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기왕성하던 선생님, 세월이 참 빠르네요"
상태바
"혈기왕성하던 선생님, 세월이 참 빠르네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성복의 오늘] <41> 옛 선생님

며칠 전에 친구랑 같이 지인이 출연하는 마당놀이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시간 맞춰 늦지 않기 위해 서둘러 출발했음에도 퇴근시간과 겹쳐 도로에서 10여분정도 밀렸다. 그러나 금방 풀려 공연장에 도착했다.

차를 주차장에 세워놓고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공연은 시작하지 않았고, 리허설 준비가 한창이다. 

잘 보이는 앞줄에 자리를 잡고 앉아 팸플릿을 들춰봤다. 출연진들을 보니 내가 평소에 알고 지내는 지인들 사진도 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 하나의 사진에 눈이 고정됐다. 이름을 번갈아 보니 어딘가 낯이 익숙한 사진이었다. 그분은 바로 나의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셨다. 여기에 단역 까메오로 출연하셨다. 

그때는 군 복무를 금방 마치고서 바로 교직생활을 해서인지 군기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떠들거나 말썽피우는 학생들에게 군대식으로 체벌과 기합을 줬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린 마음에 무섭고 두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의 늠름하고 혈기왕성했던 때와 지금의 사진 속 모습을 보니 새삼 세월의 변화가 빠르게 느껴져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렇게 초등학교 학창시절을 보내고 사회생활을 하느라 잊고 살다가 우연한 장소에서 선생님을 뵈니 반갑고 기뻤다. 

공연이 끝나고서 지인과 전화통화를 하는 중에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지금도 모 초등학교에서 교장 선생님으로 계신다고 한다. 

“선생님, 저 기억하시겠습니까?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헤드라인제주>

 

이성복 수필가 그는...

   
이성복 수필가 겸 헤드라인제주 객원필진.
이성복님은 제주장애인자립생활연대 회원으로, 뇌변병 2급 장애를 딛고 지난 2006년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가을호에서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으면서 당당하게 수필가로 등단하였습니다. 

현재 그는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회원으로 적극적인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이성복 객원필진/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