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일병 사인은 '익사'...시민들 "억울해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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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일병 사인은 '익사'...시민들 "억울해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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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애도물결, "하마터면 억울한 오해받으며..."

해안가 경계근무 중 총기와 공포탄을 소지한 채 사라졌던 육군 일병이 실종 8일만인 지난 23일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 가운데, 사인은 익사로 밝혀졌다.

육군 31사단은 24일 오후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이 일병의 사인은 익사라고 밝혔다.

육군은 전날 오후 이 일병의 부친과 전남경찰청 과학수사팀, 군의관 등이 입회한 가운데 부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월 입대해 목포의 부대에 배치된 제주도 출신 이 일병은 지난 16일 오전 6시30분께 야간 해안근무를 마치고 초소 휴식장소로 이동한 뒤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말하며 나간 후 사라졌다.

군은 처음 탈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터미널과 역 등 주요 지점의 검문 검색을 강화하며 수색을 벌였으나 발견되지 않자, 실족 가능성을 염두해 해상 수색에 집중하던 중 23일 오후 3시40분께 경계근무 초소 인근의 해상 10m 바닷속에서 이 일병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당시 이 일병은 해상근무 당시의 복장인 전투조끼와 탄띠, 야전상의를 그대로 착용하고 있었으며, K2 소총을 메고 방탄 헬멧을 쓰고 있었다.

이 일병의 고향인 제주에서는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 강모씨(63. 서귀포시)는 "정말 안타깝다. 차디찬 바닷속에서, 그것도 경계근무를 할때의 전투복장을 한 상태 그대로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뉴스를 보고는 내 자식같은 생각에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공무원인 고모씨(53. 제주시)는 "저 또한 군대에 보낸 아들이 있는데 총기 소지 근무지 이탈이란 처음 뉴스를 접할 때는 정말 많이 놀랐다"면서 "그러면서도 무슨 사고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아닌게 아니라 그렇게 된 것으로 나와 가슴이 아프고 군당국의 허술함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주부 송모씨(48. 여. 제주시)도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빌며, "하마터면 근무를 서다 사고를 당한 장병을 탈영병이란 억울한 누명을 씌울 뻔 한 것 아니냐. 만약 시신을 못찾았다면 어떻게 할뻔 했나. 그 군인은 그동안 받았던 오해, 억울해서 어떡하나"라며 사고 가능성 보다는 탈영에 무게를 두며 수색을 벌였던 군당국의 초기 대응을 질타했다.

부모씨(49. 제주시)는 "탈영병인 것처럼 야단법석을 하다가 시신발견 장소가 초소 인근 바다라는 말에 기가 막히다. 군 당국에 화가 나고, 이 일병이 안타깝기만 하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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