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영리병원, 의사들도 반대 천명..."절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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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영리병원, 의사들도 반대 천명..."절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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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의약단체협의회, 녹지국제병원 도입 철회 촉구
"국내자본 우회투자 막을 길 없어...폐해 확산될 것"

제주국제자유도시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인 서귀포시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 부지에 추진되고 있는 외국계 영리병원(투자개방형 외국의료기관)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내 의약단체들도 이를 적극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제주도의사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 간호사회 등으로 구성된 제주특별자치도 의약단체협의회는 12일 오후 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녹지그룹의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반대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의약단체협의회가 12일 오후 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녹지그룹의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들은 "영리병원이 갖고 있는 위험성과 국내 의료관광 시장의 현 실태, 제주도를 비롯한 국내 의료인들이 처한 상황, 중국의 경제력과 중국 의료의 발전 상황 등을 놓고 볼 때 10년 전에 만들어진 법과 제도 하에서 허용되는 녹지그룹 영리병원은 용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들은 "애초 설립 계획과는 달리 콘도만 대거 들어서고 있는 제주헬스케어타운에 중국 영리병원이라도 들어서서 제주 의료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자는 제주도당국의 입장은 십분 이해할 여지가 있어 보이지만, 의약단체 입장에서 볼 때 외국영리병원 진출에 대한 적지 않은 우려를 금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전했다.

가장 먼저 의약단체협의회는 외국계 영리병원이 도입될 경우 국내 자본의 영리병원의 우회투자를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현재 제주특별법에 의해 허용된 외국 투자자가 설립하는 영리병원 허용 조항은 그 자체적으로 국내 의료인을 비롯한 국내 법인과 국내 자본의 우회 투자를 허용하고 있으며 이번 녹지그룹 외국 영리병원 투자자 지분 구성에서도 확인된 바 한국 의사 및 국내 법인이 우회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녹지그룹 외국영리병원이 성공할 경우 국내 의료인은 물론 국내 법인과 자본들이 투자대열에 합류하면서 영리병원 허용에 따른 폐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마련돼 있는 법제도를 갖고서는 외국영리병원에서 어떤 환자를 대상으로 어떤 시술을, 어떻게, 얼마의 가격으로, 얼마나 잘 치료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의약단체협의회는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설립 운영되는 외국 영리병원들은 이들 규제 대상이 아니다. 국내 의료기관에 비해 관리와 규제의 틀이 매우 헐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도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 비해 상대적인 특혜를 받는 것이라 할 수 있다"며 "관리 및 규제되지 않은 영리병원의 폐단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중국자본에 의해 설립된 영리병원은 현재 기존의 병의원들과 가격경쟁이 심화될 뿐 아니라 그 수익이 국외로 고스란히 유출됨으로써 어느 면으로나 피해가 예상된다"며 무분별한 중국 자본의 투자를 경계했다.

마지막으로 제1호 영리병원인 녹지그룹 영리병원의 설립은 다른 지역으로의 영리병원 확산의 시발점이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영리병원 허용의 폐해를 전국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을 가능성을 염려했다.

의약단체협의회는 "지금과 같은 대한민국의 의료환경에서는 그 어떠한 형태의 영리병원 허용이라 하더라도 대한민국 근대화와 선진화의 상징적 존재인 건강보험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의료업을 대형 자본의 이윤창출 수단으로 전락하게 만드는 시발점이 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녹지그룹 외국 영리병원 승인에 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천명하며, 제주도민의 건강증진 향상과 제주도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보다 발전적인 논의와 제도 변화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제주도의사회는 영리병원 논의 초기 단계까지만해도 도입 찬성 입장을 피력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세계 최고의 병원으로 알려진 하버드나 존스홉킨스 병원 등의 도입을 전제로 특별법이 만들어졌던 것인데, 계획이 바뀌면서 현재는 피부, 미용, 성형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며 "그정도는 제주도에서도 얼마든지 수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영리병원 문제에 대해 10년전과 지금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입장이 변화되고 있다. 유사 영리병원 의료기관 등이 등장하면서 의료인들이 실체적으로 현장에서 경험한 것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영리병원의 문제점에 대해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앞서 제주도는 물론 전국단위의 의료.보건 관련 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료민영화.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 운동본부'는 녹지국제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를 적극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 의약단체협의회가 12일 오후 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녹지그룹의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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