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뻥 뚫린 맨홀, 솟구친 물줄기...놀란 차량들 '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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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뻥 뚫린 맨홀, 솟구친 물줄기...놀란 차량들 '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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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한복판 한밤중 맨홀 하수역류 '분수쇼'(?)...무슨 일?
제주항 도로 '대소동'...제주도청은 '휴무', "전화도 먹통"
4일 밤 제주항 5부두터미널 앞 도로 한복판에서 마치 '분수쇼'를 하는 듯한 하수도 역류사고가 발생해, 이 일대를 지나는 차량들이 깜짝 놀라 급정거하거나 차선을 급 변경하는 소동이 이어졌다. <헤드라인제주>

간헐적으로 궂은 비가 내렸던 주말인 4일 밤, 제주시 제주항 5부두 입구 도로에서는 밤새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졌다.

제주항여객터미널에서 제6부두로 향하는 방면의 편도 3차로 중 1차로의 하수도 맨홀 뚜겅이 위치한 지점에서 잇따라 거대한 물줄기가 터져나오는 역류사고가 발생했다.

마치 도로 한복판에서 '분수쇼'를 하듯, 1차로 한가운데 위치한 맨홀에서 높게는 1m 가량의 물이 거세게 솟구쳐 올랐고, 10m 정도 지난 부분에서는 또다른 2개의 맨홀에서도 잇따라 물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이곳은 대형크루즈 여객선이 입항하는 제주외항 국제선터미널과 연결돼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도로인데도, 이 역류사고의 상황은 좀처럼 수습되지 않고 한밤 중까지 이어졌다.

오후 8시30분쯤, 한 대형버스가 이 곳을 지나다 급하게 정차하자, 뒤따르던 차량 2대도 급정거를 하는 일이 목격되기도 했다.

사라봉오거리 방면으로 진입하기 위해 일찌감치 1차로를 따라 운전하던 A모씨(45. 제주시 연동)도 갑자기 차를 멈춰 세우고 이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가뜩이나 이 구역은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를 보일 때에는 밤길이 어두워 차량 운행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곳인데, 오늘은 비가 내려서 차선변경도 쉽지 않아 정말 놀랐다"면서 "터져나오는 물줄기의 양과 주변 서 맨홀 뚜껑이 이미 열려져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왜 몇시간째 그대로 방치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형차를 운전해 이곳을 지나던 주부 B씨(46)는 "한참 가다보니 물줄기들이 솟구치고 있어 가까스로 2차로로 피했다"면서 "맨홀 속으로 차량 바퀴가 빠지지 않을까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했다.

놀란 운전자들의 급정거나 급한 차선변경 상황은 계속 되는데도, 현장에는 공무원 한명 나타나지 않았고, 차선을 우회하도록 한 최소한의 안전조치마저 이뤄지지 않았다.

4일 밤 제주항 5부두터미널 앞 도로 한복판에서 발생한 맨 하수도 역류사고. 마치 분수쇼를 하듯 물줄기들이 곳곳에서 거세게 솟구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4일 밤 제주항 5부두터미널 앞 도로 한복판에서 발생한 맨 하수도 역류사고. <헤드라인제주>
4일 밤 제주항 5부두터미널 앞 도로 한복판에서 발생한 맨 하수도 역류사고. <헤드라인제주>

뒤늦게 한 시민이 역류사고를 신고하려고 제주특별자치도 수자원본부에 전화를 했지만 모두 '먹통'이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실제 제보를 받고 4일 밤과 5일 아침 현장을 찾았던 <헤드라인제주>가 수자원본부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노출되고 있는 '안내전화'를 통해 전화를 해도 전화 자체가 먹통이거나 연결음이 있는 경우 착신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수도 관련 전화는 '750-7952 7953'으로 돼 있으나 이중 '7952'는 없는 전화번호인 것으로 나타났고, '7953'은 신호음은 있으나 받지 않았다. 상수도 문의 전화번호인 '750-7811' 등도 담당자 연결이 되지 않았다.

뒤늦게 '120번 콜센터'에 전화를 해 '상하수도 긴급신고전화'를 문의한 결과, 긴급 전화번호가 아닌 수자원본부 당직실 전화번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수자원본부 홈페이지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은 당직실 전화번호를 갖고 어렵게 연결된 후에도, 당직자 대답은 "휴무일에는 전화연결이 안된다"는 대답 뿐이었다.

전날 하수도 역류사고에 대해 문의했으나, 당직자는 "전날 밤 근무한 직원이 퇴근해서 잘 모르겠다"면서 "5부두 앞이라면 BTL(민간투자사업)로 사업이 이뤄진 곳이라 우리(제주도청)가 관리하는 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 시민들이 긴급 신고전화를 하고자 할 경우 제주도청이 아니라 BTL 사업자를 찾아서 해야 하는 것이냐"고 묻자, 뒤늦게 말을 흐리며 "당직실 전화번호로 하면 될 것을..."이라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수자원본부 홈페이지에 안내되고 있는 '전화번호'. 그러나 휴일 이 전화번호 중 전화연결이 가능한 전화는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헤드라인제주>

그러나 해당 공무원이 뒤늦게 말해준 당직실 전화번호는 홈페이지 어느 곳에도 안내되지 않는 '공무원들만 아는 번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역류사고 발생원인 등에 대해서도, 휴일 당직 근무자들은 아직 상황 파악조차 안된 듯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5일 오전, 전날 밤 대소동이 벌어졌던 현장에는 뒤늦게 모두 조치를 취한 듯, 물 역류는 사라지고, 맨홀 뚜껑들은 모두 정상적인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번 일련의 소동 과정에서는, 긴급 상황 발생당시 교통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취하지 않은데다, 휴일 '전화 먹통'의 문제는 제주도정 휴일 비상시스템에 취약한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한편 지난 3일 낮 12시20분께에는 제주시 봉개동에서도 하수관 역류사고가 발생해, 1~2톤 가량의 하수 찌꺼기로 인한 심한 악취가 내뿜는 소동이 있었다. <헤드라인제주>

4일 밤 하수도 역류사고가 있었던 현장. 5일 오전, 이곳에는 모두 조치가 이뤄진 듯 맨홀뚜껑 등이 모두 정상적으로 위치해 있었다. <헤드라인제주>
4일 밤 하수도 역류사고가 있었던 현장의 맨홀 뚜겅. 5일 오전, 이곳은 모두 정상적으로 조치돼 있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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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값 2015-04-05 16:00:34 | 39.***.***.187
한심한 도정
백성들은 누굴 믿고 사나

먹통 시스템 총체 2015-04-05 14:22:52 | 39.***.***.40
주5일제 확실하게 쉬는 공무원 휴일은 완벽하게 쉬는 공무원 콜센터더 완전 코미디 도민모르는 번호 안내 완전 먹통시스템 총체 그자체군요 맨홀뚜껑 복수와는 별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