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병원, 장애인 접수창구는 '휴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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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병원, 장애인 접수창구는 '휴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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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이야기] <28> 의료기관 모니터링 뒷 이야기
"접수대 높지 않아요"..."청각장애인 수화통역은?"...'묵묵부답'

김통일/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헤드라인제주>
5월의 따스한 봄날 국가인권위원회 모니터링 단원들과 함께 건강권(의료기관) 모니터링을 하게 되었다. 몇 개의 조로 나누어져서 도내 12개 의료기관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

병원이라 편의시설을 잘해놓았겠거니 라는 생각을 가지고 의료기관을 찾았다.

처음으로 찾은 곳은 요양병원이었다 인적이 드믄 곳에 위치한 요양병원 주차장을 들어선 순간 장애인주차시설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허나 내원객이 별로 없다보니 주차장이 한산해서 주차를 하는데 불편함은 못 느꼈다. 턱이 없는 정문은 휠체어를 탄 동료와 함께 들어서기에도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접근성은 좋았으나 접수대에서부터 불편함이 느껴졌다.

평소에 나로서는 별로 높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접수대가 휠체어를 탄 동료요원이 가까이가자 접수대 높이가 턱밑까지 와있었다. 그리고 접수대에 무릎이 부딪히면서 멀리 떨어져서 이야기 할 수밖에 없었다.
 
“환자분들 중에도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접수대가 너무 높지 않나요?”하니 아무 대답이 없었다.

“청각장애인이 오셨을 때 수화통역이 가능하나요?” 라는 질문에는 개원 이래 청각장애인이 온 적은 없다고 한다.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시각장애인용 점자안내판이나 촉지도가 있나요?” 똑같은 대답만 되풀이 되었다.

이게 현실이었다. 병원이라는 곳은 언제든지 누구나가 아프면 찾게 되는 곳인데 장애인들은 치료를 받기위한 병원에서도 차별을 받는 것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시내에 있는 종합병원을 찾았다. 종합병원은 좀 괜찮겠지하는 기대를 가지고 갔다. 종합병원이라 그런지 내원객들이 이용하는 차량들로 입구부터 막히기 시작했다. 원내에 있는 장애인 주차장이용을 포기해야만 했다. 병원관계자의 안내로 병원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둘러보았다.

접수대가 높지 않냐는 질문에 장애인전용 접수창구가 따로 마련이 되어있다고 했다. 장애인전용창구라고? 일단가보자고 했다 낮은 책상에 휠체어가 들어서기에는 딱 이었다 그런데 직원이 없었다. 휴가 중이었다. 내 눈에는 형식적인 시설로 밖에 안보였다.

그래도 종합병원이라 장애인을 생각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부분도 보였다.

청각장애인이 오면 수화통역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직원용가이드라인을 보여주며 수화통역이 가능한 직원의 부서와 연락처가 적혀있었다 전문인력은 따로 두지 못하고 직원들 중에 수화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하였다. 주출입구에는 시설을 안내하는 촉지도도 배치되어 있었다.

시각장애인용 점자진단서나 점자의무기록의 발급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보통 진단서나 의무기록은 보험사제출용이나 타 의료기관 의뢰용이 많아 따로 발급은 안하고 소리안(음성변환장비)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그나마 없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을 했으나 실제 시각장애인이 방문했을 때 불편할 것이 훤히 보였다.

이번 모니터링 후 병원이라는 곳은 병을 치유하는 곳인데 장애인에게는 아픈 몸을 이끌고 가서 마음의 병을 하나 더 챙겨오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비장애인들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세상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은 차별받고 있었다.

이 세상에 질문을 던져본다. 장애인은 건강할 권리도 없냐고...<헤드라인제주>

<김통일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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