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출연기관 엉터리 경영평가...기준 바꿔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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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출연기관 엉터리 경영평가...기준 바꿔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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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감사위, 출자출연기관 경영평가실태 특정감사 실시
정부 권고 불구 경영평가 지표 대부분 '정성평가'..."입 맛대로"

제주도내 출자 및 출연기관의 경영평가가 객관성 없이 엉터리로 이뤄졌던 사실이 드러났다.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는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8일까지 열흘간 출자출연기관 경영평가실태 특정감사를 실시하고, 25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제주도 출자출연기관 등 경영평가에 관한 조례' 시행 이후 3년간 실시된 평가결과에 대해 평가지표와 평가시스템 등의 적정성을 점검하기 위해 이뤄졌다.

대상 기관은 제주신용보증재단, 제주컨벤션뷰로, 제주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재단법인 국제평화재단,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 등 7개 기관이다.

감사 결과 경영평가의 지표가 불합리하게 설정돼 객관성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평가에 대한 감독도 전반적으로 소홀해 불필요한 예산이 낭비되고 있었다는 점도 문제시돼 감사위는 시정 1건, 주의 2건, 통보 10건 등 13건의 처분을 요구했다.

지난 3년간의 평가결과를 보면 평가대상 7개 기관 중에는 우수등급 이하로 떨어진 기관이 없었다.

2011년 평가 대상 5개 기관 중 제주컨벤션뷰로는 90점 이상인 최고등급 '탁월' 평가를 받았고, 컨벤션센터 등 4개 기관도 80점 이상인 '우수' 평가를 받았다.

2012년도 경영평가 결과는 대상 2개 기관 모두 우수 등급을 받았으며, 2013년도 경영평가는 대상 5개 기관 중 제주신용보증재단이 탁월 등급, 나머지 4개 기관이 우수 등급을 받았다.

경영평가 결과는 점수에 따라 성과급 지급, 기관장 등 연봉 조정 등의 기반자료로 쓰이기에 평가의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는 제주도가 경영평가 지표를 '입 맛대로' 설정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는 경영평가 지표를 '비전 및 리더십', '경영시스템', '고객만족/경영성과' 등 3개 영역으로 나눠 총 8개의 공통 평가지표, 기관별 사업평가 지표 등을 정했다.

전략개발과 경영진의 리더십, 윤리경영, 조직관리, 재정관리 등의 사안에 대해 각각 배점 5점씩을 매기고, 사업지표를 별도로 평가받도록 했다.

그런데, 8개의 평가지표는 모두 '정성평가', 즉 '절대평가'로 이뤄지고 있었다. 주관적인 해석의 여지가 다분했던 것이다.

이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객관성과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정량지표의 비중을 확대하라는 정부의 권고조차 뒤로한 채 이뤄진 평가였다.

또 별도로 실시했던 경영평가지표 개선용역 결과 100%정량평가를 해야한다는 권고도 무시하고, 도리어 모든 지표에 대해 정성평가를 하는 것으로 변경해 정성평가 비중을 높였다.

정성평가를 실시함에 있어어도 구체적인 평점 기준도 마련하지 않았다.

경영평가위원회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점 배점을 매길수도 있었던 셈이다.

감사위는 "평점 근거를 찾아볼 수 없어 평가결과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렸고, 그 결과 평가자의 주관에 따라 평점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감사위는 "평가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정성지표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는 한편, 경영평가 시 정성지표를 두는 경우에는 평점기준을 명확히 설정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통보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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