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제주해군기지 문제 대통령이 사과해야"
상태바
안철수 "제주해군기지 문제 대통령이 사과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정주민과 대화..."제가 대통령되면 방문해 사과하겠다"
"해군기지 왜 강정이어야 하는지 주민동의 구했어야"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2일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제주해군기지는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비롯해 과정상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이 직접 강정마을을 방문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은 안 후보는 강정마을회관에서 마을주민들과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강동균 마을회장의 인사말과 제주해군기지 추진과정과 반대활동 경과보고, 그리고 안 후보와 주민들간의 대화 순으로 진행됐다.

강정마을을 방문한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안 후보가 강정주민들과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안 후보가 강정주민들과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정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안철수 후보. <헤드라인제주>
우선 안 후보는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언론을 통해 (해군기지에 대한) 많은 말을 듣고 있고, 주민들간의 괴로운 일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오늘 현장을 직접 찾아뵙고 주민들의 말을 들은 후 판단하기 위해 방문했다. 많은 말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강동균 마을회장은 "안 후보님이 직접 강정마을을 찾아준 것에 대해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면서 "현재 해군기지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강정마을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 다양한 사안으로 아픈 곳들이 많이 있다. 이런 곳들과 (안 후보가) 함께하며 힘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인사말이 끝난 후에는 고권일 위원장의 제주해군기지 추진과정의 문제점 및 반대활동 경과보고와 마을주민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발언을 통해 마을주민들은 제주해군기지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설계오류 등의 각종 문제점들을 비롯해 강정마을 공동체 파괴, 해군기지 반대 항의과정에서 벌어지는 각종 폭력과 인권탄압 문제, 농토 강제수용 문제 등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다.

이같은 마을주민들의 발언을 들은 안 후보는 "지금 강정마을에서 제공한 자료와 여러분들의 말씀을 듣다 보니 마음이 아프다. 국가가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줘야하는데 불행과 고통에 빠지게 한 것 같다"면서 "4.3사건에 대한 상처가 아직 치유되지 않고 있는데 이 같은 일이 다시 생기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해군기지 진행상에 처음 약속했던 부분과 다르게 진행되는 부분에 대한 말도 있었는데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 대통령과 정북 관계자들이 직접 마을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다시 강정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의 말씀을 다시 경청하고 사과드리겠다. 전임정부의 일이지만 대통령으로서 해야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크게 보면 두가지 사안이 문제인 것 같다. 우선 첫번째는 과연 대한민국에서 제주에 해군기지가 필요한가의 문제, 그리고 두번째로 강정을 선정할 때 과정상에, 그리고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가 문제를 봐야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해군기지가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일반국민들이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동안 여러 정부에서 같은 결론에 이르렀는데 제가 고급정보를 접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다들 이념도 다르고 국제적 상황도 다른데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면 제주에 해군기지가 있는 것이 국가안보에 필요하다는 것은 동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안 후보는 "그러나 과연 해군기지가 강정일 수 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강정일 수 밖에 없다면 주민동의를 충분히 구하고, 앞서 시행상에 약속했던 것들을 잘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안 후보는 안 후보는 강정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안 후보는 "출마선언 후 40여일간 첨예한 갈등의 현장들을 방문해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들었다"며 "쌍용과 현대자동차 고공농성현장, 그리고 오늘 강정을 방문해 이야기를 듣는 이유는 우선, 제가 방문하게 된다면 전국적으로 이 사안이 방송되고, 그럼 많은 이들이 관심을 모을 수 있고, 고통받는 이들의 진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책상을 통해 보고받는 것이 아닌 현장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말씀을 직접 들어야 한다. 그래서 고통스러운 현장이지만 직접 방문해 말씀을 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지금 현재 마을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현재의 정부, 대통령이 직접 주민들의 말씀을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다시 찾아와 사과드리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 안 후보, 해군기지 공사현장 방문...주민들 억울한 심정 호소

약 1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를 마친 후 안 후보는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을 잠시 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공사현장에서는 24시간 공사강행에 대해 항의하는 마을주민들과 해군기지 반대 활동가들이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안 후보가 공사현장 정문 앞을 방문하자 연좌시위를 벌이던 마을주민과 활동가들은 "왜 이제야 오셨느냐"며 그동안 겪었던 억울한 일들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서귀포시 토평동에 위치한 감귤유통센터를 방문하고, 오후 7시에는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제주희망콘서트에 참석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게 된 입장과 제주비전에 대한 소견을 밝힐 계획이다.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 앞을 방문한 안철수 후보.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반대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정훈 목사가 안 후보에게 해군기지 현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던 한 활동가가 안 후보에게 억울한 심경을 호소하며 울부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안 후보가 연좌시위 중인 해군기지 반대 활동가를 격려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