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굴욕' 원희룡 지사, 의회에 거침없는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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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굴욕' 원희룡 지사, 의회에 거침없는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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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인터뷰서 '예산 원칙' 거듭 천명..."자기들끼리 다 짜놓고 동의?"
"퇴장?, 마이크 꺼라?...이제 낡은관행과 결별할 때가 됐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9일 지난 도의회 정례회 예산안 부결사태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다시 언급하며, 의회를 다시 강력히 성토했다.

이 발언은 전날 제325회 임시회에서 구성지 의장의 '연내 예산안 처리' 방침 표명으로, 급속히 악화됐던 제주도정과 의회간의 관계가 다시 회복되려는 찰나에 전해진 '직격탄'이어서 주목됐다.

원 지사는 이날 아침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지난 15일 본회의장에서 마이크가 꺼지는 사태가 벌어진 배경에 대해 공개했다.

◆ "국비 대거 깎아서 단체들 여행 보내고, 특정인에 보조금 주고..."

사회자가 '원 지사가 발언하던 도중 마이크가 꺼지는 소동이 있었는데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원 지사는 "2015년도 예산안을 의결하는 자리였고, 의회가 자기들이 짠 예산에 대해 도지사의 동의 부동의를 물어서 거기에 대해 대답하는 자리였는데..."라며 의회 계수조정 결과에 문제가 많아 동의냐 부동의냐를 한마디로 대답하지 못했음을 강조했다.

원 지사는 "삭감한 금액들을 의회의 생각대로 여기저기 편성을 한 거예요.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근데 삭감한 금액은 저희 지방이 중앙정부에서 받아온 국비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대거 깎아서, 무슨 단체들 여행 보내고 무슨 특정인들에게 보조금 주고 이런 부분에 집어넣었기 때문에 이거는 원칙에 안 맞는다. 뿐만 아니라 원칙에 맞는지 안 맞는지를 저희가 내용을 보고 검토를 해야 동의인지 부동의인지 밝힐 수 있는데, 그래서 (증액사유) 내용을 주셔야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또 "내용을 먼저 달라고 그랬더니, 동의냐 부동의냐를 무조건 얘기하라고 해서 자료가 없기 때문에 동의, 부동의를 판단조차 할 수가 없다고 했다"며 "그러니까 뭐 퇴장시키겠다, 마이크 꺼라, 이렇게 해서 실제로 마이크를 꺼버렸죠"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한참 발언을 하셨다는 이야기도 들리던데'라고 묻자, 원 지사는 "한참이 아니라 제가 자료를 달라는 내용의 발언을 마쳐야 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 "자기들끼리 다 짜놓고 예스냐 노냐만 대답해라?"

도의회의 잘못된 예산관행을 개혁해야 된다는 했는데, 어떤 관행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제주도의회는 특히나 예산 계수조정이라고 하는 과정에서 집행부 예산담당관들을 아예 들어오지를 못하게 한다"며 "그러고는 자기들끼리 그냥 다 예산을 다 짜놓고는 본회의장에서 예스냐 노냐만 대답해라, 그러면서 동의를 하지 않으면 예산을 전부 부결을 시켜버리는 거예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지사는 또 "당장 새해 살림은 해야 되겠고 해서, 역대 도지사가 몇 번 부동의를 했다가 나중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 없이 동의를 하다 보니까 이제는 금액이 점점 커져서 처음에는 한 몇 십 억에서 시작하다가 작년에는 500억 넘게 증액을 해버렸고요. 올해도 408억을 증액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 "선심성 예산 있으면 다 잘라도 좋다...의회는 1인당 20억씩 요구"

제주도가 당초 편성했던 예산 중에도 '선심성'이 많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심성 예산이라고 해서 도정이 편성할리도 없지만, 그게 있으면 다 자르라 이겁니다"라고 정면 반박했다.

원 지사는 "삭감에는 저희가 다 동의한다. 그러나 도민 혈세인데 선심성으로 쓰면 되겠나. 만약에 집행부에서 제출한 예산 중에 선심성이 있으면 그게 액수가 얼마든 다 잘라도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회에서 지난 10월 제안한 '예산편성 사전협의'를 받아들이지 않아 협치가 없어 문제가 된 것이라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의장께서 예산편성 과정에서부터 미리 의회랑 협의를 하자, 그래서 그 자체는 그렇게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 의장님 자신은 좀 순수했는지 모르지만, 다른 도의원들이 조금 사심 내지는 욕심이 껴서 1인당 20억씩 보장을 해달라는 조건을 옆에서 내걸었다"고 주장했다.

