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빼앗긴 장애인생계비...행정당국은 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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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빼앗긴 장애인생계비...행정당국은 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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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장애인 생계보조금 강취사건 파문, 흉내만 낸 '방문조사'
계좌이체로 3년간 1000만원 꿀꺽...취약계층 관리 '사각지대화'

장애인 어머니와 생활하는 중학생 형제를 협박해 3년간 계좌이체 방식으로 장애인 생계보조금을 강취해온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집밖 출입도 힘든 시각장애 1급과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한 어머니가 어린 두 자녀를 양육하는데 써야 할 생계보조금이 강탈당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크게 하고 있다.

'벼룩의 간'을 빼먹은 파렴치한 사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서귀포경찰서가 15일 발표한 사건브리핑에 따르면 전말은 이렇다. 2008년 당시 서귀포시 00면에서 생활하고 있는 A씨(58. 여)는 집밖 거동도 힘든 상황이었다.

사건당시 중학생이었던 B군(14) 등 두 자녀를 양육해야 하나 시각장애 1급에다 정신장애까지 앓으면서 사실상 경제적 부양능력은 없었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 수당 등의 생계보조금이 그의 유일한 생계수단이다. 한달에 대략 100여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 생계보조금 지원사실을 알게 된 당시 B군의 선배인 H씨(현재 20살)는 B군 형제를 협박하고 폭행하면서 이를 갈취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H씨가 두 형제를 폭행 협박해 3년동안 36회에 걸쳐 계좌이체를 통해 1063만원을 강취했다고 밝혔다. 계좌이체 외에 현금으로 갈취한 금액까지 합하면 피해금액은 훨씬 많을 것이란게 경찰의 추정이다.

경찰은 보복이 두려워 진술을 하지 않는 B군을 수차례 만나 설득해 피해경위 및 정도를 확인한 후 체포영장 발부받아 탐문수색 끝에 H씨를 체포했다.

B군 형제들에게 보복할 것이 우려돼 경찰은 H씨에 대해 강도와 공갈, 폭행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학교주변에서 행해지던 단순한 금품갈취와는 차원이 달랐다.

사회적 취약계층의 자녀를 대상으로 금품갈취를 했다는 것도 그렇지만, 무려 3년간 계좌이체를 통해 버젓이 생계비를 강탈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매우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다.

그 누구도 이를 까마득히 모르고 있을 정도로, A씨 가족은 누구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화 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정부와 행정당국은 장애인수당과 기초생활수급비를 매달 꼬박꼬박 지급했다는 것만으로 생색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동안 해당 면사무소에서는 뭘하고 있었던 것일까.

어머니 A씨의 경우 정부가 1년에 한차례 이상 방문조사를 통해 생계보조금을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관리 대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해당 면사무소에서는 경찰이 이미 내사에 착수해 조사가 이뤄지던 시점인 지난해 7월에서야 생계비 갈취 사실을 처음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서야 방문상담 기록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생계보조금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확인했다면  조기에 조치가 가능했을 터인데, 취약계층을 방치시킨 것이 화를 키운 셈이다.

물론 해당 면사무소에서는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부족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어쩔 수 없었다는 해명을 하고 있다. 그 지역에서만 생계보조금 수급자가 250명 정도 되는데, 이를 1명의 담당공무원이 모두 방문조사를 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중증장애인이나 1인 가구 등 혼자서 거동이 힘든 몇몇 가정에 대해서는 수시로 사용내역 등을 조사하고 있지만, A씨 가정의 경우 아들인 B군이 생계보조금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통장을 복사해 확인하고 영수증을 확인하는 등의 사실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말이 되지 않는다.

담당공무원이 부족한 현실적 측면은 이해가 된다 하더라도, 당시 14살, 중학교 1학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미성년자가 보조금을 관리하고 있다고 해서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행정당국에 따가운 눈총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애인 가족의 생계를 빼앗는 행위도 중대범죄로 마땅히 엄정 처벌돼야 하지만,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망의 허술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이어서 씁쓸함은 더욱 크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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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있다 2012-06-19 15:39:26 | 59.***.***.162
담당 사회복지사도 분명 문제 있다봅니다. 매달,,매번은 아니지만,,ㄱ 래도 그 기간 단 한번이라도,,, 딱 한번이라도,,,챙겨 보았으면...
만일 가고 싶지 않아서,,귀차나서 탁상행정식으로 구비(증빙)서류만 확인하는 절차만 했다면,,그 사회 복지사 분명 문제있다.
그리고,,, 아래 글들 보니 사회복지사 출신이거나, 아니면 현직 사회복지계통에들 계시우?? 기사 내용이나 제대로나 보고 말하슈...무슨 기사가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잘못을 뒤집어 씌울라는건지?
나 아래,,나쁜넘으로 글쓴 사람이우

공무원들은 아직도모르클??? 2012-06-16 20:56:03 | 220.***.***.132
세상에 이런 일이......나쁜 사람들
장애인가족들이 불쌍타

나쁜넘 2012-06-16 00:30:36 | 59.***.***.162
정말 나쁜넘이네,,걍 바로 아웃 시켜도 시원잖네.
인간 쓰레기+말종
뉘집 자식넘인지 공개 좀 해주슈~~

지나가다 2012-06-15 23:36:39 | 110.***.***.137
생계비 착취당한 장애인 가족과 사회복지사 중 누가 더 불쌍한가
공무원같은 말씀 그만하시고 본질이나 잘 파악하시죠

이런 2012-06-15 18:40:33 | 211.***.***.28
사회복지사 참 풀쌍하다...
경찰이 해야 할, 절도나 갈취 등도 조사해야 하고,,,,
기사도 참 이해가 안되네,,, 사회복지사가 뭔 권한으로
통장을 확인하고, 영수증을 달라고 하나요,,,
그렇게 하면 당장 경찰부르고, 난리 날텐데,,,
이젠 사회복지사를 읍면이 아니고 파출소에서 뽑아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