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분향소 온종일 조문행렬..."미안해, 사랑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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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분향소 온종일 조문행렬..."미안해, 사랑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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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체육회관 합동분향소, 첫날 1500명 추모객 찾아
학생, 학부모, 시민 등 발길 이어져..."어른들이 부끄럽습니다"

28일 오후 5시쯤,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이 정성껏 준비한 국화꽃 한아름 들고 제주도체육회관에 마련된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나자 사고 수습지원 모금운동과 실종자 무사귀환을 펼쳤던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다.

눈시울을 적시며 분향을 마친 학생들은 제주도 수학여행 추억을 기대하며 세월호에 승선했다가 참변을 당한 한살 어린 단원고 학생들을 기리며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좋은 곳으로 가길 바랄게... 내가 할 수 있는게 이것밖에 없어서 미인해..."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길 바랄게. 언니가 기도할게. 응. 미안하고 사랑해!!"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고교생들. <헤드라인제주>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방명록. <헤드라인제주>

어린 자녀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여성 학부모는 임형주의 추모곡 '천개의 바람되어' 노래가 흘러나오는 제단 앞으로 들어서면서부터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미안하다. 아가들아. 사랑한다... 단원고 애들아 하늘에서는 부디 춥지 말고 따뜻한 곳에서 너희 가족들을 잘 지켜봐주렴."

자녀 3명과 함께 분향소에 온 한 엄마의 슬픔도 마찬가지. 어린 유치원생 자녀는 집에서 미리 준비해둔 그림 편지를 제단에 놓았다.

"단원고등학교 언니, 오빠 그리고 선생들에게.
하늘나라 가서 힘들지 않게 지내고 그리고 사랑해요."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제단앞에 놓여진 한 유치원생의 그림편지. <헤드라인제주>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방명록. <헤드라인제주>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학부모가 슬픔에 잠겨있다. <헤드라인제주>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헤드라인제주>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헤드라인제주>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은 너나 할 것없이 참담한 현실에 한없이 자책했다.

"마음이 너무 아프구나. 어른이 되어서...너무 미안하고...사랑하고..."

"어른으로서 너무도 부끄럽고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죄송합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 푸른 꿈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어른들이 잘못했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슬픔에 잠겨있다. <헤드라인제주>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흐느끼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방명록. <헤드라인제주>

오전에 분향을 하며 크게 흐느꼈던 오영순씨(제주시 삼양동).

"아직도 바다속에 있는 아이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향소를 찾았다"며 "실종된 아이들이 꼭 구조돼서 부모님 품으로 돌아가길 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자식 같은 아들 딸들인데 그 모든 자식들이 물 안에 가득 있을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TV를 보면 눈물이 나고 너무 슬프 마음 뿐이다. 부모라면 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명수씨(이도1동)는 "방송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파 분향소 찾게 됐다"며 "일찍 구조됐으면 희생된 아이들의 수가 훨씬 줄어들었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방명록. <헤드라인제주>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방명록. <헤드라인제주>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헤드라인제주>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우근민 제주지사를 비롯한 공직자들이 조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첫날 제주 분향소에는 우근민 제주지사를 비롯한 주요 기관.단체장과 공직자들은 물론 학교 교사, 일반 시민과 학부모, 가족단위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6시 현재 약 1500명에 가까운 추모객들이 분향소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합동분향소는 초.중.고 학생들은 물론, 시민들, 그리고 직장인들까지 분향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분향소는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된다.

분향소에는 제주자치도 과장급 공무원을 책임자로 해 15명의 간부공무원이 매일 3교대로 해 상주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과 경찰, 자치경찰 등도 배치돼 추모객들의 질서유지와 분향소 주변의 교통과 질서유지에 나서고 있다.

교육청은 학생들의 단체분향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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