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견 뒤로한 '탐라문화광장'..."이제와서 입 닦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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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견 뒤로한 '탐라문화광장'..."이제와서 입 닦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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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원도심 활성화 마스터플랜 수립...탐라광장 '핵심'
1308억원 예산 투입..."주민 생각 하기는 했나" 불만 토로

쇠퇴하고 있는 원도심을 되살리기 위한 '마스터 플랜'이 수립됐지만 정작 주민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플랜의 중심인 탐라문화광장 등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면서 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표명한 것.

제주특별자치도는 20일 오후 3시 영화문화예술센터에서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종합마스터플랜 및 탐라문화과장 조성사업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이전부터 추진하던 사업들을 한데 모아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한 계획이 설명됐다.

20일 오후 3시 열린 원도심 활성화 마스터플랜 설명회. <헤드라인제주>

# '원도심 활성화 플랜' 4개 분야 24개 사업 설정

총 1308억원이 투입될 원도심 활성화 플랜은 크게 △주거환경 개선 △경제관광 활성화 △문화예술진흥 △교통체계 개선 등 4개 분야에 걸쳐 24개 세부사업이 추진되도록 구성됐다.

주거환경 개선사업에는 174억원을 투입해 원도심 하수관거정비사업, 옛 제주성 정주공간 개선, 관덕로 명품거리 조성, 도심 내 도시공원 조성사업 등의 계획이 세워졌다.

경제관광 활성화 사업에는 150억원을 들여 전통시장 활성화, 옛 제주대학교병원 활용 사업, 임항로 보행환경 개선사업 등이 추진되고, 교통체계 개선에는 231억원을 들여 주차장 조성사업 등이 추진된다.

이번 원도심 활성화 플랜의 중심은 '탐라문화광장 조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예술 진흥 사업에는 752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중 산지천 인근의 탐라문화광장을 조성하는데 490억원을 들인다.

이 밖에도 김만덕 기념관 건립사업, 김만덕 객주터 재현사업, 문화예술의 거점 조성사업 등이 추진되면서 탐라문화광장을 지역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핵심사업 '탐라문화광장'...어떻게 조성되나?

탐라문화광장은 제주시 건입동과 일도1동 일대 약 4만5845㎡의 면적에 문화예술의 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메인광장으로 조성하게 될 탐라광장은 돌문로터리를 중심으로 대규모 집회행사나 탐라대전 등의 지역축제 이벤트를 개최하는 광장으로 조성된다.

산지천 동측의 산지로는 보행환경 조성사업을 통해 차로의 폭을 줄이고 보행공간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해당 거리에는 까페와 레스토랑 등의 음식테마거리도 조성된다.

북측 관문에 조성되는 산포광장은 탑동광장과 제주여객터미널 등의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제주 앞바다와 산지천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하고 제주의 상징 조형물 등을 세울 계획이다.

산지천생태공원은 450m의 하천구간 내에 기존 하천 폭을 확장해 생태습지를 조성한다.

별도의 사업으로 꾸려지는 김만덕 기념관 건립이나 금산수원지 생태공원, 임항로 보행환경사업 등도 모두 탐라문화공원 계획 안에 함께 추진되는 사업들이다.

   
20일 오후 3시 열린 원도심 활성화 마스터플랜 설명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탐라문화광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20일 오후 3시 열린 원도심 활성화 마스터플랜 설명회에 참석한 시민들. <헤드라인제주>

# 탐탁치 않은 주민들..."주민 생각 하기는 했나?"

그러나, 현장의 주민들은 제주도의 계획에 대해 탐탁치 않은 목소리를 쏟아냈다.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먼저 주민들은 교통분야에 대한 걱정을 털어놨다. 한 시민은 "중앙로터리에서 동쪽 방향으로 가는 교통량이 많은데 어떻게 해결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교통분야 담당 용역진은 "교통량을 조사해 보니 현재 한 시간에 600대에서 700대 정도 지나가고 있다"면서 "현재 조성된 도로도 왕복 4차로지만 주정차 차량이나 버스로 인해 왕복 2차로 도로나 마찬가지였다. 2차선 도로로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 다른 주민은 "동문로터리 자리를 없애고 탐라광장을 만들면 유턴하는 차량이나 좌회전 하는 차량들이 다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며 "결국 상권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이 적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주민은 "결국 기존에 있는 상권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동문로터리를 그냥 남겨둘 수 없다면 좌회전로라도 만들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산지천에 조성된 '아치형 다리'에 대해서도 많은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한 주민은 "칠성로에 들어가는 다리가 굴곡져 있어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는다"며 "예전부터 민원을 제기하면 탐라문화광장 조성할때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그런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아치형 다리의 경사로 인해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어 온다고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곤 했다.

그러나, 용역진과 제주도 관계자 등은 "재난 관련 법상 하천보다 5m이상 높여야 하기 때문에 다리를 아치형으로 만들 수 밖에 없었다"며 "주민들은 불편할지 몰라도 관광객들이 보기에는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에 주민들은 "몇년전부터 문제가 제기되서 제주도에서 이야기를 할때 추후에 논의하겠다고만 답했는데, 이런 부분들은 주민들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산지천 끝자락에 조성된 중국 피난선에 대해서도 문제를 짚었다.

한 주민은 "사업 당시 수십억원을 들여서 만들었는데, 이제 와서 없애버리는게 맞는 것이냐"고 지적했고, 답변에 나선 제주도 관계자는 "타당성 용역 진행중에 있는데, 탐라문화광장에 중국 피난선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여론도 있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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