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럼비 발파는 대국민 태러 행위...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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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 발파는 대국민 태러 행위...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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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범대위, 구럼비 발파허가 반려 촉구 기자회견
"상부의 지시 아닌 서귀포경찰서장이 직접 판단해야"

정부가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의 강행방침을 밝히면서 구럼비 발파 준비 등 밀어붙이기식 공사강행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과 제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구럼비 발파를 '대국민 태러' 행위라고 주장하며 서귀포경찰서가 즉각 발파신청을 반려할 것을 촉구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 연대, 구럼비 살리기 전국 시민행동 등은 5일 오전 10시 30분 서귀포경찰서 앞에서 구럼비 발파 허가의 반려를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5일 서귀포경찰서 앞에서 구럼비 발파 허가반려를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5일 서귀포경찰서 앞에서 구럼비 발파 허가반려를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5일 서귀포경찰서 앞에서 구럼비 발파 허가반려를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해군측은 지난 2일 서귀포경찰서에 구럼비 발파를 위한 '화약류 사용 및 양도양수 허가신청'을 접수하고, 구럼비 바위에 화약을 장전하기 위한 4.5m 깊이의 구멍을 뚫는 천공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경찰에서는 마을주민들의 공사방해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육지부 경찰을 강정마을에 대거 배치하고 있고, 해양경찰 역시 주민들이 카약 등을 이용해 구럼비 바위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모강인 해양경찰청장이 직접 제주로 내려와 불법행위에 대한 엄중단속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강정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구럼비 바위에 대한 발파허가라는 정부의 오만과 광기는 결국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부가 아니라 해군을 위해, 건설자본에 의한 정부임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이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공사강행 방침 이후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서도 "이명박 정부의 말 한마디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우리는 4.3이후 대한민국 정부의 광기를 다시 한번 느낀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강정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는 지금, 누구든 이 사업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하고, 공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공사를 강행하려는 해군의 불손한 의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반역사적, 반민주적인 패륜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을 속이는 것도 모자라 기어이 구럼비 해안에 대한 본격적인 발파를 강행하려는 집단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자행한 불법행위는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경찰 공권력의 비호 아래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려는 행위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기록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강정 주민들은 서귀포경찰서가 해군측의 구럼비 발파 신청을 반려하고, 제주도가 나서 발파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해군기지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설 것과 국회가 강정 인권유린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제 도입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문정현 신부. <헤드라인제주>
이정훈 목사. <헤드라인제주>
영국 평화운동가 엔지 젤터. <헤드라인제주>
# 문정현 신부 "5년간 싸워온 주민들의 처절한 심정 고려해 발파 막아야"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문정현 신부는 "제주도민들과 서귀포시민들을 위해, 그리고 5년 넘게 힘겨운 싸움을 이어온 강정주민들의 심정을 고려해 구럼비 발파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문 신부는 "드디어 이 날이 오고야 말았다. 구럼비 발파가 목전에 있는 지금, 구럼비의 생명과 강정주민들의 생명, 제주교도소에서 27일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양윤모 선생의 생명이 이제 서귀포경찰서장에게 달려있다"면서 "지금이라도 해군기지를 백지화하지 않으면 제주에 가장 큰 아픔이었던 4.3사건이 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따.

군사기지 범대위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오영덕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감정이 복받친 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구럼비를 지켜달라. 그것만이 강정주민과 양윤모를 지키고 제주도를 살리는 일"이라면서 "제주도민들이 다 함께 구럼비 바위 발파를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 이정훈 목사 "서귀포경찰서장은 상부의 지시가 아닌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려 결정해야"

이정훈 목사는 서귀포경찰서장에 대해 "상부의 지시가 아닌 역사와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구럼비 발파 허가 신청을 반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목사는 "지금 우리가 서귀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여기 있는 강정주민들과 해군기지 반대 평화운동가들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면 평화롭게 자신의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죄없는 마을을 범죄자로 가득한 마을로 만든 것도 모자라 이젠 구럼비 발파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서귀포경찰서장은 밀어붙이기 식 공사강행이 이뤄지는 지금의 상황에서 상부의 지시가 아닌 역사와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구럼비 발파 허가신청을 반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국제평화대회 참석차 제주를 방문한 후 강정에 머물고 있는 노벨평화상 후보이자 핵무기 반대운동으로 유명한 영국의 평화운동가 엔지 젤터는 "수천, 수만의 세계인들이 강정 해군기지에 반대하고 강정주민들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강정에 미군에 종속될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안된다는 뜻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환경론자들 역시 환경을 파괴하는 군사무기가 제주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면서 "세계 각국의 평화운동가들도 강정주민들에게 힘과 희망을 실어주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후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조경철 강정마을회 부회장, 김정민 강정마을회 노인회장은 서귀포경찰서장과 약 5분간 면담을 갖고 구럼비 발파 허가신청을 반려해 줄 것을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서귀포경찰서장과의 면담을 신청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서귀포경찰서장과의 면담을 위해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강동균 마을회장과 조경철 부회장.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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