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움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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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움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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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이야기] <38> 김홍주 /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저는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2013년 1월에 입사해서 현재 근무하고 있는 김홍주라고 합니다. 입사한지 벌써 4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의 제목처럼 2012년 10월 4일에서 19일은 저에게는 정말 소중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날은 제가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실습을 한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15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짧은 시간 동안 저는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제 자신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되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실습을 시작할 때에는 자립생활이라는 의미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첫날 실습 담당자님께서 장애인의 의미를 물어 보았습니다. 저는 당연히 다른 사람들도 생각하고 일반화 된 장애인의 이미지인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 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말을 했던 제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대답을 시작으로 실습을 시작하게 되었고, 장애에 대한 교육, 장애에 대한 불편함, 대중에게 비춰지는 장애인들의 이미지, 대중매체에서 비춰지는 잘못된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 등 정말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장애에 대한 것들을 알아갈 수 있었고, 장애의 불편함을 실감 할 수 있었습니다.

실습하기 전에는 제가 대중매체에서 보아왔던 이미지들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큰 충격으로 다가 왔습니다. 저 또한 대중매체에서 보여지는 장애의 잘못된 이미지와 고정관념, 무의식적으로 장애인 차별을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실습을 하기 전까지는 장애를 다른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주는 ‘감동의 이미지’, 늘 불쌍한 존재로 보이는 ‘동정의 이미지’, 장애를 가지는 순간 행복한 삶을 묻어버리는 ‘불행의 이미지’, 아픈 곳이 없어도 아픈 사람처럼 보이는 ‘병자의 이미지’, 나이가 들어도 어른답지 않게 보이는 ‘어린아이의 이미지’, 평생 일어서려고 노력해야 하는 ‘재활의 이미지’, 주변사람들의 도움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하는 ‘공손의 이미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공포의 이미지’, 신문이나 방송 잡지 같은 대중매체뿐만 아닌 가족 장애인 관련 행사장에서 ‘장애극복 이미지’, 장애인이란 이유로 사회에 나가서 살 수 없다. 술을 먹을 수 없다, 이성을 만날 수 없다, 등의 이미지로 생각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장애를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일반적인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지내온 것이 정말 한심했습니다.

하지만, 실습을 하면서 장애에 대해서 제대로 배우고. 자립센터에서 하는 행사 장애인문예백일장, 장애인복지법개정 운동 등을 참여하게 되면서 제가 생각한 장애의 모든 것들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우선 가장 크게 느끼게 된 것은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다른 사람이 아닌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장애인들이 외형이 조금 다를지라도 일반 사람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모든 일에 감정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다를 것 없는 한 사람이기에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실습을 하는 동안 가장 먼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감정의 순수함은 비장애인들 보다 아름답고 오히려 비장애인들이 그분들에게 배울 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과거 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을 생각하는 이미지는 동정의 이미지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장애당사자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동정의 이미지가 아닌 특별하지도 특수하지도 않은 지극히 평범하고 보편적인 삶과 이미지를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백인이 흑인을 차별하던 시대가 없어진 것처럼 언젠가는 차별 없는 세상이 와서 장애인당사분들도 한 사회에 당당한 주체가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간직하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헤드라인제주>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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