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꺼내든 '예술고' 설립...이석문 교육감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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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꺼내든 '예술고' 설립...이석문 교육감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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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의원 "사교육 의존하는 예술, 공교육이 끌어들여야"
이석문 "현실적 여건 어려워...예술특성화고 개편 고려하겠다"

전임 교육감 재직 시 불가 통보됐던 제주지역 '예술고등학교' 건립 의견이 재차 개진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용범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17일 열린 제321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교육행정질문에서 "지역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교육에 의존하는 예술교육을 공교육의 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며 예술고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용범 의원.<헤드라인제주>

김 의원은 "도지사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제시되는 단골 메뉴이자, 교육 선거에서도 흔히들 논의되는 예술고등학교의 문제는 제대로 실을 꿰어보지도 못한 채 폐기돼 버리고는 했다"며 "올해 초에도 전임 교육감은 예산이 많이 들어가고 육지로 진학한 예술계 신입생이 많지 않다는 논리로 예술고 설치 불가 방침을 밝힌 바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제주에서 예술고 설립의 논의는 두 가지 차원에서 얘기돼야 한다"며 "한 가지는 제주의 신화를 비롯한 풍부한 전통 문화자원을 활용하기에 역부족인 전문 인적자원의 문제, 또 한 가지는 도내 학생의 잠재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하는 공교육 시스템의 부재"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국에는 26개의 예술고가 있어 학생들의 소질을 개발하는 터전이 되고 있지만, 제주의 학생들은 돈이 없으면 예술의 길을 아예 꿈조차 못 꾸게 만들고 있다"며 "이는 교육이 학생의 수요를 외면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영재원이라고 하지만, 초등학교에서 맛보는 수준에 불과하고 중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점점 재능을 발휘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고등학교 입시에 매달리면서부터 타고난 재능들을 사장시키는 일이 허다하다"며 "교육당국이 이런 영재들의 재능을 키워줄 방도에 대한 고민조차 없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주의 학생들은 예술고 존재 자체에 대한 개념조차 갖지 못하고, 집에서 뒷바라지를 해줄 수 있는 경우에만 타 시도의 예고로 진학 가능한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김 의원은 재일교포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피아티스트인 양방언을 언급하며 "그는 제주의 악기와 제주의 자연을 모티브로 작곡을 해 직접 연주함으로써 세계에 제주를 알리고 있다. 전 세계가 한류 운운하며 우리의 문화가 경쟁력이라고 보면서도 제주 교육은 이런 세계의 변화에 전혀 눈을 뜨지 못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또 "세계에서 인정받은 영화 '지슬'의 오멸 감독이 어떤 자양분 속에서 성장했다고 보나? 제주의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제2의 오멸 감독을 만들고, 제2의 양방언을 탄생시킬 수 있는 교육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석문 교육감은 "예술교육을 공교육의 품으로 끌어들여 선진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예술고를 설립하자는 의견에 공감한다"면서도 "제주의 현재 여건으로는 예술고를 건립하는데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이 교육감은 "우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수가 충족돼야 하고, 학교시설 구축, 교원 확보 등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면서 "지난해 타 시도 예체능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은 18명, 올해 진학한 학생은 22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서귀포시에 소재한 고등학교를 예술특성화고등학교로 일부 개편하는 방안은 고려할 수 있다"며 "지역주민과 학교운영위원회, 총동문회 등 학교 관계자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다각적인 방면으로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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