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살 좋은 공직자와의 동행..."우리 확 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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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살 좋은 공직자와의 동행..."우리 확 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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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제주-공무원노조, 장애인과 함께하는 '스토리기행'
모처럼의 바깥 나들이 ..."좋은 가을추억 만들었어요"

"반갑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오늘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정말 가을하늘이네요"

청명한 가을 날씨 속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아름다운 동행' 이야기는 다시 이어졌다.

인터넷신문 헤드라인제주와 제주특별자치도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고재완)이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회장 부형종)가 공동주관하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모바일(회장 한남석)이 후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이 28일 열렸다.

오전 9시, 제주시 종합경기장 앞 광장에 속속 모여들기 시작한 동행 참가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매해 상, 하반기로 나눠 동행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노조의 참여도 벌써 3년째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연중기획 '함께하는 사회'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비장애인들의 경우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갈 수 있지만, 이동권의 제약을 받는 장애인들의 눈높이에서는 어떠한 불편요소가 있는지를 찾아보고, 그 개선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출발하기 전, 김선우 제주특별자치도 환경경제부지사, 윤두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의원, 문영방 총무과장, 부형종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장 등이 참석해 동행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고재완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이웃이 행복해야 우리 모두가 행복하다 라는 말이 있다"며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며 함께하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앞으로도 보다 발전적인 행복 사업들로 계속 이어지기를 소망하며, 모두가 함께하며 나누는 행복이 더 많은 이웃들에게 전해지고 따뜻한 공동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성심 헤드라인제주 편집이사는 "차이는 그대로 인정하되, 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작은 바람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장애인 이동권 확보와 권익 옹호, 그리고 비장애인과 장애인간의 소통을 통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언론활동을 통해, 공직자분들은 행정정책을 통해 함께 하는 사회 조성에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우 부지사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소통하고 어려움을 이해하는 자리가 마련 된 것에 대해 대단히 의미있게 생각한다"며 "오늘 공무원들이 직접 현장에서 여러분들의 어려운 점을 이해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보다 나은 복지정책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형종 지체장애인협회 회장은 "오늘 공직자분들도 함께 해주셨는데, 장애인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과 더불어, 앞으로 행정당국에서 장애인복지에 대한 여러 좋은 정책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 구슬도 꿰어야 보배..."우리는 모두가 동행팀"

아침 동행팀 미팅을 마무리하고, 드디어 출발.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 처럼 이날 행사 역시 뜻을 함께 하는 이들의 참여로 총화됐다.

도민과 함께 하는 사회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는 공무원노조가 자원봉사 총괄을, 기행의 이동수단인 버스는 비너스고속관광의 강정필씨가 후원했다.

강정필씨는 2011년 행사 때마다 매번 버스 2대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손수 운전을 하며 장애인을 위한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익숙한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저는 항상 이 행사가 오길 기다린다. 정말 행복하기 때문이다"며 "그래서 오늘 행사를 준비하며 하루종일 열심히 차도 닦았는데, 모두들 의미있는 동행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제주모바일에서는 이날 탐방할 사설 관광지 2곳의 컨텍해주는 한편, 동행 지원활동을 펼쳤다.

제주영주고등학교 디지털영상학과 VJ기능반동아리의 오영옥 지도교사와 학생들도 함께 참여했다.

조금 늦더라도 '열 사람의 한 걸음'의 스토리기행은 이처럼 한명 한명의 정성, 그리고 부족함을 서로 채워지는 형식으로 총화돼 의미를 더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 버스에서도 웃음꽃 '활짝'...힘 넘치는 공직 '번쩍번쩍'

이날 기행의 탐방지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사설관광지 중 '박물관은 살아있다'와 '동춘서커스제주' 2곳.

주말을 맞아 관광객들이 크게 붐비는 가운데서 사설관광지를 택한 것은 장애인행사를 배려한 세팅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자연스런 동선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편사항을 살펴보기 위한 의미도 있었다.

그 보다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사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마음의 소통'이 중요했다.

