대형 크루즈부두 및 여객부두․마리나 부두 등을 개발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제주도는 앞으로 의견수렴 및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오는 6월까지 개발계획을 확정,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개발공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제주신항은 방파제 2400m, 방파호안 5815m 등 외곽시설을 비롯해, 안벽 3335m 등 계류시설, 선회장 720m, 항로폭 360m 등 수역시설 등을 시설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이를 통해 2만톤급 선석 1개와 1만톤급 선석 3개, 5000톤급 선석 5개를 갖춘 국내여객부두를 만드는 한편, 22만톤급 1선석, 15만톤급 2선석, 10만톤급 1선석을 갖춘 초대형 크루즈부두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소요예산은 국비 1조1120억원과 민자 7850억원 등 2조4670억원 정도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이번 '제주신항 개발구상'은 최근 제주기항 크루즈 선박 입항선박의 급격한 증가 및 대형화, 크루즈 관광객 및 해양관광 레져 수요 증가 등에 따른 능동적 대처가 필요해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외항은 항내수역 협소로 15만톤 이상 초대형 크루즈선이 이용을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항은 선석 포화 및 선박의 대형화로 인해 신규 카페리선박 취항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항만개발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또 기존 탑동지역에 계획된 항만개발 계획이 장래 항만개발 수요에 대응한 항만을 개발하는데 한계를 갖고 있어, 앞으로 추가 항만개발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항만개발계획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제주항 국내여객부두는 3000톤급 카페리 선박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최근 대형 카페리 여객선 1만5000톤급 2척과 2만7000톤급 1척이 취항을 희망하고 있으나 화물, 여객, 관공선 등의 혼재 이용 및 선석 포화상태로 보류돼 있어 신항개발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성계획을 보면 항만부지 45만2000㎡, 배후부지 86만2000㎡ 등 131만4000㎡를 새롭게 개발하는 것을 비롯해 해양친수문화 시설 및 항만지원시설 등 항만재개발 면적도 79만9000㎡에 이른다. 이중 배후부지 86만여 ㎡와 항만부지 등은 해상매립을 통해 이뤄지게 돼 앞으로 이를 둘러싼 큰 환경성 논란이 예상된다.

◆ "장관님께 먼저 보고"...내용도 공개 안하면서, 의견수렴 마무리?

문제는 이러한 대규모 개발사업 계획을 구상하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하거나 제대로운 의견수렴 조차 거치지 않았으면서도 정부부처 장관에게 선(先) 보고 형태로 덥석 건의했다는데 있다.

그동안 탑동 해양개발사업과 관련해서는 과거 탑동매립 당시부터 끊임없이 논란이 이어져 왔고 이번 개발계획 역시 대단위 탑동 해상 매립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도 제줒치도는 도민의견 수렴 절차가 먼저 선행되지 않아 의구심을 사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이날 브리핑 자료에서 "이 구상안은 지난해 12월부터 검토해 왔으며, 현재까지 현황․수요조사와 의견 수렴, 전문가 워크숍 등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내용은 처음 공개한다면서, 이미 '도민 의견수렴'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제주도 관계관은 "내용은 매우 기밀을 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 공개한 것이 맞다"면서도, "그러나 용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산지어촌계 등 각 동(洞) 지역 주민자치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전문가 의견도 수렴했다"고 말했다.

주민의견을 수렴할 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제시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탑동 전면 해상을 제주 위상에 맞는 관광중심 항만 및 초대형 크루즈 전용부두로의 개발할 것을 제시했던 전례가 있음을 강조했다.

'주민의견'과 '전문가 의견' 수렴은 이미 진행돼, 이날 장관에게 보고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공청회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제주시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내용을 첫 발표한지 불과 5일만에 공청회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아직 제주사회에 충분히 내용 전달조차 되지 않았음에도 서둘러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한 부분에 있어서도 의구심을 사고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날 발표와 관련해, "제주도가 마치 도민의견 수렴을 다 한 것처럼 브리핑 자료에 명시까지 해 놓은 후 장관이 도착하는 시점에 맞춰 신항개발계획을 보고한 것은 '제주의 공식의견'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면서 "협치(協治) 도정이 최소한의 도민사회 공감대 내지 토론절차 없이 깜짝 발표하는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이 올해 말까지 수립될 예정에 있는데, 계획이라는 것이 시기가 있는 것 아니냐. 부정적으로 볼 문제가 아니다"고 반론을 폈다.

이 관계자는 "먼저 보고를 하더라도, 공청회 등 의견수렴도 더 가질 것이고, 그러면서 6월에 최종 구상안을 마련해 정식으로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 큰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계획이라고 타이틀이 붙여진 이 구상안은 대단위 탑동매립 계획을 포함하면서 충분한 환경성 검토가 필요힌 사항임에도, 제주도정이 '깜짝 발표'와 함께 '공청회'를 서둘러 진행키로 하면서 앞으로 이 문제를 두고 큰 논란이 예상된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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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기 2023-09-10 13:26:39 | 115.***.***.140
하루빨리계획이시작되었으면 좋겠다. 제주도가 세계 해양 관광 및 휴양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제주항만의 현대화가 필수적이며
특히 초대형 크루선 접목시설은 필수사항이다. 큰 사업을 앞두고 대중은 자주 우를 범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로 인해 보다 더 먼 장래
더 큰 우를 초래하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