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치유 '분홍섬 공공체'展...제주가 분홍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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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치유 '분홍섬 공공체'展...제주가 분홍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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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양서 내달 7일까지 진행

제주4.3을 뒤돌아 보고 과거 제주의 아픔을 보듬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참여 작가들은 과거 한때 '붉은 섬'이라 낙인찍혔던 제주를 분홍의 섬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분홍섬 공공체를 위한 드로잉.(권순왕作)

문화공간 양(관장 김범진)은 11월7일까지 화북2동 소재 문화공간 양에서 제주도의 역사를 돌아보고 아직도 남아있는 4.3사건의 아픔을 보듬는 '분홍섬 공공체'전시회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현대미술가 권순왕, 의상디자이너 박단우, 전통침선공예가 신소연, 작곡가 겸 재즈피아니스트 허성우씨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해 온 예술가 4명이 협업을 통해 탄생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분홍섬 공공체'라는 전시 제목은 전통적인 공동체와 그 개념이 깨져가고 있는 지금 어떠한 공동체를 다시금 만들어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작가들의 대답이다.

신소연씨는 "분홍색이라 규정한 현 제주의 정체성은 어느 날 뜬금없이 생겨난 것이 아니라 레드가 변화해 온 색"이라고 설명했다.

즉 '분홍섬'은 레드 아일랜드라고 낙인찍혔던 제주도의 과거와 함께 이제는 낭만의 섬으로 불리며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제주도의 현재를 말한다.

제주도가 외부의 시선에 의해 분홍섬으로 여겨지는 것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분홍섬이 되기 위해서 4명의 작가들이 제안한 것이 이 '공공체(空共體)'다.

'공공체'는 자신의 일부를 비우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여 함께하는 공동체라는 뜻이다. 권순왕씨는 "나를 먼저 내어놓는 공동체이며, 시대와 이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공동체"라고 설명한다.

감싸, 안다. (신소연作)

이들 예술인 4명은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제주도의 역사를 돌아보고, 아직도 남아있는 4.3사건의 아픔을 보듬으며, 자신을 비우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공동체를 꿈꾸는 과정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았다.

권순왕씨의 작품 '우연의 몽타주', '평화공원의 물결로부터 증류하다', '잔존의 미래에서 만난 해안가'는 현재 풍경 속에서 묻혀있던 역사를 꺼내는 작업이다. 상복을 연상시키는 셔츠인 박단우의 작품 '과거를 기억하다'와 허성우가 작곡하고 연주한 레퀴엠 '분홍섬'은 아픈 역사를 공동체가 함께 애도하도록 하는 작품이다. 신소연씨의 작품 '감싸, 안다'는 과거와 현재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보듬어 안으면서 만들어가는 새로운 공동체를 작품 속에서 보여준다.

과거를 기억하다. (박단우作)

특히, 박단우씨의 작품 '아픔이 씨앗되어 꽃이 피고'는 허성우씨가 작곡하고 연주한 레퀴엠 '분홍섬'과 이 곡이 삽입된 권순왕씨의 영상작업 '가만히 있으라'와 드로잉 작품 '분홍섬 공공체를 위한 드로잉'의 부분이 제주의 전통 해녀복을 모티브로 한 드레스와 하나가 된 작품으로, 각 작가들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외에도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작품도 마련됐다. 관람객들이 잊고 싶지 않은 사람, 잊어서는 안 될 사람 등의 이름을 꽃잎에 적어 보자기로 싸인 통에 넣는 작업이다. 관람객들의 소중한 마음을 모으는 이 과정은 개인의 역사를 공동체의 역사로 만드는 과정을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헤드라인제주>

전시회 문의= 문화공간 양(전화 064-755-2018)

   
인식함으로 의식한다. (신소연作)
   
평화공원의 물결로부터 증류하다. (권순왕作)
분홍섬_악보. (허성우作)
우연의 몽타주 . (권순왕,作)
관객참여작품.

<신동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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