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총걸음 무단횡단 '아찔'..."횡단보도 너무 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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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총걸음 무단횡단 '아찔'..."횡단보도 너무 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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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제주시 대도로변, 어린이 무단횡단 빈번한 이유는?
등굣길 30분새 대여섯명 '후다닥'..."한 두해 생긴 문제아냐"
18일 오전 제주시 일도2동 연삼로 인근 도로에서 일부 학생들이 무단횡단을 하고있다.<헤드라인제주>

18일 오전 제주시 일도2동 선거관리위원회 사거리와 동광초등학교 사거리를 잇는 연삼로 도로변에 한 초등학생이 머뭇머뭇 서 있다.

출근길을 재촉하는 차량들이 쌩쌩 내달리는 도로에서 한참동안 눈치를 보던 어린이는 이내 멀찌기서 달려오던 차량의 속도가 줄어든 것을 확인하자 건너편 인도로 건너갔다.

반대편 인도까지의 거리는 약 35m. 왕복 6차선 도로로 보폭이 짧은 어린이가 건너기에 가까운 거리는 아니였다.

이날 등교시간대 약 20분 가량을 지켜보는 동안 무려 7명의 어린이가 무단횡단을 감행했다. 특히, 건물 한 두 블록을 끼고 동광초등학교가 위치해 있어 어린이들의 왕래가 잦았다.

전날에도 대여섯명의 어린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길을 건너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하교시간대까지 포함시키면 무단횡단 사례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광초등학교에서 아침 통학지도를 담당하는 선생님은 "아침마다 학부모님들이 동광초등학교 사거리 앞 횡단보도에서 학생들을 지도해주고 계시긴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 사거리까지는 지도하고 있지 않다"면서 "학생들의 무단횡단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는데, 앞으로 학생들이 무단횡단을 하지 않도록 철저히 당부하겠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제주시 일도2동 연삼로 인근 도로에서 일부 학생들이 무단횡단을 하고있다.<헤드라인제주>

이 곳에서는 아이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무단횡단도 종종 볼 수 있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한 두해가 아닌 이미 오래전부터 벌어졌던 일이다.

지역 주민인 고모 할아버지(72)는 "무단횡단을 하면 안되는건 알지만, 횡단보도까지 너무 멀어서 종종 무단횡단하게 된다"고 말했다.무단횡단을 하는 학생들은 "횡단보도가 너무 멀다"며 "저기(횡단보도)까지 가는것 보다 여기에서 바로 건너가는게 빨라서 건넜다"고 말했다.

실제로 횡단보도는 무단횡단이 이뤄진 곳에서부터 동쪽으로 120여m, 서쪽으로 23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횡단보도를 이용해 반대편 지점까지 가려면 왕복으로 최소한 250여m 이상을 걸어야 하는 셈이다. 결국 주민들은 빙 돌아가는 길보다는 훨씬 가까운 무단횡단을 택했다.

도로 사정을 꿰뚫고 있다는 점도 무단횡단의 원인이 됐다.

양 끝의 횡단보도인 선관위 사거리와 동광초 사거리의 경우 비슷한 시간에 정지 신호등이 들어오기 때문에 중간에 끼인 도로에는 약 1분 동안 차량이 거의 달리지 않은 탓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없을까?

연삼로를 쭉 따라가다 보면 제주학생문화원 앞 도로에는 학생회관 이용자들과 인근 주민들을 위해 버튼식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

멀리까지 갈 것도 없이 동광초등학교 사거리에서 2차 우성아파트 앞 횡단보도 중간에는 사람들이 무단횡단을 하지 못하도록 울타리가 쳐져 있다.

도로 여건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조치가 달라지겠지만, 문제의식 없이는 위화감이 사라진 무단횡단을 막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헤드라인제주>

동광초등학교 사거리에서 2차 우성아파트 사거리 중간에 울타리가 쳐져있다.<헤드라인제주>
제주학생문화원 앞에 보행자 작동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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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2014-09-24 08:59:04 | 121.***.***.114
지적하신 내용 확인하고 수정하였습니다.

2014-09-23 23:56:05 | 39.***.***.79
연북로가 아니라 연삼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