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앞바다 제주해군기지 공사 흙탕물로 '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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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앞바다 제주해군기지 공사 흙탕물로 '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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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방지막 '무용지물'...범섬 오염우려
환경단체 "명백한 환경영향평가 협의규정 위반"

최근 해군이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밤낮없이 24시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공사장에서 흘러나온 엄청난 양의 흙탕물이 강정 앞바다로 흘러가면서 환경영향평가 협의규정 위반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오탁방지막'이 훼손돼 무용지물이 된 상태에서 공사는 게속 강행돼 자칫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범섬 일대를 오염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9일 "해군이 공사 자체를 무리하게 빠른 공정으로 진행하다보니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은 대부분 무시하고 진행되고 있다"면서 "범섬 앞 묏부리 해안 공사현장은 흙탕물로 뒤덮여 있었고, 이러한 오염물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한 오탁방지막은 훼손된 상태로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이 제시한 사진에 따르면, 해군기지 건설공사가 이뤄지는 강정 앞바다에는 바닷물이 뿌옇게 변할 정도로 흙탕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이다.

제주해군기지 건설현장. 묏부리 해안 공사과정에 발생한 흙탕물이 유출돼 바다가 뿌옇게 변한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 제주환경운동연합.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흙탕물이 유출된 지역에 설치된 오탁방지막의 왼쪽부분이 비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 제주환경운동연합. 헤드라인제주>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공사현장 사석은 육상세척해 사용토록 하고 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아 덤프트럭이 사석을 쏟아부을 때마다 비산먼지가 심하게 날리고 있고, 주변해안은 흙탕물로 변하고 있다"며 "오탁방지막은 일일점검을 통해 훼손여부를 매일 확인하고, 훼손이 확인될 경우 관련공사를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해군은 이를 위반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정포구 동방파제 옆에 조성된 침사지 규모도 무단으로 축소돼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면서 "풍랑에 제방이 무너지기도 하고 흙탕물이 주변 해안으로 유출되면서 해군이 제방폭을 넓히는 공사를 했고, 공사장내 테트라포트(삼발이)를 옮기는 등 공사를 벌이면서 현재는 지난 3월 조성당시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에 의하면 토사유출을 막기위해 침사지 겸 저류지를 1만3000톤 규모로 조성하도록 돼 있지만 해군기지 공사장내 침사지의 규격이 이를 만족하기는 사실상 역부족"이라며 "당시 제주도는 이를 문제삼아 해군의 공사진행을 중지시킨 바 있지만 현재 제주도는 이같은 문제를 인지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산먼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환경운동연합은 "해군기지 공사장은 온통 비산먼지가 날리고 야적된 토사는 일부만 방진막이 덮여있을 뿐 대부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며 "주변 올레길과 주택가, 과수원 등에 먼지가 수시로 날리고 있고, 우수에 의한 토사유출 우려도 그대로 방치된 상태"라며 "케이슨 작업장 바로 위쪽으로 큰 언덕처럼 토사가 쌓여있지만 방진덮개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해군의 무리한 공사강행은 결국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무시한 불법공사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는데 최근들어 이런 사례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제주도 당국은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지난 세계자연보전총회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시로 사후환경조사를 벌이고 있고, 해군의 공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정말로 철저한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면 이런 답변은 나오기 어렵다"며 "제주도를 비롯한 관계당국은 지금이라도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불법공사를 즉각 중단시키고 관련사항의 법적이행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 현장에 조성된 침사지의 모습. 예전에 비해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사진제공 제주환경운동연합.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건설현장. 사진 가운데 토사가 방진막 없이 노출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 제주환경운동연합.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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