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엔딩 '아듀!'..."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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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엔딩 '아듀!'..."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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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 격동의 갑오년 '역사속으로'..."아, 세월호 비극"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을미년 새해엔 기쁨이"
다사다난했던 격동의 2014년 이 저물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바람본 일몰.<사진=김환철 기자>

2014 갑오년 한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주마등처럼 훌쩍 지나간 시간의 아쉬움이 큰 순간입니다.

올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시련과 고통이 적지 않았습니다. 한해의 묵은 감정을 훌훌 털어버려야 한다고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절대 그래서도 안되는 일도 있습니다.

4월16일,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울렸던 세월호 대참사의 비극입니다.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단면이었습니다.

꽃다운 나이의 안산 단원고 학생을 중심으로 한 295명의 희생자, 아직도 차디찬 바닷속에 있는 9명의 실종자, 당시의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다시금 찢겨져 옵니다.

"어른들이 잘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분향소에서 눈물을 흘리며 가졌던 마음, 그리고 약속,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2014년 제주에서는 역사적 의미있는 일도 있었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이 66년만에 국가추념일로 지정된 것입니다.

정부차원의 첫 국가추념식이 봉행되었습니다. 제주4.3특별법이 제정되고, 진상조사가 이뤄지고,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에 이어, 비로소 국가차원의 명예회복 노력이 시작된 듯 합니다.

외국인관광객 300만명 돌파, 제주 입도 관광객 1300명 돌파 등 제주관광의 새로운 기록들도 쏟아졌습니다. 그 속에서 중국관광객 및 중국자본 개발문제도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경제지표는 크게 좋아졌다고 하나, 서민들의 형편은 '구복지누(口腹之累)'란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입으로 먹고 배를 채우는 일도 힘들다는 의미입니다.

제주해군기지 갈등문제는 새로운 도정에서 진상조사를 통한 명예회복 안을 제시하면서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듯 했으나 해군 관사 문제로 또다시 충돌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갈등문제 해결은 여전히 제자리에서 겉돌고 있습니다.

공사장의 포클레인 소리에 고립된 강정마을 주민들은 지금도 매서운 칼바람만 마주하고 있습니다.

6월4일에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됐습니다. 원희룡 민선 6기 제주도정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체제가 출범하면서 새로운 혁신과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그러나 제주의 지방정가는 예산안을 둘러싼 '그들만의 막장다툼'으로 파국으로 얼룩졌습니다. 소중한 혈세의 씀씀이를 논하면서 도민은 배제되었습니다.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선정했습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는 의미입니다. 사슴을 말이라고 고(告)함으로써 진실과 거짓을 제멋대로 조작하고 속였다는 데서 유래합니다.

세월호 참사 등에서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데서 꼬집은 것입니다.

올해의 사자성어 2위는 '삭족적리'(削足適履)가 올랐습니다. 발을 깎아 신발에 맞춘다는 의미로,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적용하는 것을 비유한 것입니다.

제주도정과 의정의 볼썽사나운 다툼 속에서 만들어진 새해 예산안도 어쩌면 '삭족적리'의 결정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많은 아쉬움 속에서 한해는 저물어가고, 2015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습니다. 이제 올 한해 답답했던 일과 아쉬움은 마지막 한장의 달력을 떼어내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양의 해인 을미년 새해에는 기쁜 일만 가득했으면 합니다. 재래시장에서, 골목골목에서 상인들의 웃음소리도 커졌으면 합니다.

올 한해 모두들 수고 많았습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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