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업무보고 백태...'윽박지르기', '명배우',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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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업무보고 백태...'윽박지르기', '명배우',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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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도의회 업무보고에서 표출된 의원들의 '질문행태'
"다짜고짜 윽박"..."배포된 자료 줄줄줄"..."홀연히 사라지는"

제9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의 임기도 후반부를 향해 가고 있다. 1년 후면 다시 새로운 '지역일꾼'을 뽑아야 할 시점이다.

지역민의를 수렴해 반영하고, 도정에 정책 견제와 감시,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았다.

그런데, 피로감이 누적된 때문인지, 올해들어 처음 열린 제303회 임시회 회기 중인 도의회의 업무보고 진행과정을 지켜보고 있자면 다소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철저하게 준비되지 못한 듯한 모습이 자주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당국의 업무보고 준비도 소홀한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상식이하의 질문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 '윽박 지르기형' 질문..."칭찬할 때도 윽박 지르네"

A의원은 윽박을 지르면서 발언을 시작해 윽박을 지르며 발언을 마친다. 사안의 경중을 떠나서 A의원의 발언은 대개 높은 데시벨(dB)을 기록한다.

쩌렁쩌렁한 목소리의 소유자인 A의원은 피감기관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심지어 칭찬을 할때도 윽박을 지르는 스킬을 구사하고는 한다.

문제는 윽박을 지르는데 주력하다보니 집행기관으로부터의 설명을 전혀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연설명이나 해명이 필요한 사안들도 묵살하기 일쑤다.

한창 지적을 하던 도중 상대가 해명을 하려하면 호통을 친다. 발언이 끝난 후에도 지체 없이 "이상입니다"라고 맥을 끊어버린다.

집행부를 견제하는 것도 의회의 중요한 역할이지만 '상생'으로 발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모습이다.

◇ '명배우형 질문'..."배포된 보도자료와 토씨 하나 틀리지 않네"

매너 좋기로 정평이 난 B의원. 그의 문제는 발언권이 주어지면 준비된 자료의 범주 안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정책자문위원들이 준비해 준 것으로 보이는 사전에 배포된 보도자료와 B의원의 발언은 토씨 하나까지 똑같다. 자료가 출중해 발언의 '세련미'를 잃지는 않지만 질의응답이 오가면 전문성의 부재가 여과없이 드러난다.

분명 날카로운 질문임에도 피감기관 대상자의 답변을 들은 이후에는 곧바로 수긍해버린다. 간혹 역질문을 할때도 있지만, 오히려 초점을 흐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배포한 자료의 내용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취재진들이 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미리 배포된 자료를 받은 기자가 해당 의원에게 "오늘 이러이러한 질문을 할 예정이죠?"라고 물으면, 오히려 "아, 그렇습니까?"라고 되물었던 해프닝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B의원의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이 같은 사례는 각 상임위원회에 배정된 전문위원.자문위원 등에게 업무를 떠넘겨버리는데서 발생한다.

의원의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세워진 전문위원을 보고 있노라면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다.

◇ '유령형 질문'..."회기 중 홀연히 자취를 감춰버리는"

윽박을 지르든, 책을 읽든, 나름의 노력을 기울인 의원들은 그나마 양반이다. 회기가 시작되면 홀연히 자취를 감춰버리는 의원들은 답이 없다.

지난 18일을 시작으로 올해 첫 제주도의회 회기가 시작됐다. 주요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정책심의를 거치고 있다.

그런데, 몇몇 의원은 종적을 감춰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문제의 의원들은 일전에도 비슷한 전례가 있다는 것이 문제다.

제주도의회의 연간 회의 총일수는 130일을 초과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일부 의원의 경우 본회의 출석도 그렇지만, 상임위원회별 출석률을 보면 혀를 내두를만 하다.

◇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어떻게 의정활동 실적 '포장'할까?

제주도의회 한 관계자는 "의원별로 의정활동의 형태는 다르지만 그래도 책임의식은 가져야 하지 않겠나"라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 관계자는 "의원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도의회를 싸잡아서 폄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물론 이러한 사레는 일부 의원에 해당되는 문제다. 상당수 의원들은 자신들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어필에는 백번 동감한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의 이러한 행태는 전체 도의회를 평가절하하게 하는 기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 웃지못할 일부 의원들의 행태가 열심히 하는 의원들의 모습보다 더 클로즈업 되어 다가오게 되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해당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4년 의정활동'에 대해 어떻게 포장할지가 궁금하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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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2013-02-22 21:29:11 | 59.***.***.81
왜 실명은 밝히지 못하는지요?

도민의 알 권리 아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