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투쟁'...전국시민행동 "제주해군기지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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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투쟁'...전국시민행동 "제주해군기지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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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 집회
해군기지 강력저지 결의...양용찬 열사 21주기 추모제도 열려

최근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가 24시간 밤낮없이 진행되면서 매일같이 강정에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시민행동이 제주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강력한 투쟁을 결의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추진위원회,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양용찬열사 추모사업회는 10일 오후 3시 서귀포시 강정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앞에서 제15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촉구 전국시민행동 집회를 가졌다.

양용찬 열사 21주기 추모제를 겸해 열린 이날 행사에는 거센 바람과 폭우 속에도 불구하고 마을주민과 활동가, 종교인 등 150여명이 참여해 제주해군기지 건설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제15차 제주해군기지백지화 전국시민행동 집회. <헤드라인제주>
제15차 제주해군기지백지화 전국시민행동 집회. <헤드라인제주>
제15차 제주해군기지백지화 전국시민행동 집회. <헤드라인제주>

행사는 제주해군기지 건설현장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활동가 장성심씨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장씨는 얼마 전 제주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활동 과정에서 두 다리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후 목발에 의지한 상태로 제주해군기지 건설현장 앞에서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나흘째 물과 소금조차 거부하는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장씨는 "주야로 경찰은 불법을 수없이 저지르면서 국민들의 인권을 무참히 유린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깊은 밤에 경찰이 공사차량 통행을 위한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올해 국방비 예산은 96% 삭감됐는데 지금 하고 있는 공사비가 무엇이냐. 바로 지난해 이월된 예산을 쓰고 있는데 이게 제일 우습고 명확한 불법인 것"이라면서 "국가의 한해 예산이 그 해에 못쓰여지면 국고로 환수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이 부분에 대해선 국회의원들이 눈감아주고 있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다음달 말이면 내년 예산안이 최종확정되게 되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반드시 지켜볼 것"이라며 내년 제주해군기지 예산의 전액 삭감을 요구했다.

특히 정씨는 "올 봄 한 활동가가 힐러리 미 국무총리에게 강정해군기지 공사중단을 해달라는 편지를 보냈는데 며칠 전 답장이 왔다. 그 답장에는 '미국무총리로서 나는 미국의 안보강화와 세계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 회복에 헌신돼 있다'고 써 있었다"면서 "이게 제주해군기지가 곧 미 해군기지라는 명확한 답변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성토했다.

정씨는 "그동안 많은 분들의 노고 속에 미해군기지가 불법적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음은 이미 밝혀졌다"며 "앞으로 미국과 한국의 대통령이 누가 됐든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에 걸림돌이 될 것이 확실한 이 문제에 대해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성명을 통해 입장을 밝힌 정씨는 그자리에서 바로 삭발을 하면서 앞으로 해군기지 저지 투쟁에 총력을 다해 나가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장성심씨가 삭발을 하기에 앞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활동가 장성심씨가 제주해군기지 저지를 결의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김종일 "해군의 24시간 공사는 내년 예산을 받기 위한 꼼수"

정씨의 삭발식이 끝난 후 평화와 통일을 여는사람들의 김종일 전 사무처장이 무대에 올라 발언에 나섰다.

김 전 사무처장은 현재 강정에서 강행되고 있는 해군의 24시간 공사가 내년 해군기지 예산을 받기 위한 꼼수임을 강조하면서 반드시 이를 저지해 해군기지 백지화의 토대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사무처장은 "지난해 이월된 해군기지 예산이 1075억원인데 지금까지 780억원 가량이 집행된 상태로 아직까지 280억원 가량이 남아있는 상태"라면서 "해군은 지금 이 280억원을 모두 사용하기 위해 24시간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예산을 아직도 다 사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간다면 내년 해군기지 예산이 승인나지 않을 것임을 해군측도 알고 있기 때문에 24시간 불법공사라는 꼼수를 쓰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를 막아낸다면 내년 예산삭감은 물론 해군기지 백지화와 전면재검토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사무처장은 "앞으로 14개팀을 구성해 매일 12시간씩 2교대로 24시간 해군기지 공사 저지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총력적인 저지활동을 통해 해군기지 공사를 막아내고 내년에는 해군기지 백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 강동균 "국가공권력이 압박하더라도, 반드시 막아낼 것"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지금까지 많이 힘들었고, 앞으로도 힘들겠지만 우리는 이길 수 밖에 없다"며 반드시 제주해군기지를 막아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회장은 "지난 한달간 전국평화대행진을 진행하며 보니까 우리 말고도 아픈 곳이 너무 많다. 그 아픈 상처들의 치유를 강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우리는 정당성과 명분, 추구하는 삶이 있기에 제주해군기지를 반드시 막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국가공권력이 우리를 압박하더라도 이를 산산조객내 막을 수 있다. 지금 강정에서 24시간 공사가 진행되면서 폭행과 탄압이 이뤄지고 있지만 누가 우리를 제압한 사람이 있느냐"면서 "우리는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어려움에도 힘을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로 우리가 하는 일들이 반드시 이뤄지고 강정에서 시작된 평화의 노래가 전국으로, 전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라면서 "조금만 더 힘내고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가 끝난 후 오후 7시부터 강정 코사마트 사거리에 위치한 평화센터에서 양용찬열사 21주기 추모문화제가 진행됐다. <헤드라인제주>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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