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테마파크 '축포'...신화역사공원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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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테마파크 '축포'...신화역사공원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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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밑그림 '신화역사공원', 기대와 우려
복합리조트 투자계획 속속...퇴색된 공원조성 취지, 어쩌나

제주국제자유도시 핵심프로젝트 중 하나인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이 연이어 대단위 외국자본 유치를 성사시켜내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해 홍콩의 란딩(藍鼎)국제발전유한공사와 투자협약을 맺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이번에는 란딩그룹과 겐팅 싱가포르와의 대단위 테마파크 개발사업 참여계획을 밝혔다.

아시아 최고의 복합리조트인 리조트월드 센토사를 운영하는 겐팅 싱가포르와 란딩그룹이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에 함께 참여한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2018년까지 2조3000억원을 투자해 제주신화역사공원 A.R.H지구 251만9000㎡에 복합리조트 조성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당초 란딩이 독자적으로 해나갈 계획이었으나 세계수준 테마파크 조성에 경험이 많은 겐팅 싱가포르를 참여시켰다는 것이 JDC측의 설명이다.

겐팅 싱가포르의 참여에 일각에서는 카지노리조트가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제기됐다. JDC가 브리핑 자료를 내기 전에 이미 외신 등에서는 카지노 개발사업이라는 점이 보도됐다.  

JDC는 이를 전면 부인하며, 복합리조트에는 페르시아, 잉글랜드, 잉카제국, 이집트 등과 아시아(한.중.일)의 독특한 신화.역사.문화를 콘셉트로 한 테마파크와 테마 거리, 호텔, 컨벤션센터, 놀이공원, 공연장, 쇼핑몰, 위락·휴양시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카지노를 전제로 한 투자의향이라는 의구심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겐팅 기업자체가 말레이시아 등에서 카지노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란딩(藍鼎)국제발전유한공사의 앙지혜 회장(왼쪽)과 겐팅 싱가포르의 탄 히 텍 사장(오른쪽)이 김한욱 JDC 이사장(가운데)과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손을 맞잡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 신화역사공원 조감도. <헤드라인제주>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제주사회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엇갈려 나오고 있다.

물론 기대 또한 적지 않다. 자칫 부지만 조성한 채 장기적으로 표류할 뻔한 사업에 급물살을 타게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번 겐팅 싱가포르의 참여는 개발사업 투자유치 측면에서만 본다면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 사업은 2006년 12월 관광단지 조성계획 승인이 이뤄지면서 2007년 4월 부지조성공사가 착수, 2011년 완료됐으나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어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란딩그룹과의 투자협약, 그리고 이번 겐팅 싱가포르라는 굴지의 기업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자체만으로 박수갈채를 보내기에는 뭔가 어줍은 면이 있다. 한 눈에 보더라도 프로젝트의 목적과 내용이 본래 취지와 맞지 않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초 제주국제자유도시 핵심프로젝트를 선정할 때 서귀포시 안덕면 일대 398만6000㎡ 부지의 '신화역사공원'은 제주의 신화와 역사를 테마로 한 개발이 주목적이었다.

사업은 A지구, H지구, J지구, R지구 등으로 구분해 추진된다. 이중 란딩그룹 등이 개발하는 부지는 A.R.H지구이다. 내용은 제주의 신화.역사와는 동떨어진 복합리조트 중심이다.

JDC가 현재 제주의 신화.역사 컨셉을 담아내겠다고 한 부지는 항공우주박물관이 있는 J지구이다.

전체적인 조감도 속에서 본다면 대단위 위락시설이 중심으로 조성되는 가운데 한켠(J지구)에 제주의 신화.역사 컨셉을 채워넣겠다는 것이다.

이는 최초 구상했던 밑그림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현재까지 대단위 위락시설 개발계획만 제시됐을 뿐, J지구내에 들어설 신화.역사 컨셉의 개발계획은 마련되지도 않은 상태이다.

더욱이 우려되는 부분은 설령 앞으로 J지구내 신화.역사 컨셉의 개발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대단위 위락시설 중심의 개발사업의 그늘에 가려져 '신화역사공원'이라는 명칭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계획대로 개발된다면 JDC가 표현한 '세계수준 복합리조트'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당초 명칭인 '신화역사공원'이라 해야할지, 심각한 정체성의 문제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JDC는 제주의 독특한 신화, 역사, 문화와 함께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단지를 조성한다는 당초의 취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이해못할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JDC가 우겨댄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전체적인 밑그림이 이미 대중적 흥행성을 노린 관광테마파크로 잡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큰 손'의 투자유치를 일궈냈다는 축포에 고무되기 전에, 신화역사공원이란 명칭에 걸맞는 '밑그림'이 제대로 됐는지 다시한번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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