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천주교 신부들이 제주해군기지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강정마을에서 시국미사를 가졌으나 미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또다시 경찰이 이를 가로막고 중단시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날 미사에 참석했던 신부들은 지난 8월 강정에서 발생했던 영성체 훼손 사건 이후 또다시 벌어진 종교행사에 대한 침탈행위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미사가 시작된지 30여분 후 '합동참모대학'이라는 표시가 붙은 버스 4대가 해군제주기지사업단을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천주교 시국미사로 인해 진입이 불가능하자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이 출동, 미사를 중단시키고 신부들을 도로 밖으로 고착시켰다.
미사를 진행 중이던 신부와 마을주민, 활동가들이 이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으나 경찰들은 고착을 풀어주지 않았고, 결국 버스 4대가 지나간 후에야 천주교 신부들과 마을주민들은 겨우 경찰들의 고착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천주교 신부들은 "종교행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아무런 언급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경찰이 출동해 미사를 중단시키고 신부들을 고착시킨다는 것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일"이라면서 "지난 8월 이같은 경찰의 행동에 의해 영성체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아무런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천주교 신부들은 거세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이동민 서귀포경찰서장이 천주교 신부들과 면담을 갖기도 했으나 면담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약 30분에 걸친 실랑이 후에야 천주교 신부들은 다시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앞에서 미사를 재개했다.
이에 대해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은 "미사가 진행중이라 버스가 해군기지사업단 내부로 들어가지 못한다면 사전에 양해를 구해도 되는 일 아니겠느냐"면서 "그런데도 경찰은 아무런 이야기 없이 미사가 진행되는 현장에서 '업무방해가 된다' 한마디를 한 후 바로 신부들을 고착시켰다. 이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 버스에 누가 타고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군복을 입거나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경찰에 의해 고착된 신부들의 모습을 보면서 낄낄거리며 비웃기도 했다"고 성토했다.
고 위원장은 "오늘 시국미사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오신 신부님들이 현장에 계셨는데 이런 모습을 보고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시더라"면서 "이같은 모습이 지금 강정에서는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국미사에 참가한 신부들은 이날 오후 7시 제주시 중앙성당에서 열리는 구속자 석방을 위한 시국미사에 참가했다.
이와 함께 '구럼비 시민불복종 운동'을 제안한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신용인 교수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강정 현장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13일에는 생명평화 침례교회 담임목사인 최현국 목사와 전북 모산 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인 이봉원 목사가 피켓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