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에 갇힌 교사들..."아이들이 불행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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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에 갇힌 교사들..."아이들이 불행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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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교육감 인수위, 24일 일선 교사 '타운홀 미팅' 전개
"아이들 행복 위해 실적 위주 관리방법 타파해야" 한 목소리
교사들이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에게 제주교육현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아이들이 학교에서 행복해지려면?"

추상적일 수 있는 명제가 던져졌지만 제주지역 일선 교사들의 입장은 명확했다. '실적' 위주로 아이들을 가르쳐 왔던 관리방법이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은 취임 일주일을 앞둔 24일 교사들과의 첫 상견례를 갖고 '타운홀 미팅' 방식을 도입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 들었다.

이날 오후 4시 제주오리엔탈호텔 대회의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은 이석문 당선인 인수위원회인 제주희망교육준비위원회(위원장 강재보)가 주최, '희망교육, 학교현장에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주제로 활발한 의견이 오갔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주최한 타운홀미팅이 24일 오후 4시 제주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리고 있다.<헤드라인제주>

다소 생소한 방식의 '타운홀 미팅'은 각 23개의 테이블에 배정된 10여명의 교사가 의견을 모으면, 전 테이블의 의견들을 취합해 표결에 부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참여한 교사들은 유치원 교사 9명, 초등학교 교사 113명, 중학교 교사 46명, 고등학교 교사 15명 등 총 200여명. 이석문 당선인 또한 한 테이블에 배정돼 교사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 당선인은 "감시하는 사람도, 눈치 주는 사람도 없다. 아이들만 바라보면서 활동할 수 있는 행복한 교실을 꿈 꾸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맘껏 해 달라. 여러분이 제주교육의 미래를 설계한다는 생각으로 설계도를 만들어 달라. 저는 이를 바탕으로 제주교육을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첫 번째 명제로 제시된 주제는 '제주도 교육현안에 대한 선생님들의 생각은?'이었다.

교사들은 △작은학교 살리기 방안 △현행 제주형자율학교 운영의 현실화와 혁신학교 도입 방안 △현행 고입제도의 문제점 및 바람직한 고교체제 개편 방안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중 '제주형 자율학교 운영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111명의 교사들이 표를 던져 중론으로 채택됐다. 고교체제 개편 방안은 59표, 작은학교 살리기 방안은 31표의 지지를 얻었다.

핵심적으로 다뤄진 두 번째 명제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행복해지려면?'으로 던져졌다.

이에 대해서는 △학생 흥미를 고려한 교육 및 교보재 개선 △지속가능한 또래 집단간의 관계형성 프로그램 △학교폭력 예방과 대응방식의 문제점 개선 △선행교육 금지법, 보충수업 부담 경감, 인격적 대우 △실적위주 관리방법 개선 △초등과정 학력평가 지양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신광초등학교에 근무하는 한 교사는 "현재의 학교 교과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에는 대학진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아이들의 서열이 정해진다"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과과정을 개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교사는 "교사들에게는 아이들의 행복에 대해 연구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수업이 끝나면 오늘 주어진 업무를 끝내는 데 급급한 상황이다. 제학력갖추기평가 등의 일괄식 평가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아이들의 교육을 재정립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학교 운영이 평가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실적중심의 학교문화 풍토가 생기고 있다"는 문제제기와 함께 "실적을 강요받음으로써 학생들도 불행하다. 실적중심의 학교평가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터져 나왔다.

표결이 진행되자 '실적위주의 관리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참석한 교사들 중 107명의 교사가 이에 동조한 것.

학생 흥미를 고려한 교보재 개선이 27표, 선행교육 금지.보충수업 부담 경감 16표, 초등과정 학력평가 지양 12표 등이 뒤를 이었다.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행복해지려면?'이라는 주제의 제3토론도 같은 맥락을 보였다. 여러 의견 중에서 '행정업무경감.행정실무사 배치.자기개발방안 제시' 제안이 86표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이에 이석문 당선인도 "지금까지 정부가 요구하는 각종 업무에 대해 교육청은 더 많은 요구를 덧붙여 과도하게 만들었다"며, "이를 학교현장에 내려 보내니 교사들이 부담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고 일선 교사들의 고충에 공감의 뜻을 표했다.

이 당선인은 "앞으로 교육감이 자율권을 발휘해 교육부가 요구하는 각종 업무에서 적어도 10% 정도 줄일 것"이라며, "교육지원청, 교장들도 교육청의 업무를 줄이도록 자율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업무를 덜어낸 자리에 교사들이 아이들과 사랑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행정실무사 배치와 현행 학교평가 폐지 등도 근본적으로 고민해 진정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제주교육을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헤드라인제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인수위원회가 주최한 타운홀미팅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주최한 타운홀미팅이 24일 오후 4시 제주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리고 있다.<헤드라인제주>
한 교사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주최한 타운홀미팅에서 제주교육현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한 교사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주최한 타운홀미팅에서 제시된 안건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주최한 타운홀미팅이 24일 오후 4시 제주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리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한 교사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주최한 타운홀미팅에서 제시된 안건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lt;헤드라인제주&gt;
한 교사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주최한 타운홀미팅에서 제시된 안건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주최한 타운홀미팅이 24일 오후 4시 제주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리고 있다.&lt;헤드라인제주&gt;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주최한 타운홀미팅이 24일 오후 4시 제주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리고 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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