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모바일 하버' 무산...'MOU 도정'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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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모바일 하버' 무산...'MOU 도정'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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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제주 업무협약 6년만에 백지화...어째 이런 일이?
모바일하버 부지 환매...연수원 사업도 사실상 백지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6년전 제주특별자치도와 약속했던 모바일 하버(Mobile harbor) 연구시설과 연수원 사업 등이 사실상 전면 무산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1일 카이스트가 모바일 하버 연구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2010년 12월 22일 모바일 하버 연구시설 부지로 매각했던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있는 도유지 2필지 2만9853㎡를 다시 사들이기로 하는 환매결정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5년 내에 매수 용도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그 용도를 폐지하면 계약을 해제해 환매한다는 특약에 따른 것이다. 환매대금은 10억2996만6660원이다.

모바일 하버란 복잡한 항구에 선박이 대기하는 대신 항구가 직접 선박 쪽으로 이동하는 개념으로, KAIST가 자체 개발해 세계 10대 창업 아이디어 중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제주자치도 변태엽 투자정책과장은 "그동안 수차례 카이스트에 목적사업인 모바일하버 사업 시행을 촉구해 왔고, 올해들어서도 두차례나 문서시행을 통해 6월까지 착공하거나 사업포 결정을 해주도록 했으나, 카이스트에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한 계획이 제출되지 않아 환매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카이스트는 목적사업인 모바이하버 연구시설 및 연수원 설립에서 힐링롯봇 연구센터 설립으로 변경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나, 정작 이의 도입시설이나 운영계획, 재원조달 방안 등이 포함된 구체적인 사업계획 제출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제주자치도는 연내 착공이 어렵다고 판단, 최종 환매결정을 내렸다.

이 환매결정으로 사실상 KAIST가 민선 4기 김태환 제주도정 당시인 2009년 2월25일 제주자치도와 체결했던 'KAIST 연수원 설립 업무협약(MOU)'은 휴지조각이 됐다.

당시 3년 기간으로 정한 협약에서 카이스트는 그린전기자동차 개발보급을 비롯해 모바일 하버 연구시설 도입, 그리고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는 연수원단지 조성 등을 약속했다.

업무협약 체결당시 제주도정은 '도민에게 드리는 말씀' 담화를 통해 "세계명문 과학기술대학인 KAIST와 제주연구시설 및 연수원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것은 제주도민의 변화에 대한 열정과 제주특별자치도의 끊임없는 도전이 가져다 준 역사적 산물"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대대적인 홍보를 폈다.

김녕리 모바일하버 예정부지의 경우 김녕해수욕장과 바로 연접한 공유지여서, 당시 지역주민들은 이 부지에 연수원시설이 들어설 경우 해수욕장 확장개발에 어려움이 있다며 반발여론이 컸다. 하지만 제주도정은 'KAIST'라는 점을 위시해 주민들을 설득하며 공유재산관리계획 이행절차를 밟아 매각했다.

2009년 2월 KAIST와 제주특별자치도가 MOU를 체결하고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헤드라인제주>

그러나 이후 사업추진은 좀처럼 진전되지 않았다.

제주도는 모바일하버 연구시설 지원사업비 2010년에 도비 10억원을 편성했으나, 정작 KAIST에서 사업비 60억원 조달 여력 부족 등으로 사업 착수를 못하면서도 불용 처리하는 등 사업추진이 꼬이기 시작했다.

협약기간 3년이 종료되는 2012년에는 KAIST가 재원 확보를 위한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협약기간을 2년 연장하는 배려를 했다.

지난해 9월1일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시 제주형 창조산업 육성 정책을 발표하면서 KAIST의 연구.교육시설 유치를 약속하고, KAIST 총장 등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무런 진전도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6년만에 사업은 실패로 일단락되면서 KAIST는 물론 제주도정 역시 행정의 신뢰성에 적지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특히 공신력 있는 두 기관이 지역 주민들에게 장밋빛 환상만 심어주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2009년 이후 KAIST만을 바라보며 실낱같은 기대를 해 온 제주도로서는 크나 큰 '굴욕'으로 다가오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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