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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영철 언론개혁제주시민포럼 공동대표

한국공항㈜에서 1일 지하수 취수량을 기존 100t에서 200t으로 '100t 증산' 요구에 대한 심사가 지난 22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보류됐다. '곶자왈 사람들'을 비롯한 제주도내 8개 시민사회단체가 줄곧 반대를 요구해오기도 했거니와 도민 정서도 부정적이었던 만큼 매우 시의 적절한 결정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지하수 증산허가 여부는 다음 회기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에 '지하수 전쟁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는 셈이다. 제주사회에 가장 '뜨거운 감자' 가운데 하나인 지하수 증산문제가 여전히 뜨거운 상태로 보관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제에 도민의 공유재산(公有財産)인 제주지하수를 한국공항은 물론 제주도개발공사를 포함해 어느 누구도 사적·공적 이익을 막론하고 더 이상 개발·판매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더욱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제주도 지하수 개발·판매와 관련된 각종 정책과 법·조례 등을 철저히 재검토하면 합리적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하수가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는 공학적 차원에서 계산된 '적정 개발량'의 적합성 여부를 떠나, 현재 제주 전 지역에서 지하수 매장량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각종 개발행위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그로 인한 부정적 양상들이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현상 가운데 첫째가 도 전역에서 경쟁이나 하듯이 제주원형을 까부수며 진행되는 각종 토목공사다. 도로 신설 및 확·포장공사, 하천정비사업, 새로운 주거단지 조성사업, 각종 관광단지 건설사업 등으로 콘크리트로 도배된 도내 면적이 갑절로 늘어나 버렸다.

최근 10년 사이 한라산을 돌아가며 거미줄 치듯이 새로 생기는 대형도로와 마을 옆을 지나는 크고 작은 하천들이 포장 혹은 정비되면서 빗물이 땅속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 급격히 줄고 있다. 그리고 기후온난화 현상으로 비도 금방 바다로 흘러가 버리는 급진성(急進性) 폭우가 내리는 날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둘째, 십여년 전만 해도 전도 해안가에서 콸콸 쏟아지던 용천수들이 해마다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대정읍 등 서부 지역에서도 농업용 지하수 관정에서 염분수가 올라오고 그 범위 또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중산간 지역에 들어선 골프장과 호텔 그리고 관광시설 등이 지하수 물줄기에 관정을 뚫어 퍼올려 사용하며 용천수 물줄기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종 오염 때문에 맘 놓고 마실 수 있는 용천수도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셋째, 생활스타일 변화 등으로 지하수를 소비하는 새로운 업소와 소비자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계속 증가하는 자동차와 세차장들, 도 전역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종합선물 세트' 같은 크고 작은 각종 관광관련 시설물들, 그리고 제주 땅에서 점심 한끼 정도 식사나 하고 돌아가 버리는 크루즈선 관광객과 당일치기 올레관광객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주목해야할 것은 식수로 수돗물 대신 삼다수를 이용하는 가구가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이다.

고영철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헤드라인제주>
이러한 현실을 직시, 도민들도 사기업(한국공항)은 안 되고, 공기업(제주개발공사)은 -생수판매 수익금 전액을 도에 환원하기 때문에 - 지하수를 증산·판매해도 좋다는 식의 이중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거시적 차원에서 지하수를 앞으로도 계속 개발하고 팔아먹어도 좋은지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섬 사람들의 생명수나 다름없는 지하수를 '돈' 된다고 이곳저곳 구멍 파서 '빨대'로 뽑아내 팔아먹는 제주도와 같은 섬이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헤드라인제주>

<고영철 언론개혁제주시민포럼 공동대표 /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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