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급률 100%?...영구임대주택 대기표는 '최소 44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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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보급률 100%?...영구임대주택 대기표는 '최소 44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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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임대주택 입주대기자 1244명..."서럽다"
"빈집은 남아도는데, 영구임대주택 입주 희망자는 3-4년 대기"

제주지역의 주택보급률이 '100%'라는 화려함 속에, 주택보급의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내에 보급된 영구임대주택은 제주시 696세대와 서귀포시 400세대 등 모두 1096세대로, 이곳의 입주율은 100%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나 국가유공자 또는 그 유족 등을 대상으로 평수는 크지 않지만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해 입주 희망자가 많은 영구임대주택의 경우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는 시간만 최소 44개월에 이르는 실정이다.

주택공급이 크게 늘면서 지표상 보급률은 100%에 이르면서 빈집이나 미분양주택이 속출하고 있지만, 정작 '없는 영세도시민'의 내집 마련의 꿈은 요원하기만 하다.

7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이헌승 의원(새누리당)이 국토해양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영구임대주택 입주를 신청한 뒤 대기표를 받아 입주할 날만을 기다리는 제주도민이 무려 1244명에 이른다.

이들이 기다리는 시간도 제주의 경우 여간 길지가 않다. 제주의 입주 대기기간은 무려 44개월로 전국 평균 22개월 소요기간에 비해 무려 갑절 이상 길다.

인천 56개월 이상, 경기 54개월 이상, 충남 44개월에 이어 제주가 4번째로 소요기간이 긴 편에 속한다. 반면 울산과 전북은 평균 입주 대기기간이 8개월로 매우 짧다. 서울은 9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에서 영구임대주택에 입주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문제는 주택보급률이 크게 높아졌고, 빈집과 미분양주택이 속출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는데 있다.
 
제주시의 주택보급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98.8%였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입주예정인 공동주택이 1만세대를 넘어서면서 2013년도에는 제주 주택보급률이 10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러한 높은 주택보급률에도 불구하고, 주택건축붐이 지속되면서 주택공급 과잉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미분양 주택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지역마다 빈집이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어려운 영세도시민들의 경우 내집 마련의 꿈을 학수고대하며 집없는 서러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적자 부담과 예산 부족 등의 문제로 행정당국이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영구임대주택 추가 건립에 쉽게 나서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영구임대주택 입주 희망자가 많아 추가 건립이 필요한 실정이지만,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을 감안할 때 세대당 평균 6000만원의 손해를 보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게 힘들 실정"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뾰족한 수가 없다는 말이다.

공동주택 공급과잉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서, 영구임대주택 입주를 소망하며 대기표만을 바라보는 영세도시민들은 앞으로도 최소 44개월이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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