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대체서식지 이전 졸속...개발 면죄부에 불과해"
상태바
"해군기지 대체서식지 이전 졸속...개발 면죄부에 불과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하나 의원, "미국기준 적용시 부실투성이"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가 이뤄지기 전 공사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붉은발 말똥게 등 희귀동식물의 대체서식지 이전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하나 국회의원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군사기지로 인한 환경오염 분석과 독립적인 환경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무부의 '멸종위기종 이주계획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본 결과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진행된 멸종위기종 서식지 이전이 졸속으로 추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발견되 서식지 이전이 이뤄진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의 붉은발 말똥게. <헤드라인제주DB>
장 의원이 조사한 보고서에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 사막거북이의 이주사례가 제시돼 있는데 총 7단계로 구성된 사막거북이 이주의 가이드라인에는 계획-조사-이주-적응 등의 전 과정에 멸종위기종 보호에 대한 세밀한 배려와 의지가 엿보인다.

우선 대체서식지 이주에 앞서 대체서식지와 제3의 지역과의 서식환경을 비교관찰한 후 대체서식지의 사막거북이와 대조군의 사막거북이의 개체수 등을 관찰하면서 대체서식지의 성공여부를 관찰하고 문제점을 파악하게 된다.

그러나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진행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의 붉은발 말똥게의 대체서식지 방사 용역보고서에는 제3의 대조군 비교관찰 부분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개조사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원서식지에서 남김없이 모두 대체서식지로 이주하는 것으로, 원래 살던 서식지가 파괴될 것이기 때문에 모든 개체를 다 이주시켜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개체는 건강검진을 하고 한마리당 5년간 9000달러가 드는 재활치료도 한다.

이 외에도 이주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이주 후의 모니터링 적용 결과 등도 제시돼 있다.

그러나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의 이식은 졸속적으로 부실하게 진행됐다. 강정마을 포구에서 붉은발 말똥게 수십마리가 고사된 체 발견됐는데 이는 대체서식지로의 이식 과정에서 붉은발 말똥게에 대한 보호 없이 통발에 넣어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맹꽁이 역시 적절한 조사 및 서식지 이전 활동이 없었는데 제주민군복합관광미항 인터넷 사이트에는 약 900마리의 맹꽁이를 이전시켰다고 했으나 이는 모두 올챙이로, 성체 맹꽁이는 모두 공사과정에서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장하나 의원은 "대체서식지가 대규모 환경파괴 사업의 면죄부가 되고 있으며, 이 마저도 매우 부실하고 졸석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해군기지 사업부지내 멸종위기종에 대한 보호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자 의원이 제출한 보고서는 국내 환경단체인 녹색연합과 해외 IUCN회원단체인 멸종위기종국제기구가 공동으로 조사한 것이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