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100만그루 잘라냈다"...재선충 대재앙, 그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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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100만그루 잘라냈다"...재선충 대재앙, 그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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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방제작업 54만본, 2차 51만본 제거..."베어내고, 베어내도"
3차 방제때는?..."문화재지역 선택과 집중...50% 피해지 대체수종"

사상 유례없는 가뭄이 발생했던 지난 2013년 여름부터 급속히 확산됐던 소나무 재선충병.

사계절 언제나 푸르름을 자랑하던 제주의 해송림이 하나둘씩 시름시름 말라죽어가더니, 급기야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불길처럼 번졌다.

소나무 재선충병과의 전쟁을 선포(2013년 9월)한지도 2년이 가까워지고 있으나, 그 '전쟁'은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7일 소나무 재선충병 2차 방제작업 마무리에 따른 최종 집계결과,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재선충병 고사목 54만4000여그루 중 51만4000그루가 제거된 것으로 집계됐다.

1차 방제시기인 2013년 여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제거된 고사목이 54만4000그루였던 점을 감안하면 2년새 100그루가 넘는 소나무가 사라진 것이다.

제주에서 소나무 재선충이 처음 발생한 것은 2004년 9월. 당시 제주시 오라동 오라골프장 인근에서 처음 발생해 2006년까지 1만여그루, 그리고 2009년부터 2012년까지 3만4000그루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확산속도가 빠르지 않아 자체 방제작업으로 충분히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2013년 여름을 기점으로 재선충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제주 전체 산림면적의 18%를 차지하는 소나무림은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제주 해송림 1200만그루 중 벌써 10% 이상이 재선충병 감염으로 베어져 파쇄됐다.

재선충 감염으로 말라죽는 소나무는 하루가 다르게 크게 늘어났고,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제주 전역으로 확산돼 있다.

감염목의 수도 하루가 다르게 크게 늘었고, 제주 산야는 노랗게 말라죽은 소나무로 뒤덮이면서 노란 색깔로 물들여졌다. 심지어 문화재구역까지 확산됐다.

문제는 재선충 고사목 제거작업의 그 끝을 알 수 없다는 것.

3차 방제작업이 오는 10월쯤 시작될 예정이나, 현재까지도 앞으로 제거해야 할 고사목 수량을 정확히 파악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2차 방제작업에서 제거하지 못한 고사목 '3만그루'라는 수치만 나와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방제작업 실패에 따른 책임론도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1차 방제 때 54만그루를 베어내면서, 2차 방제 때에는 피해목이 절반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1차 방제 때와 같은 수준의 고사목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돼 제주도 당국이 상황예측을 잘못하면서 방제에 실패했다는 비판적 여론도 일고 있다.

문순영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방제 실패원인을 묻는 질문에, "전국적인 매뉴얼 적용했으나, 제주기후 특성도 반영을 못했다. 감염이 됐음에도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했던 점도 한계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자치도는 3차 방제작업 추진방향과 관련해, 앞으로 산림청 방침에 따라 5년간의 발생빈도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는 것으로 목표로 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라산국립공원지역, 곶자왈, 문화재보호구역, 해안방재림, 우량림 보호할 지역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보호하는 '집중과 선택' 방제를 해 내겠다며,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예방나무주사를 전면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보호할 지역과 일반임지를 구분해 '선택과 집중' 방식의 방제전략을 펴 나가겠다는 것이다.

재선충 50% 이상 피해 극심지에 대해서는 천연경신과 인공조림을 병행하고, 황칠나무, 편백 등 향토·경제수 위주로 수종을 중심으로 대체조림하는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달 중 국립산림과학원, 학계, 환경단체 등 전문가 집단과 합동으로 2차 방제에 대한 집중토론을 거쳐 기존 작업추진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짚고, 이의 개선방안을 마련해 앞으로 방제작업의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는 별도로 국가 방제실무 매뉴얼에 따른 예찰과 방제로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제주 지역 생활사와 고사목 비율산정에 있어 육지부와의 편차가 심해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 따라, 국립산림과학원,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제주대학교, 환경단체 등과 공동으로 제주지역에 맞는 맞춤형 방제전략 수립 및 방제매뉴얼 연구를 위한 용역을 이달 착수햇다고 밝혔다.

12억원을 들여 추진되는 이 용역은 2017년 12월쯤 결과가 제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용역이 3년에 걸쳐 진행되면서, 앞으로 3, 4차 방제작업에 직접적 활용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확산되는 소나무 재선충, 그 끝은 어디인지 제주사회의 근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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