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산업의 현실과 당랑규선(螳螂窺蟬)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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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산업의 현실과 당랑규선(螳螂窺蟬)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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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우철 제주도 친환경농정과장
이우철 제주도 친환경농정과장 .<헤드라인제주>

중국 고사성어중에 당랑규선(螳螂窺蟬)이라는 말을 필자는 가끔 적어보면서 음미할 때가 있다.
뜻풀이를 보면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고 엿보고 있으나, 그 사마귀는 뒤에서 참새가 노리고 있음을 모른다는 말로,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뒤에 따를 걱정거리나 고난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제주는 원희룡도지사가 발표한 ‘고품질감귤 안정생산 구조혁신 방침’으로 설왕설래다. 그 중에도 고품질감귤 안정생산 구조혁신 내용의 일부인 가공용감귤 수매규격과 종전처럼 수매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물론 감귤산업이 그 만큼 제주경제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좀 더 냉정하고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우리가 감귤농사를 짓는 것이 가공용감귤을 생산하여 판매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감귤원을 아무리 잘 관리한다고 해도 품질이 떨어지는 감귤은 나오게 마련이지만, 고품질감귤 생산구조로의 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마당에 가공용감귤 수매가 논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현재 과일시장이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다. 사과, 배 등 국내 타과일은 구조조정으로 재배면적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꾸준한 품종개량을 통해 예전보다 획기적인 품질향상을 이루어 냈다. 특히 딸기는 품종개량을 거듭하여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며 맛은 물론 어린아이 주먹만 한 크기로 소비시장에서 감귤을 추월하고 있다.

그리고 신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포도, 망고 등 외국산 과일들이 시장을 잠식하고 신세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감귤은 어떤가? 일반적인 노지감귤의 품질은 안타깝지만 아직까지 제자리걸음이다. 감귤시장이 국내 타 과일과 딸기 등 과채류, 외국산 과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고, 이 위협은 점점 강해져 앞으로 감귤산업 전체에 위기가 올 수도 있음을 간과하고 가공용감귤에 대한 논쟁을 하는 것이 어쩌면 중국 고사의 당랑규선(螳螂窺蟬)과 같은 형국은 아닌지 되새겨보고 싶다.

감귤산업 혁신방안은 소비자가 원하는 맛있는 감귤을 생산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다시 찾아오고자 하는 최선의 방안이다. 누구를 탓하기보다 지금 부터라도 농가, 생산자단체, 상인, 행정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가능한 일이며, 관건은 실천 뿐 이다.<이우철 제주도 친환경농정과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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