수년째 함께 동행을 하며 소중한 인연을 쌓고 있는 공무원노조 참가팀은 버스 이동 중에서 부터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동 중간중간 마다 재미있는 게임이 진행되면서 한바탕 웃음이 그치질 않았다.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힘 넘치는' 공직자들은 하차가 어려운 이들을 번쩍번쩍 안아서 장애인들의 하차를 도왔다.

◇ '박물관은 살아있다'..."제가 꼭 이야기 주인공 같죠?"

첫 기행지인 '박물관은 살아있다'.

1만평의 대지 위에 대규모 실내전시장과 멋진 프랑스식 야외정원이 필쳐져 있는 뮤지엄인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저마다 휴대폰과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테마가 표현하는 이야기 속에 들어가 직접 주인공이 되고, 미술작품 속에서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면서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정말 사진이 환상적으로 나오네요. 제가 꼭 주인공 같죠?"

7살 딸과 함께 동행에 참가한 이현주씨는 "'박물관이 살아있다'에 처음 가봤는데 볼거리가 풍성해 좋았다. 특히 애가 너무 좋아했다. 오늘 딸과 함께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8살 때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게 이행균씨(여. 67)도 남다른 감회를 피력했다.

"지난번 동행에도 참여했는데, 갈수록 재미가 느는 것 같다. 오늘은 가을 나들이어서 멋 좀 냈다.(웃음) 이런 행사를 통해서라도 바깥 나들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예전에 르브르 박물관을 갔었는데 그때 봤던 것과 비슷한 것들이 여기(박물관이 살아있다)에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뮤지엄의 즐거움과 별개로, 이곳의 장애인 수용환경은 어떠했을까.

관람동선은 대체적으로 휠체어 장애인들이 이동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깨끗한 시설내부와 규모도 비교적 커 만족감이 높았다. 버스가 도착할 때부터 직원들이 직접 밖으로 나와 친절하게 안내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화장실 부분은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비장애인 화장실은 박물관 전반부에 위치한 반면, 장애인 화장실은 건물 내부 깊숙한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모처럼 '살아있는' 박물관을 관람한 동행팀의 얼굴에는 웃음이 만연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 '동춘 서커스'..."장애를 잠시 잊고 뛰고 날아다녔죠"

점심 식사 후 도착한 두번째 기행지인 '동춘 서커스 제주'.

어려웠던 시절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며, 88년의 명맥을 이어온 동춘서커스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찔한 긴장감을 갖게 하는 공연에 동행팀의 혼을 쏙 빼놓았다.

장애인 참가자들에게 현란한 몸놀림은 매우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서커스를 보면서 자유롭게 뛰고 다니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몸이 불편한 우리들도 그 모습을 보면서 감정이입이 되더라구요. 잠시나마 장애를 잊고 걷고 뛰고 날아다녔죠."

박성남씨(65)는 "오늘 서커스가 특히 재미있었다. 오토바이 묘기를 볼 때는 손에 땀이 한가득했다"며 "시소를 이용해 높이 점프하면서 묘기를 부리던 모습도 멋졌다. 소시적에 봤던 서커스가 생각나 더욱 즐거웠던거 같다"고 말했다.

이곳 공연장은 입구가 휠체어 이동이 무난하게 평면으로 이뤄져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화장실 공간은 매우 넓어 휠체어가 이동하기에 수월한 점이 만족도를 높였다.

서커스단측에서 공연시작 전 비장애인 보다는 장애인을 먼저 입장하도록 배려하는 섬세함도 돋보였다.

다만 공연장 관람석 배치에 있어 휠체어 장애인의 관람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휠체어 장애인석을 확실하게 구분하지 않은 점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동춘 서커스 공연.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제주영주고 VJ동아리 학생들.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 <헤드라인제주>

◇ "모처럼의 바깥 나들이 정말 좋았어요"

두곳의 관람을 모두 마치고, 중문관광단지 야외 공간에서 이날 하루를 정리하는 '소통의 시간'이 마련됐다.

