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부인 채용 논쟁..."부적절" vs "특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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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 부인 채용 논쟁..."부적절" vs "특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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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교육행정질문, 도지사 부인 교육청 전문의 채용 공방
의원 "왜 무리수 두면서 채용?"...이석문 "정치적 의도 없었다"
20일 열린 제주도의회 교육행정질문에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질문을 들으며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원희룡 제주도지사 부인 강윤형씨(51)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학생건강증진센터 전문의로 채용된 것을 두고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다.

제329회 임시회 회기 중인 제주도의회는 20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출석시킨 가운데 교육행정질문을 벌였다.

첫 질문에 나선 고태순 의원(새정치민주연합)과, 이어 단상에 오른 김황국 의원(새누리당)은 교육청이 학생건강증진센터 정신과 전문의 2명을 공모하면서 도지사 부인 강씨를 채용한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질문은 정치인 가족을 공적영역의 공모인사에 채용하는 것에 대한 적절성, 그리고 학생건강증진센터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다양한 상담심리사 배치방식이 아닌 고액 연봉의 전문의를 꼭 채용할 필요가 있었느냐에 맞춰졌다.

고태순 의원은 "현직 도지사의 부인이 채용된 이례적인 상황에 대해 우리사회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의 수준에서 보아도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교육감께서는 도의원도 하셨고,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러 언론을 통해 민심을 접하셔서 아실테지만 전국적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일침을 넣었다.

고 의원은 "교육청이 정치적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원 지사의 부인을 선택했을 때는 정치적인 파장까지 고려를 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제주도와 교육청간의 또 다른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냐? 이유가 뭔가?"라고 따졌다.

고 의원은 "교육감께서 공약사업으로 올해 처음 도입한 제도에 너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며 "처음 교육청이 제시한 조건은 하루 8시간 근무에 월급 1200만원인데, 주4일 근무로 월 600만원으로 받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하는데, 그 기준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고 의원은 "아이들은 정신과의사보다 이야기 나눌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을 더욱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정도 급여이면 전문적으로 상담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여러명 채용해서 더 많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황국 의원도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전문의를 채용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번 도지사 부인 채용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당초에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는 상당한 임금이 소요되는 전문의 채용에 대하여 회의적인 의견들이 제시된 바가 있었다"며 "그러나 교육당국에서는 교육위원회의 의견은 무시하고 당초의 계획을 밀어붙인 결과 재공모에 이어 세 번의 공모가 무산되자 결국 도지사 부인까지 영입해 논란의 불씨를 낳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감께서 도민 사회에 논란거리를 남겨 둘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두 명의 전문의가 꼭 필요했느냐"며 "그리고 꼭 도지사 부인까지 공직 생활로 끌어들여야만 했느냐"고 반문했다.

◆ 이 교육감 "전문의 찾기 쉽지 않아...정치적인 의도 없었다"

집중포화가 쏟아지자, 답변에 나선 이석문 교육감은 답변에 나서, "일각에서는 전문의가 아닌 전문상담 교사나 학생상담사를 확대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다"면서도, "현재 제주도내 전문상담교사 26명 학생상담사 71명 등이 있으며,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학생상담사가 상담하기에 어려운 우울, 불안, 폭력, 중독 등과 같은 위기학생을 대상으로 상담하고 있다"면서 전문의 채용이 불가피했음을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제주도내 15개 정신과 병원이 있고, 이중 소아청소년 전문의가 있는 곳은 4곳에 불과하다. 학생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한 발달을 돕기 위해 소아청소년 정신의학 전문의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전제, "이에 올해 초 소아 정신과 전문의 한 명을 채용한데 이어 한 명을 더 채용하기 위해 4차에 걸쳐 채용 공고를 냈지만 응시자가 없었고, 전국적으로도 이러한 전문성을 갖춘 전문의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도지사 부인 채용 과정을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그러면서 "이번 전문의 채용은 정치적인 의도에서가 아니라 철저히 전문성을 전제로 진행했음을 거듭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상담교사 97명, 전문의 2명이 상담체계를 잘 갖춤으로써 사례관리와 더불어 앞으로 충분히 위기학생을 관리하는 세세한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며 "더욱이 이번 채용된 분은 제주지역 아동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도와주고 있으며, 우리 교육청의 필요에 따라 주말에도 근무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소아청소년에 대한 임상경험이 풍부하고 비약물 치료적 상담 전문성을 가진 전문의들이 상담, 교육, 자문, 프로그램 개발 등 제주 학생들의 건강증진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건강증진센터가 학생건강을 위한 5개년 건강계획 수립 등 제도적 틀을 만들고, 사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총괄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거듭 말씀드리지만 정치적 의도 없다"고 강조한 후, "진정으로 아이들의 정신건강 위해 꼭 필요하다. 전국에 없는 사례기 때문에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현 단계에서 꼭 필요하다. 특히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필요하다. 이 틀을 잘 만든다면 전국적으로 모범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왜 꼭 전문의로?"...이 교육감 "배우자 역할 생각해봐야...특혜 아니다"

그러자 고태순 의원은 다시 보충질문을 통해 "정신건강 중요하다는 것은 공감한다. 다만 방법면에서 반드시 정신과 의사가 상담해야 하느냐는 고민을 해야 한다"며 다양한 상담심리사 배치방식이 아닌 전문의 채용방식을 택한 교육청 정책결정에 문제가 있음을 거듭 꼬집었다.

고 의원은 "지사 부인 채용해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논란을 일으킨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이 교육감은 "논란이 되는게 지사 사모님이여서 논란이 되는데, 이제까지 단체장의 배우자 역할이 무엇인가 한번쯤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봐야할 것이냐는 이 과정 속에서 합의될 것으로 본다. 분명한 것은 특혜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특혜 주려면 자리를 얻게하거나 임금을 더 주거나 하는데 그런 것은 아니고 단지 우리사회서 단체장 배우자 역할이 어떻게 해야하나 충분히 합의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피력한 후, "그러나 교육청 입장에서는 이 시기에는 전문의 필요하고 그 전문의가 대한민국에 극히 드물어..."라며 이번 도지사 부인 채용은 불가피했음을 거듭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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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2021-10-05 08:10:02 | 106.***.***.176
잘 생각해 보세요...경력 긴 의사면 페닥해도 저 봉급 두 배는 법니다ㅋㅋㅋ저건 봉사 차원에서 하는 수준이에요

제주도민 2015-04-21 08:14:41 | 210.***.***.12
제주도민들을 위하여...
이왕에 원지사 어멍,아방, 똘 똘,처남도 채용 하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관객 2015-04-20 13:45:28 | 110.***.***.197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본인이 교육감이 아니고 교육의원이었다면 과연 지금의 상황에 대해 얼만큼의 관용을 배풀지, 이전까지 모습으로 비춰볼 때 결코 용납하지 않았을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