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입장, 왜 답답한 느낌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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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입장, 왜 답답한 느낌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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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재정지원-학자금 대출 제한 제주국제대, 수습책은
'내탓 아니다' 입장발표에 답답함...학부모 동요는 어떻게?

기존 제주산업정보대학과 탐라대학교가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제주국제대학교가 내년 정부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337개 대학 및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해 대학평가를 한 결과 하위 15%에 든 학교를 선별해 내년 각종 정부 재정지원을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재정지원 제한대상에 전국적으로 43개 대학이 공시됐는데, 제주에서는 출범 1년차인 제주국제대학교가 포함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들 대학은 내년 정부재정지원을 제한받게 돼 대학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이 아니다. 학자금 대출 제한대학 13곳이 발표됐는데, 이 대상 학교에서도 제주국제대가 포함됐다. 제주국제대의 경우 '최소 대출 대학'으로 선정돼, 학자금 대출범위가 30% 이내로 제한된다.

물론 다음연도 평가에서 대출 제한대학에서 벗어나면 학생에 대한 대출제한은 해제된다.

대출제한은 가구소득 8~10분위의 일반학자금 대출 이용자에게만 적용되며 가구소득 7분위 이하인 학생은 제한 없이 대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가 직접적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됐다는 점에서 쉽게 넘길 문제는 아니다.

전자가 대학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제재라면, 후자에 따른 불이익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교과부의 발표에 대해 제주국제대의 입장은 주목됐다. 어떤 위기 타개책을 내놓을까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1일 제주국제대가 발표한 입장은 조금 의아스러웠다. 한마디로 '내 탓이 아니라 남 탓'이라는 책임 회피성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제주국제대는 이번 불명예스러운 선정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을 결정적으로 '탐라대 매각 절차' 이행이 늦어졌기 때문으로 해석하며, 종전 이사회측의 편을 드는 이사 3명, 그리고 제주도당국에 화살을 겨냥했다.

이사 3명의 경우, 탐라대 매각관련 이사회 의결에 대해 회의록 서명을 거부하면서 대학을 살릴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내부질책이다.

제주도당국에도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난 5월24일부로 교과부의 감독권한이 제주도로 이양됐음에도 불구하고 감독 관할청으로서 제대로운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다.

제주국제대의 이 책임소재 거론은 대학 구성원들의 입장이라는 말로 전달됐다. 탐라대학교 매각승인절차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재정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자체 평가에 따른 것이란 점에서는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남 탓'으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제주국제대의 입장처럼 일부 이사들의 잘못일 수도 있고, 제주도당국의 감독권한이 미진했던 데서 비롯된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1차적인 책임은 제주국제대 당국이다. '이사 3명'의 잘못이 크다 하더라도, 외부에서 볼 때에는 그들 역시 제주국제대학의 '한 식구'인 구성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의 문제는 내부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어쨌거나 이번 일과 관련해서 대학당국에서는 최소한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하는 입장은 내놨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그 책임 통감 속에서 내분으로 비춰지는 일련의 문제에 대한 해법, 또 이번 정부 제한조치 발표에 따른 수습책 등을 내놓아야 하는데, 대학 입장이 책임소재 거론으로 시작해서 끝나고 있기에 답답한 느낌이다.
 

원성심 편집팀장. <헤드라인제주>
재정지원 대상에서 제외시킨다면 당장 학생들에 대한 양질의 수업 개선에 어려움이 있게 되고, 신입생 유치에도 적지 않게 타격을 입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자금 대출까지도 제한된다는 말에 상당한 동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출범 초기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에 제주국제대와 함께 재정지원 제외대학에 포함된 배제대학교가 발빠르게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가동시킨 것도 이러한 위기의식 때문일 것이다.

좀더 냉철하게 현 상황을 정리하고 수습책을 내놓는 것이 급선무다. 책임소재를 따지는 일은 대학 내부에서 실타래를 풀어야 할 사안이다. <헤드라인제주>

<원성심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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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2012-09-02 17:55:56 | 175.***.***.92
전문대 원서써야하는 수험생은 어쩌지? 선택의 폭이 그만큼 줄어드는데 ㅠㅠ

장사치 2012-09-03 00:27:35 | 119.***.***.95
지성의 전당, 지식의 상아탑 등등 대학의 상징은 온데 간데 없고 오로지 장사치들만 모였군 한심의 극치 ㅉㅉ

글로벌대학 2012-09-03 07:46:21 | 211.***.***.229
수준미달 대학의 결정 판

천문과학관 2012-09-04 09:18:42 | 222.***.***.125
실매듭을 풀 방법을 찾으시오!
서귀포시민과 주민이 참여하는 정책협의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책임을 남 탓하고 매각에만 눈을 돌리는 대한민국의 상아탑 제주 국제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