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 할머니 존칭을 '의인(義人)'으로, 바르게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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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 할머니 존칭을 '의인(義人)'으로, 바르게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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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정호 / 제주시 이도2동, 전 제주도의회 전문위원

김정호 전 제주도의회 전문위원. <헤드라인제주>
만덕 할머니 존칭(직함) 바르게 쓰고 할머니와 가문을 욕보이지 맙시다.

만덕 할머니는(1739~1812) 제주성내 또는 구좌읍 동복리에서 태어나신 분이다. 할머니 관련 기록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과 체제공의 만덕전 등과 같은 전류의 사서, 문학화 과정을 거친 글과 구비전승에서 나타난다.

할머니의 구휼을 통한 나눔과 베풂의 정신을 발휘한 의로운 삶은 많은 도민들이 익히 알고 계시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정조 16년(1792)~19년(1795)까지 제주도에는 계속 흉년이 들어 굶어 죽는사람, 병들어 죽는 사람이 수천이 넘었다. 이에 만덕 할머니가 나서서 전 재산을 털어 보리쌀 500석을 구입하여 50석은 굶주리는 친족들에게 나누어주고 나머지 450석을 관에 바쳐 구휼하자 기아상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은혜를 입은 도민들이 "만덕이 나를 살렸다" 고 노래하였다.

왕(정조)이 제주목사에게 김만덕의 소원을 물어보라는 명을 내리자, 할머니는 다른 것은 필요 없고, 굳이 소원을 말하면 한성에 올라가 궁궐을 보고 천하의 명산 금강산을 구경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정조 20년(1796) 가을 할머니는 의녀반수(醫女班首: 내의원에 속한 女醫 가운데 首長)의 벼슬(직함)을 받고 왕을 알현하였다.(평민은 왕을 알현 할 수 없기 때문 취해진 조치임)

본론입니다. 만덕 할머니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여 강의를 하거나 글을 쓰는 작가, 심지어는 할머니의 선양사업을 한다고 하는 단체까지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용어가 ①의녀(義女)와 ②의녀(醫女) ③한글 의녀입니다.

첫째 의녀(義女)는 의로운 여인입니까? 큰 사전까지 찾아보십시오. 義女는 의붓딸(다심똘)이라는 의미 밖에 없어요. 義女 김만덕이라고 하면 의붓딸 김만덕이 되는 것입니다. 할머니와 그 가문을 욕보이는 어리석음(愚)을 저지르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義)자에 대하여 옳을 의자로만 머리에 입력되어 굳어 있기 때문입니다. 큰 옥편을 찾아보면 『참 것이 아닌 것』이라는 뜻도 있고, 이외에도 옳을 의자 뜻으로 사용하지 않은 용어는 義父, 義兄弟, 義手, 義足 등 많은 단어들이 있습니다.

두 번째 의녀(醫女) 할머니가 내의원에서 의술을 베풀었습니까? 심부름을 했습니까? 왕을 알현하기 위한 조치로 할머니가 받은 벼슬(직함)은 醫女班首입니다.

나는 할머니가 왕에게서 받은 벼슬이기 때문에 그 직함을 쓰시겠다면, 벼슬 이름 그대로 "醫女班首 김만덕"이라고 하십시오. 왜? 직함을 깎아 내립니까? 장관 홍길동을 차관 홍길동 또는 부장 아무개를 과장 아무개로 써도 된다는 말입니까?

세 번째 아! 다행히 나는 한자로 표기하지 아니하고 한글로만 「의녀 김만덕」이라고 쓰셨다고요. 잘 하셨습니다. 그러면 쓰실 때 머릿속에는 어떤 뜻으로 생각하고 쓰셨습니까?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고 「의녀」로 써온 것이 남.여를 꼭 구별하려고 하였던 구시대의 산물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양성평등시대에 한글로 쓸 경우에도 역시 존칭으로는 「의인 김만덕」 직함으로는 「의녀반수 김만덕」으로 표기하여야 하겠습니다.

저의 견해입니다. 할머니의 의로운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양성평등시대의 정신과 사라봉 모충사 경내 할머니의 기념탑에 조각되어 있는 醫女班首金萬德義人墓의 뜻을 살려 즉 할머니의 직함은 醫女班首요, 존칭은 義人이므로 「義人 김만덕」으로 통용하고 써야 의미가 맞다 할 것이며, 직함으로 쓸 경우에는 「醫女班首 김만덕」으로 표기하여야 하겠습니다.

본론에서 열을 내서 거칠게 쓴 것은 다시는 이러한 오류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저의 짧은 생각이오니 이점 널리 惠諒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정호 / 제주시 이도 2동 / 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전문위원>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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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2012-02-21 14:03:41 | 211.***.***.28
잘알았습니다.
이해가 가게끔 잘 정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