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정화조에 묻힐뻔한 '천연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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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정화조에 묻힐뻔한 '천연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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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지코지 공사현장 동굴, 석순 등 동굴 부산물 다양 분포
소규모 불구 "동굴의 표본"...市 "공사업체 협의 거칠것"

공사현장 내에 위치한 동굴 입구 <헤드라인제주>
지난 13일 제주도 섭지코지 모 휴양콘도미니엄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용암동굴은 수직으로 'ㄱ'자 형태로 꺾인 3.6m 규모의 용암동굴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귀포시는 29일 오전에 1시간30분 가량 문화재청 이광춘 의원과 제주도 자연유산관리본부 전용문 박사, 한국지질다양성연구소 최돈원 박사 등 전문가 3명과 함께 지난 13일 섭지코지 휴양콘도미니엄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용암동굴에 대한 현황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해당 동굴은 입구에서 1.4m를 수평으로 들어간 후 바닥을 향해 'ㄱ'자 형태로 2.2m가 꺾인 수직형 동굴로, 동굴의 끝 부분에는 1.6m~2.0m의 타원형 바닥이 조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귀포시가 동굴 현황 조사를 벌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조사원들이 사다리를 이용해 수직으로 내려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전문가들은 "동굴 규모가 예상외로 작기는 하지만 다양한 동굴 부산물들이 분포해 있다"며 '동굴의 표본'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실제로 종유석 등 각종 석순은 물론 동굴산호와 규질동굴산호 등 용암동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부산물들이 분포해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서귀포시는 이 동굴의 보존상태가 양호해 교육용으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동굴이 발견된 지역이 콘도미니엄 공사 현장 외곽 경계선 부근에 위치하고 있어 공사 업체 등과 협의해 설계 변경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귀포시는 한편 정밀 조사 결과 동굴 입구에 모래가 일부 뿌려진 것을 제외하고는 "공사 업체가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동굴을 훼손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연동굴을 발견했음에도 행정관청에 신고하지 않고 공사를 계속 진행했던 점과, 지난 2004년과 2005년 문화재 지표조사 결과에 따른 공사시행 지침을 준수했는지 여부 등은 확인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해당 업체는 당초 동굴이 발견된 지역에 정화조를 매립해 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귀포시는 전문가들과 함께 동굴의 형성시기와 특징, 문화재적 가치 등의 의견을 종합해 문화재청에 보존과 활용방안 등에 관해 건의할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최돈원 지질학 박사가 탐사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고재일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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