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편견 뚫고 수필가 되던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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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편견 뚫고 수필가 되던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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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의 오늘] 초심을 잃지 말자

사진 하나를 스마트 폰 사진첩에 저장했다.

지난 2003년 장애인 문학창작교실 수료할 때 작품 모음집 사진이다. 지금의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모체가 되었다. 오랜만에 보니 감회가 새롭고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찜통 같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수료생들이 이대로 끝나기 아쉬워 정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공부해 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모임이다.

회원들이 써 온 작품들을 낭독하고, 선생님께서 첨삭해주신 내 글을 받아든 순간 너무 충격이었다. 하얀 종이가 온통 붉은 펜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나도 고등학교 때에는 교내 백일장에서 대표로 수상도 하고, 한번은 도내 초, 중, 고등학생 독후감 경진대회에서 ‘고등부 가작’으로 당선되어 담임선생님 허락 하에 친구랑 같이 도교육청에서 교육감으로부터 직접 상을 받고, 여러 선생님에게 축하인사도 많이 받았는데 속상했다.

첨삭한 내 글을 보니 맞춤법도 많이 틀렸고, 문장 배열도 뒤죽박죽이었다. 한동안 고민에 빠졌다. 계속해야할지 아니면 여기서 접어야할지를….

사실, 글 쓰는 것은 틈틈이 취미생활로 하면서 직장생활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심해서 직업을 갖기란 하늘에 별따기였다.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까지 다하고 연락 기다렸지만 끝내 오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장애인 문학창작교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청해서 강의를 듣게 된 것이다.

‘문학’이라는 것을 실제로 체험해 보니 내가 알고 있었던 것 하고는 차이가 있어 적응하는 데 더디긴 했다. 조금씩 익숙해지니까 별 어려움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의 쓴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그 내용에 맞는 어휘나 표현기법들을 골라서 표현하는 것인데, 실은 말처럼 쉽지 않다.

내 이름 앞에 붙은 ‘수필가’라는 타이틀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초심을 잃지 말자.’.<이성복 객원필진>
 

이성복 수필가 그는...

   
이성복 객원필진.<헤드라인제주>
이성복님은 제주장애인자립생활연대 회원으로, 뇌변병 2급 장애를 딛고 지난 2006년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가을호에서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으면서 당당하게 수필가로 등단하였습니다.

현재 그는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회원으로 적극적인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이성복 객원필진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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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희 2014-03-01 16:31:18 | 119.***.***.34
문학이란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불리워지는 어쩌면 조금은 일부 사람들에게 편견? 누구나 읽어야하 글인데도 개인차가... 수없는 인내심이 좋은 작품을 쓰게되나 봅니다^^ 힘내시구 홧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