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갓집 맏며느리' 김옥자씨, '효녀'로 불린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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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갓집 맏며느리' 김옥자씨, '효녀'로 불린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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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장한어버이'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 영예
"아직 해야 하는, 할 수 있는 일 많아...행복해"

"어려운 사람들에게 쌀을 나눠주던 어머니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

제42회 어버이날을 맞아 '장한어버이'로 선정된 김옥자 씨(64.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사람들 앞에 나가 상을 받는 그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40여년 간 대가족을 이끌고 살아 왔던 지난 날이 떠올랐던지 그녀의 눈가에는 작은 눈물이 맺혀 있기도 했다.

김옥자 씨(64. 제주시)가 7일 제42회 어버이날을 맞아 '장한 어버이'로 선정,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헤드라인제주>

"1972년도에 결혼하고 나서는 가족밖에 몰랐어. 우리 친정 어머니도 그러셨거든.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시부모님을 친정 부모님이라 생각하고 모셨던 것 같아"

종갓집에서 태어나 5남매 중 유일한 딸로 부모님의 사랑을 한 껏 받으며 자랐던 김옥자 씨. 운명이었는지 김 씨는 22살 되던 해에 종갓집 장남과 결혼해, 오늘 날까지 '종갓집 맏며느리'의 삶을 살고 있다.

한 울타리안, 바글바글한 대가족의 중심을 잡는 일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 일찍이 어머니를 여읜 김옥자 씨는 어머니께 마저 해드리지 못한 효도를 시부모님께 한다는 일념으로 살아 왔다고 한다. 이제는 아들, 딸들도 다 커서 직장에 다닌 지도 한참. 요즘에는 손주보는 맛에 사신다고.

"아이들이 다 크고 나서부터는 봉사활동을 했었어. 17년 정도 됐지. 뒤에서 조용히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게 돼서...누가 웃지나 않을까 모르겠네"

세화리 부녀회장, 구좌읍 여성의용소방대장 등을 역임한 김옥자 씨는 17년 세월 동안 봉사활동에 집중했다고 한다. 어르신 목욕봉사는 물론이고, 소방대원 활동수당을 청소년 장학사업에 투자했다고 한다. 그리고 봉사상으로 받은 포상금으로 김장을 담궈 소외 이웃에게 전달하기도.

김옥자 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을 줄였지만, 지역사회를 위해 힘써 온 그녀의 노력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일 테다.

"어렸을 적에 어머니께서 어려운 동네 주민들을 집으로 불러 모아서 쌀을 자주 나눠주셨어. 그 날이면 주민들이 함박웃음을 지었었지. 그 때 광경이 아직도 눈에 선해. 지금은 내가 옛 어머니의 나이가 됐는데, 아직 할 일은 많은 것 같아. 더 열심히 살아야지"

김옥자 씨는 7일 제42회 어버이날을 맞아 '장한 어버이'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하지만 김옥자 씨의 표정에는 쑥쓰러움만이 가득했다.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하는, 할 수 있는 일이 남았다는 것.

'효의 모범'인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헤드라인제주>

김옥자 씨(64. 제주시)가 7일 제42회 어버이날을 맞아 '장한 어버이'로 선정,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헤드라인제주>
김옥자 씨(64. 제주시)가 7일 제42회 어버이날을 맞아 '장한 어버이'로 선정,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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