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주민' 시위에, 우근민 지사 '마이크' 잡고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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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주민' 시위에, 우근민 지사 '마이크' 잡고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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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사, '양계장 반대' 시위현장 적극적 중재 눈길
"주민 피해 없도록 최선 다할 것"...지사 얘기에 상황 종료

우근민 제주지사의 고향인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주민들이 14일 지역내 들어서는 J영농조합법인의 양계장 건설을 반대하며 제주도청 앞에서 격렬한 항의시위를 벌인 가운데, 우 지사가 이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우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도지사 집무실에서 종달리 지역주민 대표단과 면담을 가진 후, 오후 3시30분께에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도청 현관 앞 계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집단 시위현장에 도지사가 직접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시위를 하는 주민들이 다름아닌 자신의 고향인 점을 의식한 것이다.

우 지사가 나오자 시위하던 주민들도 일순간 조용해졌다.

양계장 반대 시위현장에 직접 나서 마이크를 잡고 입장을 밝히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양계장 반대 시위현장에 직접 나서 마이크를 잡고 입장을 밝히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양계장 반대 시위현장에 직접 나선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우 지사는 주민들로부터 마이크를 건네받은 우 지사는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우 지사는 "아까 주민대표자들과 많은 이야기도 나눴고, 제주시 부시장과 읍장을 불러 단단히 이야기를 해 놓았다"면서 "또 J영농조합법인의 사장과도 직접 통화를 해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J영농조합법인) 사장에게 지역주민들이 이렇게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데 제대로 사업이 되겠느냐. 마을주민들과 잘 논의를 하고 사업을 추진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중재에 나설 것을 약속하며 주민들을 달랬다.

양계장 건설과 관련한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대법원에서 승소판결이 나온 만큼 행정에서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 "그래도 주민들이 불편을 격지 않도록 중재를 할테니 주민들도 양계장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해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말을 끝낸 우 지사는 시위현장에 있는 주민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도지사 면담이 있기 전까지 크게 격앙됐던 주민들은 상당히 진정된 모습이었다. 우 지사가 악수를 건네자 주민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우 지사가 돌아가자, 현장에 있던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사님 말씀도 있었고, 이 정도면 된 것 같다"는 입장과 함께, "그래도 뭔가 확실하게 답을 줘야 할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시위현장에 직접 나서 주민들을 설득한 효과가 있었던지, 주민들은 이날 시위를 마무리하고 돌아가면서 5시간 넘게 계속됐던 상황은 일단락됐다.

◇ "우리도 행복하게 살 권리 있다. 양계장 절대 반대"
 
앞서 주민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제주도청 앞에 속속 집결한 후, 10시30분께에는 주민들이 도지사 면담을 요구하며 기습적으로 도청 현관 앞까지 몰려가 청사내 진입을 시도하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주민들은 양계장 건설 반대의 뜻을 전하기 위한 화형식까지 벌였다. 화형식이 진행되는 도중에는 이를 저지하는 청원경찰 및 제주도청 직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한 주민은 "우리에게도 청정한 지역에서 살고 싶은 행복추구권이라는게 있다"면서 "아무리 영리사업이 중요하더라도 주민들을 무시하며 막무가내로 공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또다른 주민은 "양계장 유치는 지역주민들의 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을 무시하는 행사"라며 "종달리에 양계장을 지어 청정 제주를 파괴하려 하는가"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양계사업 허가를 철회하고 무허가로 운영되는 양계장을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 "앞으로 물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결의문에서 "우리 주민들은 생존권과 행복추구권, 자존을 추구하고 청정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이번 파문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행정당국은 양계사업 허가를 즉각 철회하고, 무허가로 운영하는 양계장에 대한 진상규명 및 강력한 처벌을 하라"고 요구했다.

또 "제주도는 농림부 및 제주도가 지원한 정책보조금 지원에 관해 전면 공개하고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양계사업을 게속해 진행할 경우 물리적 행동으로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우근민 도지사는 사업중단 제재기준을 즉각 마련할라"고 요구하며, 이러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끝까지 투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건설중인 J영농조합법인은 종달리 9547㎡에 연면적 7130㎡, 지상 2층 11동 규모로 양계장을 조성하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 2010년 J영농조합법인이 양계장 건축허가를 신청하자 "축산분뇨 냄새를 차단할 수 없고 대기오염 등에 의한 환경오염 발생 우려가 있다"며 허가를 내리지 않았다.

이후 사업자는 제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9월 대법원 판결에서 승소했다. 현재 양계장은 토목공사가 한창이다. <헤드라인제주>

항의시위 과정에서 도청 앞에서 화형식을 가지려 했으나 청원경찰과 도청 직원들이 이를 막으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헤드라인제주>
항의시위 과정에서 도청 앞에서 화형식을 가지려 했으나 청원경찰과 도청 직원들이 이를 막으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헤드라인제주>
항의시위 과정에서 도청 앞에서 화형식을 가지려 했으나 청원경찰과 도청 직원들이 이를 막으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헤드라인제주>
화형식을 막으려는 충돌이 계속되자 한 주민이 준비한 드럼통에 불을 붙이면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헤드라인제주>
불이 붙은 드럼통을 사이에 놓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종달리 주민들과 청원경찰들. <헤드라인제주>
항의시위 과정에서 도청 앞에서 화형식을 가지려 했으나 청원경찰과 도청 직원들이 이를 막으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헤드라인제주>
양계장 건설을 반대하는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지역주민들이 14일 우근민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기습적으로 도청 현관 앞으로 몰려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도청 현관 앞에서 도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종달리 주민들. <헤드라인제주>
제주도청 현관 앞에서 도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종달리 주민들. <헤드라인제주>
제주도청 현관 앞에서 도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종달리 주민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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