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모, "교도소 수감되면 바로 '옥중단식'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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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모, "교도소 수감되면 바로 '옥중단식'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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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번째 구속 양윤모씨, '목숨건 단식' 재돌입 결심
"이번엔 '관철'이 목적...교도소가 마지막 순교장 될 것"

제주해군기지 공사방해 혐의로 또다시 구속된 양윤모 영화평론가(55)가 3일 "교도소에 입감되는 날부터 전면적인 단식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는 양 평론가는 이날 오전 11시40분께 <헤드라인제주>와의 접견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데 따른 앞으로의 '옥중투쟁' 계획에 대해 밝혔다.

양윤모 영화평론가. <헤드라인제주 DB>
먼저 전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통해 영장이 발부된 것과 관련해, "영장실질심사에는 보통 검사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던데, 어제 검사가 직접 나온 것을 보면 내가 해군의 표적이 되어서 그런 것 아닌가"라며 "이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은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가 앞으로 구속적부심을 신청하겠다고 했으나, 구속수감되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면서 "지금 인권과 최소한의 기본권마저 보장되지 않고 유린되고 있는 강정의 상황에서, (자신의 구속보다는) 전 국민적 '분노'를 모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구체적인 '옥중투쟁'계획을 밝혔다.

양 평론가는 "어제 저녁 영장이 발부된 후 현재까지는 조용히 책을 읽으며 지혜를 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교도소로 이감되는 순간부터는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다시 이어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옥중에서의 목숨을 건 59일간의 단식투쟁, 그리고 출소 후 병원에서 이어진 12일간의 단식 등 71일간 단식했던 그가 이번에 또다시 옥중단식 투쟁을 선언한 것이다.

구속영장 발부 후 유치장 구금기간이 보통 일주일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다음주 중 교도소로 수감되는 순간부터 단식투쟁은 시작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단식은 지난해 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단식의 목적은 '관철'하는데 있다"면서 "목숨을 걸고 끝까지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1일간의 단식은 '해군기지 부당함'을 추진하면서 백지화를 요구하는데 있었다면, 이번에는 해군기지 백지화를 실제 '관철'시키는 것을 투쟁의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다.

양 평론가는 "옥중단식을 통해 내가 죽거나 해군기지가 백지화되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지금은 유치장에서 단식투쟁을 위한 마음가짐 등을 준비하고 있고, 책을 통해 여러 지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저의 단식은 순교이고, 교도소가 나의 순교장이 될 것"이라며 교도소를 '마지막 투쟁장소'로 삼겠다는 강한 배수진을 쳤다.

#"불법공사 멈추지 않는 이상, 나의 단식도 멈추지 않을 것"

그는 "지난해 교도소 단식때에는 강우일 주교께서 두번이나 찾아오셔서 '목숨을 버리지 말고 살아서 함께 싸우자'며 말리셨고 이에 따랐던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진 만큼 그럴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해군이 초법적인 불법공사를 멈추지 않는 이상, 나의 단식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제주는 비무장 평화의 섬으로 남아야 한다는 신념을 완수하기 위해 단식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옥중단식이 시작된다면, 목숨을 내놓고 전개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힌 대목이다.

양 평론가는 이번에 '옥중 단식'을 결심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솔직히 그동안 야만적인 공사가 강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공사장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삭발한 후 단식에 돌입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유독 구속된 이유만으로 결심한 것은 아님을 피력했다.

그는 "그러한 생각을 하던 중 지난해 71일간의 단식에 따른 후유증으로 인해 단식을 하더라도 길게 버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단식투쟁 등을 오래 할 수 있는 실내장소 등을 고민해왔는데, 결국 교도소에서 단식투쟁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현재의 강정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며 분개해 있는 것은 강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이 아시아인권위원회에서 모니터링 결과로 내놓은 내용처럼 인권이 상당히 유린되고 있는 공권력은 이미 공평성을 상실한 사례가 이어지는데 따른 것이다.

그는 현재 경찰의 주민대응 공권력 행사를 '막장'으로 규정했다. 양 평론가는 "주민들이 '불법'공사라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이 들은 척도 안하면서 '용역깡패'와 같은 사람들과 사인들을 주고 받으며 주민들과 기도하는 수녀들, 신부들을 연행하고 있다"며 "이건 완전 막장"이라고 개탄했다.

유치장에서 접견하고 있는 양윤모 영화평론가. <페이스북 온라인커뮤니케이션 사진, 헤드라인제주>
지난달 30일 해군기지 공사현장 충돌 과정에서 한 활동가가 해군기지 공사중단을 촉구하며 차량 밑에서 항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지난달 30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이 공사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공권력은 완전 막장으로 가고 있다"

이번에 공사차량 밑으로 몸을 던지게 된 경위를 바로 이 '공권력 행사의 편향성'이 컸다고 했다.

