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시 공무원 '발끈'..."정기인사 인원 빼가기, 너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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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시 공무원 '발끈'..."정기인사 인원 빼가기, 너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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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인사 도청 전출 40명, 행정시 전입 22명 불과
결원 114명 달해...공무원노조 "그 밥에 그 나물"

제주특별자치도와 행정시가 지난 13일자로 단행한 민선 6기 첫 정기인사에서 행정시 공무원이 대거 제주도 본청으로 전출되면서 행정시 결원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급기야 제주시와 서귀포시 공무원노조에서 이에 발끈하고 나섰다.

18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시지부와 서귀포시지부에 따르면 지난 정기인사에서 6급 이하 공무원 기준으로 행정시에서 도청으로 전출한 인원은 제주시 30명, 서귀포시 10명 등 총 40명에 이른다.

반면 도청에서 행정시로 전입한 인력은 제주시 14명, 서귀포시 8명 등 22명에 불과하다.

이 전출.입만 놓고 보더라도 행정시는 이번 정기인사로 무려 18명의 인력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행정시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읍.면.동 등의 결원인력을 우선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으나, 인사 단행 후 제주시 62명, 서귀포시 52명 등 결원이 총 11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 명퇴 등에 따른 상위직 결원은 연쇄적 승진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시 최하위직 자리는 줄줄이 결원으로 이어진 것이다.

제주시의 경우 2개 읍면을 제외하고 나머지 읍면동은 모두 1명씩 결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시 인력시스템이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 15일 서귀포시 공무원노조에 이어, 18일에는 제주시 공무원노조에서도 입장을 내고 제주특별자치도의 '인원 빼가기'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 제주시노조 "이게 거창한 기자회견 행정시 강화인가?"

전공노 제주시지부는 "인사결과를 보면 제주시는 민원도 없고, 일도 하지 않고, 사람도 살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며 "지난 상반기 인사처럼 행정시 인원 빼가기가 여전하다. 인사이동마다 이렇게 한개 부서정도의 직원이 도청으로 간다면, 얼마 없어 제주시 직원이 모두 도청으로 가서, 제주시청이 사라질까 우려스럽다"고 평했다.

또 "신규직원이 충원되겠지만,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로 그 동안 시민이 겪어야할 고충은 눈에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며 "인사권자가 아닌, 시민의 얼굴을 보면 일하라고 한 말이 무색하다"고 비판했다.

전공노는 "일선 읍면동 강화를 위해 시 본청 인력을 결원시켰다고 하나 강화했다는 읍면동 또한 결원 투성이다"며 "이러한 행태들이 거창하게 기자회견까지 하며 발표했던 행정시 강화인가"라고 반문했다.

전공노는 이어 "선호 부서간, 기피.격무 부서간 인사발령 금지를 통해 다양한 인력풀을 만들어 시정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주요 보직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전문 인사가 단행됐다. 이는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의 직원들에게 허탈함을 남겼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정된 인재풀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인사라는 말이 왜 나오고,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비판을 왜 받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승진자는 누구나 도서지역 발령하기로 약속했었다"며 "그러나 소위 힘 있는 부서의 승진자는 도서지역으로 가지 않았다. 이로 인해 도서지역근무자는 순환전보가 되지 않아 가정해체의 위기마저 초래하게 됐고, 반면 일부 소외된 직렬은 어김없이 도서지역으로 발령받았다"고 지적한 후, "이것이 탕평인사인가"라고 비판했다.

전공노는 "최소한의 원칙과 상식 그리고 기회 균등에 입각한 인사를 통해 정권이 아닌 주민을 바라보며 묵묵히 일하는 다수의 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기를 바란다"며 "그것이 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조직을 만드는 기본"이라고 강조하며 '인력 빼가기' 중단을 촉구했다.

◇ 서귀포시노조 "직원 하나 없는 조직, 어떻게 굴러가?"

서귀포시도 지부장 명의의 입장을 통해 정기인사에서 나타난 행태를 강력히 규탄했다.

강문상 지부장은 "6급 이하는 실무직으로서 행정시 입장에서는 전투요원이나 진배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행정시 위상강화는 뒷걸음뿐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오죽하면 무슨 팀이네, 무슨 개혁담당이네를 신설해 놓고 직원 하나 없는 조직이 어떻게 굴러가겠느냐는 푸념도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민위한 봉사는 고위직만 하는 것도 아니며, 승진코스로 각인되는 특정 부서만 하는 것도 아니다"고 힐난했다.

그는 "남들이 꺼려하는 기피부서에서, 최일선에서, 소외된 부서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 하고 있는 공직자가 대우 받는 공직사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행정시 '인력 빼가기' 논란과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읍면동 결원을 우선적으로 보완하는 등의 방법으로 했으나, 불가피하게 결원이 생겼다"면서 "오는 9월쯤 예상되는 신규 공무원 임용이 이뤄지면 결원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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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4-08-18 16:11:54 | 210.***.***.39
내가 아는 사람도 이번에 승진했음에도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기에 뭐가 있나보다라고 생각이 드는데... 문제가 있네요....그리고 시에서도 인사담당 하던 사람은 인사때 최소한 다른 과로 옮기는게 상식적으로 맞지 않나요? 인사담당하던 사람이 같은 과 내 여전히 힘있어 보이는 자리로 옮긴다는건 자기자신의 인사에 특혜를 줬다고밖에 안보여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