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넘은 제주해군기지 공사...밤새 격렬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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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넘은 제주해군기지 공사...밤새 격렬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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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사라진 강정마을...해군, 5일째 '24시간 공사' 강행
새벽녘까지 충돌 반복...주민들 분노 극에 달했다

대선정국 속에서 해군측이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를 밤낮 할 것 없이 24시간 밀어붙이기로 강행하면서 서귀포시 강정마을은 5일째 밤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국무총리실이 서귀포시에서 제주해군기지 주변지역발전계획 설명회를 강행하려다 무산된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24시간 공사'는 29일까지 계속되고 있다.

해군측은 이날부터 강정해안가의 케이슨 제작장 건설 완료에 따라 24시간 공사체제에 돌입했다.

한밤중에도 레미톤 차량들이 밀려 들어오면서 강정마을에서는 연일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낮 시간대는 물론 한밤 중, 새벽녘까지 경찰과의 충돌로  주민들은 5일째 밤잠을 설치고 있다.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한 주민은 "강정마을을 초토화시킬 생각이 아니라면 최소 한밤 중에는 공사를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해군의 24시간 공사강행은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25일 밤부터 시작해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은 2시간 간격으로 벌어졌다.

충돌은 공사차량이 들어올 때마다 빚어졌다. 공사차량이 들어오면 주민들은 온몸으로 막아섰고, 경찰은 이들을 한쪽으로 끌어내며 고착시키기를 반복했다.

29일 새벽 공사차량이 들어오자 연좌농성하는 주민들을 강제이동시키는 경찰. <사진=강정사람들 페이스북, 헤드라인제주>
29일 새벽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 상황. <사진=강정사람들 페이스북, 헤드라인제주>
29일 새벽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공사차량이 지나가려 하자 경찰이 농성자들을 고착시키고 있다. <사진=강정사람들 페이스북,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 한밤중 상황. <사진=강정사람들 페이스북,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 한밤중 상황. <사진=강정사람들 페이스북,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 한밤중 상황. <사진=강정사람들 페이스북, 헤드라인제주>
일요일인 28일 저녁 이후 시간만 하더라도 밤 9시30분,  11시30분께에 레미콘차량이 공사장으로 진입하려 하자, 경찰은 즉각적으로 연좌농성자들을 고착시켰다.

경찰은 "업무를 방해하지 말라"며 주민들을 호대게 밀어붙였다. 주민들은 "구럼비를 깨지 말라"고 울부짖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월요일인 29일에도 새벽 1시19분, 새벽 3시13분, 새벽 5시7분 등 공사차량 진입으로 경찰의 강제이동조치로 인한 충돌이 발생했다.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주민들은 컵라면 등으로 허기를 잠시 달랜 후 항의를 계속 이어나갔다.

낮 시간대에도 상황은 마찬가지.

오전 11시30분과 오후 1시10분에도 공사차량을 가로막으려는 주민들과, 주민들을 강제 이동시키려는 경찰간의 한바탕 몸싸움이 빚어졌다.

앞서 25일 밤에는 경찰과의 충돌 속에서 활동가 고모 씨가 부상을 입고 119에 의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한 여성활동가도 경찰이 고착시키는 과정에서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 밤중 경찰과 주민들의 대치현장은 눈이 부실 정도로 대낮같은 불빛이 켜졌다.
 
강정은 한 밤 중에도 주민들의 정주권이 보장되지 않았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은 5일째 밤새도록 이어지고 있는 공사로 인해 마을주민들이 심적,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설명회 파행 당시때부터 지금까지 매일같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공사가 이뤄지고 있어 마을주민들이 쉴 틈이 없다"며 "특히 지금 감귤 출하철이다보니 마을주민들은 낮에는 과수원에서 일을 한 후 밤에는 해군기지 공사현장으로 달려오면서 전혀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 위원장은 매일같이 이뤄지고 있는 경찰의 충돌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고 위원장은 "경찰이 5일째 충돌이 이어지다보니 이제는 대놓고 마을주민들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는 것을 원천봉쇄한 후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폭력행위를 행사하고 있다"며 "마을주민과 활동가들이 수도 없이 찰과상을 입었고, 병원에 실려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성토했다.

강정주민 김모 씨 역시 이같은 상황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매일같이 공사가 진행되다보니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너무 지치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낮에는 밭에서 일하다가 밤에는 공사현장으로 달려가는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밤 늦은 시간에 집에 가서 쉬려고 몸을 뉘였는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면서 "결국 어쩔 수 없이 다시 공사현장으로 달려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24시간 공사가 이뤄지면서 경찰이 너무 거칠게 나오다 보니 몸도 많이 상했다. 특히 우리가 그렇게 몸으로 막고 길에서 24시간을 보내며 항의하는데도 경찰에 의해 고착되면서 공사차량이 운영되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자면 정말 할말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군측은 "이번 24시간 공사가 공사를 추진할 당시 계획이 됐던 부분이며, 공사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설명만 하고 있다.

해군제주기지사업단 관계자는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케이슨 제작의 경우 한번 만들기 시작할 경우 앞서 부어진 콘크리트가 굳기 전에 계속 콘크리트를 부어 공사가 이어져야 하는 만큼 멈출수 없어 24시간 공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야간공사의 경우 이미 공사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공사를 시작하기 앞서 서귀포시로부터 허가를 받았다"면서 "공사시 발생할 수 있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매시각 소음측정과 함께 흡음막 등을 설치하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사장 불빛 역시 주민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차단막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24시간 체제의 해군기지 공사가 연일 강행되면서, 강정마을에는 최소한의 밤에 편히 쉴 권리마저 박탈된 듯한 상황이다.  <헤드라인제주>

29일 오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 상황. <사진=강정사람들 페이스북,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 <사진=강정사람들 페이스북,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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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2012-10-29 20:04:29 | 119.***.***.95
유엔안보리 이사국인 대한민국에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니 정말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