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인사권 독립', 도의회 내부서도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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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인사권 독립', 도의회 내부서도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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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원 간담회, ..."준다고 덥썩 물면 100% 손해"

제주도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관련해 의회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 인사권을 자체적으로 행사한다하더라도 현 상황에 맞는 적절한 타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오후 제주도의회 제299회 임시회가 폐회한 직후 의원 휴게실에서는 전체의원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대화에서는 무엇보다 '인사권 독립'과 관련한 각 의원들의 입장이 주목됐다.

안창남 도의회 운영위원장은 인사권과 관련한 제주도와의 협의 사항을 비롯해 현재까지 추진된 주요 내용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다음 정기인사를 끝으로 제주도와의 인사교류를 없애되 도의회 소속 공무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이와 관련한 우려의 입장을 표했다. 무리한 인사권 독립 추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27일 제주도의회 임시회 폐회 직후 열린 전체의원 간담회. <헤드라인제주>

이날 간담회에서 한 의원은 "현재 생각하는데로 인사권 독립이 이뤄진다면 공무원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불이익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엄밀히 따지면 의회 업무란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발전성이 없는 업무"라며 "이러한 업무를 보기 위해 의회에 평생 묻혀있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집행기관인 제주도 보다 이를 되새기고 심사하는 기관인 의회의 경우 공무원들의 자기계발 기회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또 의회에 남는 공무원들의 경우 결국 정점에 있는 한 자리만을 바라보게 되는데, 100명이 겨우 한 자리를 위해 업무를 봐야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피력했다. 도의회 사무처장직을 염두해 둔 발언이다.

그는 "훗날 길게 보면 공무원들이 의회에만 갇혀서 지내게 하는 것은 안된다"며 "인사권 독립을 얻어내도 인사교류는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의회 공무원들의 경우 승진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한 의원은 "교류가 없는 부서의 사람들은 승진기회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 승진을 위해 배정하는 교육점수가 따로 있는데, 도의회에 있는 공무원들을 교육 차출하지 않으면 승진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정원을 관리하는 것도 제주지사인데 뭐가 아쉬워서 의회에 인력을 보내주겠나"라며 "이런 논의 없이 (인사권 독립) 덥썩 물면 100% 손해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희수 의장은 "4급 이상 공무원의 교류가 이뤄지면 인사권 독립의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4급 정도되면 의회 정책을 결정하는 분들인데 제주도를 왔다갔다 하다보면 서로 눈치를 보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권 독립과 관련한 TF팀의 결론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도의회 내부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한참 논의가 진행되는 도중 박 의장의 요청으로 급하게 비공개로 전환됐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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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R 2012-09-27 17:36:25 | 211.***.***.28
잘 아시는 분이 계시긴 하시군요.ㅎㅎㅎㅎ
의장님의 생각이 참 답답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