사건당일인 30일 몸이 불편해 숙소에서 쉬다가 마을을 한바퀴 돌다가 제주해군기지사업단 인근의 다리 앞에 앉아 있었다.

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는 신부들이 미사를 집전하고 153배 기도를 올리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는 "이미 지난해에도 수없이 경찰에 연행되고 투옥됐던 터라, 이번엔 웬만한 상황에서는 자제하려고 했고, '관찰자' 입장에서 지켜만 보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장 입구에서 153배가 진행되면서 공사차량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되자, 갑자기 방향을 선회해 제주기지사업단 정문쪽으로 이동해 오면서 상황은 급박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차량들이 기지사업단으로 들어가려 하자, 여성활동가 2명이 이를 막았는데, 용역들이 달려와 서로 작전을 짜는 것 같더니만 그들이 경찰에게 차량을 통과시키라는 듯한 사인을 보냈다"면서 "그러자 경찰이 활동가들을 제재하고 나서는 비상식적인 모습이 보여 순간적으로 욱 하고 화가 치밀어올랐다"고 말했다.

공사장 정문 앞에 있던 사람들이 기지사업단쪽으로 달려오는 상황이었는데, 차량이 움직일 경우 여성활동가들이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경찰은 용역으로부터 사인을 받은 후 차량 운전사로 하여금 운행하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상황을 목격하면서 순간적으로 달려나가 차량 밑으로 들어가  진입을 막았다는 설명이다. 

"언제부터인가 해군은 상황이 있을 때마다 뒤에서 지켜만 보고 있고, 용역들이 현장에서 경찰과 연계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경찰이 용역들로부터 '사인'을 받고 움직인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기나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 강정에는 헌법에 보장된 인권이나 기본권 등과 같은 것이 완전히 훼손되고 유린돼 있다. 통행권마저 자유롭게 보장이 안되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강정주민에 미안...시민들이 분노 모아줄 것"

그는 강정 현장에서 해군측과 맞서 투쟁하는 강정 주민들과 활동가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나는 (유치장) 안에 들어와 있으니 현장에서 투쟁하고 있는 이들보다는 편안할 것"이라며 "그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또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금 우리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희생이 뒤따를 수 있지만, 그러나 이 해군기지가 들어선 후 자연이 무참하게 훼손되고 평화가 깨진다면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군기지 반대투쟁은)미래에 대한 제안이자 경고로, 많은 활동가들이 이같은 이유로 인해 두려움을 극복하고 즐겁게 그 길을 가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보다 많은 이들이 이뜻을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언론에 대해서도 아쉬운 마음을 피력했다.

양 평론가는 "지금 총선 정국에 접어들면서 많은 언론들이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발을 뺄 기회로 보고 있는 것 같은데, 해군은 이때다 싶어 공사강도를 높이기 위한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이러한 무리수는 그들의 내부 균열과 패배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시민이라면 해군의 부패상에 함께 분노를 모아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3번째 구속수감...이번 옥중단식 투쟁의 끝은?

그의 구속수감은 2010년 12월27일, 지난해 4월6일에 이어 3번째다. 단순 연행된 사례는 이외에도 여러번 있었다.

첫번째 구속은 벌금 미납문제 때문이다.

처음 구속된 12월27일의 사건은 그해 4월에 있었던 해군기지 관련 업무방해혐의 입건과 관련한 것이다. 당초 그는 벌금 19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해군기지 반대투쟁이 정당한데, 왜 벌금을 내야 하느냐"며 벌금납부를 거부해 오다 투옥된 것이다.

두번째 구속된 지난해 4월은 이번과 상황이 비슷한 공사차량 저지과정의 일 때문이다. 당시 양윤모씨는 크레인이 공사현장으로 진입하려 하자, 그 밑에 들어가 격렬하게 항의했다.

그리고 이 때 경찰에 연행된 후부터 일체의 식사를 거부하기 시작해, 그는 교도소에서 풀려나올 때까지 59일간의 옥중단식을 전개했다.

이 옥중단식은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의 전국화를 촉발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가 구속되기 직전까지 생활하던 강정 중덕해안가의 천막, '중덕사(寺)'라고 불리는 곳 주변에는 전국 각지의 활동가들로 몰려들었다. 고립됐던 강정이 전국 시민행동으로 다시 일어서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이번에 다시 구속수감되면서, '순교장'이라는 표현까지 하면서 목숨을 건 단식투쟁 의지를 밝히고 있는 양윤모 평론가.

강정주민들은 물론 전국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이번 양 평론가의 옥중투쟁 준비소식을 접하고는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된 현실을 크게 안타까워 하면서도, 걱정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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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현실 2012-02-03 22:59:16 | 211.***.***.142
양윤모 선생은 진정 이 시대의 양심입니다
경의를 표합니다