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작가들 "4.3평화상 특별감사는 명백한 부당탄압"
상태바
성난 작가들 "4.3평화상 특별감사는 명백한 부당탄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작가회의 강력 규탄..."역사적 진실 호도 마라"
지난 1일 열린 제1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 기자회견. <헤드라인제주>

행정자치부가 제주도감사위원회에 '제주4.3평화상'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청하면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가 "이는 명백한 정부의 부당탄압"이라며 감사의뢰 철회를 촉구했다.

한국작가회의는 20일 성명을 내고 "법적인 근거도 희박하고 감사의 필요성도 분명히 제시되지 않은 특별감사는 명백히 정부의 부당한 탄압"이라며, "이는 4.3의 역사적 진실을 호도하고 평화상의 취지와 의미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국작가회의는 "행정자치부는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제주4.3평화재단에 특별감사라는 살아 있는 권력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4.3평화재단은 국회에서 제정한 법에 따라 화해와 상생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적법한 기관으로, 4.3평화상 제정이나 시행과정에서 감사를 받을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지난 3일 열린 추념식에서 정부는 직접 평화상과 관련해 아무런 문제없음을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

한국작가회의는 "행자부의 특별감사 시행으로부터 우리는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고 역사적 진실을 은폐하며 민주주의를 압살했던 독재정권의 망령을 본다"며, "인권과 평화의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4.3의 정신을 모욕하고 역사를 퇴행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우리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작가회의는 "보수를 자임하는 일부단체에서 시상식에서의 수상소감을 이유로 이 상을 취소하라고 공격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문명사회, 민주인권국가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파렴치하고 폭력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평생을 제주 4.3의 진실을 밝히는 데 헌신해 온 김석범 선생에 대한 모욕이며, 오직 역사적 진실을 신뢰하며 문학을 통해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새겨온 문학인들 전체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국작가회의는 "보수세력의 폭력적 언사와 행동은, 그리고 정부기관의 무분별한 권력행사는 4.3 이후 길고 긴 세월 계속된 진상규명의 노력과 이를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 더욱 소중하게 되새겨야 할 평화의 가치를 한순간에 짓밟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작가회의는 "정부는 수상자에게 공개 사과하고, 창작의 자유를 속박하는 무분별한 권력행사를 즉각 중단하라"며, "4.3평화상의 숭고한 가치를 이념의 잣대로 재단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앞서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 1일 제1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재일조선인 작가 김석범 작가(89)를 선정했다.

김 작가는 4.3 대하소설 '화산도'의 저자로 일본에서 4・3진상규명과 평화 인권 운동에 젊음을 바쳤고, 1957년 최초의 4.3소설 '까마귀의 죽음'을 발표해 일본 사회에 제주4.3의 진상을 알리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일부 보수단체가 김 작가의 수상소감을 문제삼으며 수상취소를 요구, 이에 행자부는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4.3평화재단에 김 작가의 수상 경위 등에 대한 감사를 의뢰했다.<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