의원 1인당 재량사업비(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로 20억원씩 요구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원 지사는 "그렇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그래서 일단 그런 전제 하에 할 수는 없다고 저희가 입장을 발표하다 보니까 의장께서는 본인의 순수한 뜻을 왜 못 받아 들이냐고 해서 그게 오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 '증액사유' 왜 뒤늦게서야?..."그건 앞 과정 생략해서 사태 왜곡시키는것"

예결위 의결직전에야 '증액사유' 자료를 달라고 요청한 것은 시간적으로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원 지사는 "앞 과정을 다 생략해서 지금 사태를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저희가 예결위 과정에서부터 의회가 자료를 낼 필요도 없고 우리가 들어가서 구두로 설명을 듣겠다. 항목별로 타당하면 우리가 동의를 해주고 도저히 예산편성 원칙이나 법 규정에 안 맞는 것에 대해서는 어차피 동의를 못하니까 그걸 우리가 명백히 밝히면, 그것을 심의과정에서부터 걸러서 동의된 것만 본회의에 올리면 서로 싸울 필요도 없다, 이렇게 했는데 그것에 대해서 저희가 수차례 요구를 몇 주 전부터 했는데 이걸 다 거부를 하고는 처리를 하려고 하니까, 그러면 그동안의 협의과정을 다 거부했으니까 그 내부에서 근거 자료가 있었을 테니 그거라도 달라고 제기를 한 거죠."

◆ "의결권 앞세워 동의 강요하는 낡은 관행과 결별할 때가 됐다"

부결사태 후 의장과 원 지사가 TV토론을 통해 의견접근을 했고 화해무드로 간다는 얘기가 들린다는 질문에 원 지사는 "우선 예산에서 잘못된 관행을 이번 기회에 바로 잡자는 총론에는 의장께서도 동의를 했다"며 "그래서 저희가 생각하는 것은 항목별 심의과정에서 항목별로 검토하고 토론해서 타당성은 있는데 재원이 한정되다 보니까 우선순위에 밀렸던 것에 대해서 의회가 우선순위 조정을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재검토를 해서 가급적 반영을 해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그러나 "내용 자체가 구체적인 정리가 안 되어 있거나 형평에 안 맞거나 특정인을 염두에 둔 예산들은 어차피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의회가 스스로 철회를 하라고 해서 그런 방향 아래서 앞으로 각 상임위별로 항목별 심의에 들어갈 텐데, 의회가 아무튼 이번 기회에 잘못된 관행의 개혁에 동참하리라고 기대하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임시회에서 예산안이 잘 처리될 것으로 전망하느냐는 질문에는, "의회가 이 관행이 잘못 돼있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를 하고, 그리고 저희가 의원들이 시급하고 정당한 민원을 호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도 충분히 귀를 열겠다"며 "그래서 타당한 것은 반영하고 어차피 안 되는 예산에 대해서 의회가 의결권을 앞세워서 동의를 강요하는 낡은 관행은 이제는 힘이 들더라도 결별을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의회가 협조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구성지 의장도 같은 새누리당 소속인데 왜 이렇게 됐느냐는 질문에는, "제주도는 정당정치적인 특성이 중앙정치랑은 좀 다른 것 같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날 원 지사의 발언은 이번 예산안 심의에서도 지난 정례회 때와 같은 계수조정 결과에 대해서는 증액사유 공개를 명확히 요구함과 동시에 일괄적 동의, 부동의가 아니라 항목별 동의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전해져, 의회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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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2014-12-19 22:18:07 | 211.***.***.9
지사는 전체를 이끄는 사람이기에 분별력있게하고 후에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당장 내 우군이 강하다고 판단 무분별로 발언하면 곤란하다. 도민의 걱정을 생각하고 막중한 책임을 망각한다는 오해가 없는지 조심해야 한다. 비판을 자주하면 주변이 벌어진다.중요포안트만 잡고 조용히 의장과 대화하고 정리하라. 사람사는게 그렇다. 특히 예산안은 시끄러운 것이 반드시 있다.공개보단 의장과 큰 틀에서 정리해라. 최대한 성실한 예산이 집행되면 성공이다. 유종의미를 거둘 기한이다, 지사의 지혜로운수확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