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마이크 굴욕'?...구성지 억울, "도지사가 하나님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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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마이크 굴욕'?...구성지 억울, "도지사가 하나님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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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남은 구성지 의장, 본회의장 퇴장 경고 논란에 "왜 날 욕해?"
의정자문위 회의 자리서 심경 토로..."질서유지 권한 행사했을 뿐"

구성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대규모 예산 삭감 사태로 극한 대립상황까지 치달았던 '예산전쟁' 정국을 떠올리며, 의회에 쏟아진 비난에 적극 항명했다.

특히, 새해 예산안 부결 과정에서 불거졌던 '본회의장 원희룡 지사 마이크 차단' 사태에 따라 도민사회 여론이 악화된 것에 대해 "도지사가 절대적 권력인 시대는 지났다"며 뒤늦게 강한 억울함을 표출했다.

구성지 의장은 30일 오전 의정자문위원회 전체회의 자리에서 도의회의 주요 현안사항을 발표하던 중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구 의장은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의정 자문위원들이기 때문에 본질을 이해해 주셔야 한다"고 전제, "예산문제 갖고 도와 의회가 소위 말하는 전쟁을 치렀다. 제가 욕 먹는 것이 여러건이 있는데, 가장 심하게 욕을 먹고 있는 부분에 대해 변명을 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헤드라인제주>

구 의장은 "제가 의회 단상에 있을 때 도지사 마이크를 끄고 정회를 선포했던 사안에 대해 도민들이 전부 저한테 욕을 하시더라"면서 "그 건은 제가 욕 먹을 성격의 것이 아니다. 도민들이 제게 욕을 하는 것은 옳은 것이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5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정례회 당시 새해 예산안에 대한 제주도정의 동의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사태다.

당시 자리에서 일어나 짤막하게 동의여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됐던 원 지사는 단상으로 나와 원고를 꺼내들고 예산심의를 바라보는 제주도의 입장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얼굴빛이 변한 구 의장은 "동의여부만 밝히라"고 거듭 요구했지만, 원 지사가 아랑곳 없이 발언을 이어나가자 마이크 발언권을 빼앗고, '퇴장 명령'을 경고해 도민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그 후 치열한 정쟁을 거치며 예산파국이 일단락된 것으로 여겨졌던 시점에 구 의장의 발언이 새로이 표출된 것이다.

구 의장은 도의회에 비난이 쏟아진 것에 대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이상한 환경에 처해있었던 것"이라고 진단하며 "예전에는 대통령 하면 절대적 존재, 도지사 하면 절대적 존재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변화과정을 보고 있지 않나. 이제 도지사나 대통령이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는 대통령에게도 욕을 하는 시대, 도지사에게도 욕을 하는 시대 아니냐. 마음에 안들면 투표로 심판할 수 있는 시대 아니냐"며 "대통령을 무조건적으로 찍어야 하는 환경속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인식이) 고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당시 상황은 예산 편성에서 의회 의원들이 증액을 했고, 현행법상 증액을 하면 도지사의 동의를 받도록 돼있다"며 "도지사에게 의원들이 증액한 부분에 있어서 '동의를 합니까, 안합니까' 이걸말씀해달라고 했는데, 도지사가 발언대로 나와서 발언을 하겠다고 하더라. 이전까지는 그런 예가 없었는데, 그 날은 도지사가 작정을 하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원 지사가)엄청난 예산을 의원들이 증액했다는 내용의 '항의문서'를 낭독하는거다. 그런데 의장이 어떻게 해야하나. 이걸 누구한테 하는 형국인지 아나. 그 자리는 도민들을 대변하는 의회의 전당 아니냐. 그러면 그 항의는 도민들에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 의장은 "그러면 의장으로서 당연히 말려야하지 않겠나. '동의할 것이냐 말 것이냐'만 말하라고 세 번을 요구했다. 그랬는데도 계속 읽어나가지 않았나. 그러니까 마이크를 끄라고 한 것이고, 정회를 선포한 것"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의장은 회의진행에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고, 질서유지 권한이 있는 것이다"라며 "'운동권 사람'이 흔히 하는 항의문서를 낭독하는데 이걸 차단시키지 못하는 의장이 무능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그걸 중단하니까 '저 의장XX 나쁜놈, 감히 도지사가 얘기하는데 마이크를 끄고 정회를 해?' 이런 욕이 어떻게 성립될 수 있나. 저는 도민을 대신해 정리하는 입장인데, 도민을 향해 냅다 욕을 하고 있는데 제가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냐"고 거듭 억울함을 피력했다.

구 의장은 "최근 알만한 대학교수라는 분이 기고를 내서 '형편없는 의장'으로 표현을 했는데, 대학교수쯤 되면서 그런 상황 판단을 못하나 싶다. 그 교수는 아직도 도지사를 하나님처럼 생각하는 잔재가 있는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해냈다.

구 의장의 발언 후 강창식 의정자문위원회 위원장은 "도민들을 대표하는 의장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도지사가 발언을 한 이후 그 내용을 다 듣고 일침을 한번 찔렀으면 더욱 승자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헤드라인제주>

30일 열린 제주도의회 의정자문위원회 전체회의.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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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도민 2015-03-31 08:40:31 | 210.***.***.147
구성지 의장님
지사가 하나님이냐 라고 막말 하시면
그럼 도민이 볼때 도의장는 뭐 특별난 자리라고 보는줄 아세요
결국 도찐 개찐 아닙니까

제주 도민 2015-03-31 08:03:26 | 210.***.***.147
구성지 의장님 한번정리된상황은 깨끗이 끝내세요
구질구질하게 변명을 늘어 놓는 자체가
더 불쌍해 보입니다 ..
의장은 회의 진행에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고
대통령도 욕을 하는 세상이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일반사회와 공적인 의회의자리에서 그런말씀을 하시면
절대 안됩니다 ..
일반사석에서 대통령도 잘못하면 욕을 할수있습니다..
그러나 도의회에서 사석에서나 할수있는 행동을 하시면 안되죠.
의장님만 도민을 대신하는게 아니라 지사님도 도민을 위해일하는
제주도의 수장입니다
.제발 끊고맺음을 정확히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