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반쪽토론' 이벤트...꼭 강행했어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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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반쪽토론' 이벤트...꼭 강행했어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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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주민 빠진 제주해군기지 '끝장토론'...취지 퇴색
토론회 한번 개최했을 뿐이고?...현장에선 공사강행

반대측 주민들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토론간담회의 의미는 뭐였을까.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한 '끝장토론'이 결국 정부와 찬성측만의 '반쪽 대화'로 이뤄지면서 취지는 크게 퇴색됐다.

국무총리실은 10일 오전 10시 서귀포시청 제2청사에서 제주해군기지 토론간담회를 가졌다.

임석규 국무총리실 제주도 정책관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는 해군측에서는 해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 박찬석 소장과 전 해군제주기지사업단장인 이은국 대령, 전 해군제주기지사업단 계획담당인 송무진 중령 등이 참석했다.

찬성측에서는 윤태정 민군복합 제주해군기지건설 강정추진위원장을 비롯해 강희상 사무국장, 조상우 위원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반대측 주민대표 토론자는 전원 불참했다.

이번 토론간담회는 제주해군기지 갈등문제가 촉발된 후 처음으로 정부와 해군, 찬성측 주민과 반대측 주민이 한 자리에 모여 최초 입지선정에서 부터 있었던 일들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개진하고 앞으로 문제해결방안을 찾는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반대측 주민대표가 불참하면서 토론간담회는 찬성측 주민들의 입장만 개진됐을 뿐, 반대측 입장은 전혀 개진되지 못하면서 토론의 취지는 크게 상실됐다.

이번 토론회 개최를 주선했던 임석규 정책관 역시 막바지 강정마을회가 '불참'을 선언하자, 계획된 토론간담회를 예정대로 개최하는데 의미를 두는 모습이었다.

그는 "반대측 주민들이 참석하지 않았으나 1차 토론회의 경우 사전에 협의했던 내용대로 진행하겠다"면서 토론을 진행했다.

이어진 토론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낮 12시45분께 토론은 종료됐다.

임석규 정책관은 언론브리핑에서 "오늘 토론회에 반대측 주민들이 불참하는 등 아쉬운 부분이 있었으나 민군복합항에 대한 마을유치 배경과 절차, 입지선정에 대한 참석자들 상호간의 진솔한 대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역주민들과 대화를 나눠 나갈 방침"이라면서 "2차 토론은 오는 24일 서귀포시청 2청사에서 재개해 1차 토론 주제를 이어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반대측 주민들이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협의가 이뤄지거나 그런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찬성측 주민들이 해군기지 마을유치 배경과 총회 과정 및 결과, 입지선정 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또 "해군측은 당초 입지선정 부분에 대해서는 '관여한 바가 없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차 토론회 부터는 공개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2차 토론회의 경우 1차 토론회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토론회가 진행되기 전 반대측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거쳐 반대측 주민들이 토론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차 토론회와 같은 방식의 진행이라는 점에서 강정마을회에서 요구하고 있는 '공개 원칙'과 '찬성과 반대측 1대 1 동수참여' 요구는 수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토론회가 시작될 무렵 강정마을회는 입장을 내고 토론회에 불참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정부와 해군측 역시 찬성입장과 맥을 같이하는 만큼 토론자는 정부를 포함한 찬성측, 그리고 반대측이 동수로 구성돼야 하고, 토론회 전 과정은 공개돼야 함을 강조했다.

또 최소 토론이 진행되는 기간만큼이라도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강정마을회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잠시라도 멈춰지고 동수의 원칙과 공개의 원칙이 바로 선 대화의 장이 열린다면 언제라도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이 열리던 시각, 강정 앞바다에서는 제주도의 행정지시를 무시한 채 케이슨을 투하하는 해군의 해상공사가 강행됐다. 제주도는 오탁방지막 복구작업 후 제주도의 확인을 득하기 전까지 해상공사를 중단하라고 시달한 바 있다. 

이해당사자인 반대측 주민대표들이 불참한 가운데서도 토론간담회를 강행한 총리실의 속내는 뭘까. 토론 간담회 1회 개최했다는 '이벤트'적 성과에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반대측 주민들이 불참한 가운데 강행된 '끝장토론회'.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반대측 주민들이 불참한 가운데 강행된 '끝장토론회'. <헤드라인제주>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는 총리실의 임석규 제주도 정책관. <헤드라인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의 불참으로 인해 비어있는 반대측 자리. <헤드라인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의 불참으로 인해 비어있는 반대측 자리. <헤드라인제주>
끝장토론회에 참석한 해군측 토론자.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찬성측 토론자.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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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2012-07-11 09:55:01 | 119.***.***.26
어찌 이벤트라 말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