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 트인 우리 아기...천재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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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옥의 사는 이야기] (3) 좌충우돌 초보 육아기

“어머니~ 아버지~ GO! GO~!”

19개월을 시작한 민혁이는, 말을 시작하면서 인간 앵무새가 되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민혁이는 우리 부부에게 아버지, 어머니라는 호칭을 쓴다. 아마도 시부모님한테 불려지는 호칭을 듣고 따라 쓰는 듯 하다. 이런 민혁이땜에 하루에도 몇 번씩 웃다 쓰러질 때가 많다.

“오빠~ 민혁이 천재닮아~ 이러다 하버드대 가면 어쩌지? 그 뒷바라지 다 어떻게 해?”

정말 어이없다는 얼굴표정으로 신랑은 나를 바라본다.

“어이~ 민혁어머니! 하버드가 아니고 하버드영어학원가겠지~”라고 말하며 자신이 한 말이 웃긴지 배를 움켜쥐며,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나도 그런 신랑모습을 보며 아침부터 한바탕 웃는다.

민혁이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밖으로 나가자고 떼를 쓴다.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나가면,“와~”하며 세상을 다 얻은 듯 좋아한다.

15개월이 다 되어 늦게 걷기 시작한 민혁이는 자기 혼자 뭔가 할 수 걸을 수 있다는 기쁨을 매일같이 느끼고 싶어한다.

엄마가 하는 말을 곧잘 따라하는 우리 아들 민혁이.<헤드라인제주>

아침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온 민혁이는 주방씽크대를 시작으로 물건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한다. 늘 반복적인 일상이 되어버린 민혁이의 행동에 가끔 지친 난, “아이고~ 빨리 어린이집을 보내야하는데”하며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그럼 또 민혁이는 앵무새처럼 “아이고~”를 무한 반복한다.

초보엄마인 나는 마음만 먹으면 내가 원하는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아이포털사이트에 아이를 등록하고, 어린이집 희망 순서를 입력 후, 점수와 순위에 따라 입학대기순서가 달라졌다.

민혁이는 이렇게 해서 3달 전 대기 24번에서 맞벌이부부 순서에서 밀려나 대기순번 30번째가 되었다.

나는 이런 현실도 모른 체 이젠 일터로 나가리라는 생각으로 모 사이트를 통해 구직 이력서를 작성해 놓았다. 이로 인해, 하루에 2건 이상 취업의사 문의전화를 받았으나 민혁이가 언제 어린이집에 입학할 수 있을지 몰라 사이트 이력서를 지워버렸다.

“ 응~ 언니!”
“ 목소리가 왜? 뭔일인?”
“ 이번 가을에 민혁이 어린이집 입학 시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대기 순번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니까! 민혁이가 또래하고 지내야 할텐데 걱정이다
~”
“ 글게 이젠 민혁이도 어린이집 갈 때 됐지! 근데, 나 기억 안나맨? 남편이랑 둘이 집 앞 어린이집 보내려고 낮에는 알바쓰고, 밤부터 새벽까진 번갈아가며 줄섰잖아!”

“맞다잉~ 둘다 일해부난 낮에 시간당 오천원 주면서 알바 썼지! 기억난다~”
“지금은 그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그래도 아이가 어린이집 다녀야 취업을 하지~”

“그래서 요즘 엄마들이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려고 가짜 취업을 하잖아~”

나는 여동생과 통화를 하고 난 뒤, ‘허걱’했다. 어린이집부터 전쟁인데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얼마나 전쟁일까? 아직 6년이 남았지만 지금부터 머리가 아프다.

“민혁아~ 우리 GO!하자~”

내가 통화하고 있는 사이 양쪽 베란다를 번갈아 다니며 하수구를 뚜껑을 가지고 놀던 민혁이는 신나서 달려온다.

우리는 유모차를 끌고, 근처에 있는 카폐로 갔다. 이젠 제법 말이 통하고 어디가든 의젓하게 앉아 나의 벗이 되어주는 민혁이와 가끔 카페데이트를 한다.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두쌍의 말이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민혁이는 시댁에 있는 자기보다 큰 개 콧구멍에 손가락을 넣을 정도로 겁이 없고 동물을 좋아한다. 역시나 말을 보자마자 손가락을 가리키며 어쩔 줄 몰라한다.

난 이런 민혁이를 위해 기념사진을 찍어주려고 말 근처로 가서 핸드폰을 들었다.

근데 이게 웬일인가~ 암놈 목줄과 연결 된 말뚝이 뽑히면서 우리 쪽으로 엉금엉금 걸어온다. 이 모습을 본 숫놈은 갑자기 앞 발을 공중부양하며 날리났다. 설상가상인지 그렇게 잘 움직이던 유모차 바퀴가 꼬여 꼼짝을 안하는 것이였다. 순간 나는 유모차를 들고 냅다 뛰었다.

다행이도 암놈은 방향을 틀었고, 숫놈은 얌전해졌다. 심장이 터질꺼 같은 나와는 달리 민혁이는 손가락을 가리키며 꺄르륵 웃고 난리났다. 나는 말들과 거리를 둬서야 안심하고 민혁이를 보며 웃을 수 있었다.

“ 민혁아~”
“민혁이가 똑똑해지면서 엄마가 쬐금 힘들지만, 아기때 민혁이를 늘 생각하며 열심히 노력할께! 사랑한다.”<박금옥 객원필진>

박금옥 객원필진 그는...

   
박금옥 객원필진.<헤드라인제주>
박금옥 사회복지사는 고등학교 때 평소 집근처에 있는 성 이시돌재단양로원에서 어머니가 봉사활동을 하러 가실 때마다 따라 다니면서 자연스레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게된다. 그러다 대학전공도 사회복지를 선택하게 되고 아예 직업으로 진로를 정하면서 봉사의 길을 걸었다.

그 동안 그녀는 제주에서 뿐 아니라 서울, 부산, 경주 등에서 아동, 노인 장애인을 두루 다 경험을 하였고 제주도에 다시 내려 오면서 노인시설에 근무하게 되는데 그 곳에서 중증의 어른신들을 모시면서 삶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서귀포 남원읍 위미에덴요양원에서 3년을 근무한 바 있다.
그곳에 근무하면서 그 곳에 요양하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써왔다. 그러다 2009년 4월에 결혼을 하면서 요양원일을 잠시 멈췄다.

더 멋진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간호조무사를 포함해 자격증 도전을 계속 하고 있으며 사회복지관련 공부를 더 하여 사회복지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

"함께 도움이 되는 세상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며 글을 올리고 있던 그녀 모 교육원에서 요양보호사과정 사회복지관련 강의를 하다 인생의 동반자와의 결혼을 하게 된다.

그후 일을 잠시 접고 육아에 전념하면서 좌충우돌 신입 엄마의 길을 걷고 있다.

그의 계속되는 도전, 또 초보 엄마에서 당당한 이 시대 건강한 아줌마로서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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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다 2016-01-05 14:00:23 | 180.***.***.93
현실감이 팍팍! 글 읽다 보난 다 읽어수다~

사랑 2015-01-22 13:09:58 | 121.***.***.79
굼금합니다. 민혁군은 어찌 지내나요?

의견 2014-09-24 10:19:46 | 112.***.***.22
민혁이 그새 많이 컸구나~ 앞으로도 요망지고 씩씩하게 잘 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