지체장애인 참가자들의 소감이 이어졌다.

김양숙씨는 "관광을 나온 것은 3년만이다. 오늘 날씨도 좋아서 컨디션도 괜찮았다"고 피력한 후, "주변에서 말로만 듣던 서커스를 봤는데 너무 좋았다. 즐거운 시간이 됐다"며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뇌변병 2급 장애를 딛고 수필가로 등단해 활동하고 있는 이성복씨는 "저는 지금 오늘 있었던 동행에 대해 어떻게 시를 쓸까 고민하고 있다"며 "너무 반가웠고, 고맙다"고 말했다.

3년전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입은 김성희씨는 "오늘 정말 즐거웠다. 3년전 사고를 당해 장애를 입었지만, 이제는 장애를 친구삼아 놀러도 다니고 함께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제주시 아라동에 사는 안순선씨는 "방구석에만 있다가 모처럼 바깥나들이를 한 분들이 저를 비롯해 많은 줄로 안다"며 눈시울을 붉힌 후, "너무 힘든데 구경나와서 멋있는 서커스도 보고 박물관도 구경하고, 아무튼 너무 너무 기쁘고 도움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지난 동행 행사에도 참가한 바 있는 핸드사이클 세계랭킹 7위인 김정임씨(48)도 한 마디했다.

처음 꺼낸 말은 '저 취직했어요'였다.

최근 사회복지법인 삼다가 운영하는 제주장애인 보조공학서비스지원센터에 입사한 것이다. 올해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차지하고 인도아시안월드컵 금메달을 차지한 그녀의 현재 랭킹은 4위이다.

그는 "오늘과 같은 동행행사가 꾸준히 진행되는 것이 정말 다행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올 봄 행사 때에도 그는 "장애인이라고, 몸이 불편하다고 활동하지 않으면 안된다. 자주 밖으로 나가 활동하려 해야 한다"면서 장애인들의 활동을 적극 독려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쪽팔 장애를 입은 공문기씨도 이날 공직자들의 솔선수범하는 자원봉사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 "저희들이 오히려 배웠어요...연락처 챙기셨죠?"

자원봉사에 나왔던 이들도 한마디씩 했다.

최영민 양(18. 제주영주고2)는 "그동안 실내에서 하는 봉사활동에는 여러번 참여했으나, 야외에서 하는 봉사활동은 처음"이라며 "너무 즐거웠고, 제가 배워왔던 것을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또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관광지도 가보고, 장애인분들을 보면서 배운 것도 많은 보람이 있었던 하루였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전체적인 자원봉사 총괄을 담당한 한제택 공무원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오늘 정말 고생 많으셨다. 오히려 저희들이 큰 도움을 받은 것 같다"면서 "동행을 하면서 느낀 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환경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반성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일정을 마치고 헤어져야 하는 순간.

공무원노조에서 준비한 직접 담근 '된장'을 선물로 받아든 참가자들은 내년 봄 동행행사 때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아쉬운 인사를 나눴다.

"제 연락처 챙기셨죠? 어려운 있을 때 꼭 연락주세요. 아셨죠?"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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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2013-09-29 09:42:19 | 61.***.***.17
공무원분들과 헤드라인 기자님들의 따뜻한 마음 느낄수 있었습니다
감사^^

영민 2013-09-28 19:42:16 | 112.***.***.117
다음에 이런기회가 또주어진다면 한번더참여하고싶습니다
몸이불편함에도불구하고 서로챙기는모습이 정말보기좋았습니다
오늘정말정말 너무 즐거웠습니다

오영옥 2013-09-28 19:27:47 | 112.***.***.84
오늘 너무 즐거웠습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에 가슴 뭉클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열사람의 한걸음에 참여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특히 제주도청 공무원 노동조합원 들의
행사에 참여한 모든분들께 한가족처럼 대해 주시는 모습들은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 분들이 있는 이상 제주도 미래는 밝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